[경제의 창 W] 증권사 애널리스트 '빛과 그림자'

입력 2012-04-19 10:30   수정 2012-04-19 10:30

<앵커>

여의도 증권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직종이 애널리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애널리스트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대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겠습니다.

# VCR 1

한 대학의 경영학과 수업시간입니다.

취업을 앞둔 3,4학년 학생들에게 애널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 인지 물었습니다.

"애널리스트에 대해서 관심이 있거나 꿈이신 분들 손들어주세요"

투자론 수업이어서 그런지 특히 애널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여의도에서 양복입고, 돈많이 버는 사람들"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에 대해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직업"

"화이트 칼라를 대표하는 지식인 중에 하나"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중구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3학년

"CFA준비하고 있고요, 증권투자 상담사..꾸준히 투자동아리 활동 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대학생들이 생각보다 애널리스트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요.

실제 애널리스트의 모습은 어떨지 증권팀 지수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지수희 기자, 대학생이 생각하는 모습이랑 실제모습이 많이 다른가요?

<기자>

화면에서도 보셨듯이 분석가, 전문직, 고액 연봉 등이 애널리스트를 잘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애널리스트의 노력은 정말 치열했는데요.

실제 애널리스트의 생활은 어떤지 한 대형 증권사를 찾아가봤습니다.

# VCR 2

애널리스트들이 소속되어 있는 리서치 센터입니다.

보통 애널리스트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이지만 이전부터 이미 업무가 시작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지난밤 해외시장을 점검하고, 자료를 준비한 뒤 7시 30분 모닝미팅에 참여합니다.

<현장음>

"FOMC회의가 최근 있었는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 분명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의 달러화 가치들을 높이고 있고.."

모든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매일아침 모닝미팅을 통해 그날의 이슈를 점검하고 업무의 방향을 잡습니다.

이후 애널리스트의 주요 업무 중에 하나인 `전화업무`로 이어집니다.

이때부터 타 증권사를 포함한 애널리스트간 치열한 경쟁도 시작됩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증권사는 모두 63개, 애널리스트는 1440명으로 이중에서 자동차 섹터에만 약 40여명의 애널리스트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통해서 다른사람과 조금이라도 차별화되는 내용을 전달해야 수요자인 펀드메니저와 세미나 약속이 잡히고, 매출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태식 대우증권 자동차 담당 연구위원

"저같은 경우는 국내와 해외 두 기관 투자자들과 동시에 통화를 하고 있고, 서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을 때 미국 딜러 100여명과 직접 통화해서 인터뷰를 한것을 토대로 시장에 알려준 적도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고객을 만나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시장흐름을 살피면서 고객의 요청자료를 처리합니다.

장이 끝난 3시 이후에는 세미나를 가거나 기업탐방을 하기 때문에, 본업인 리포트 작성은 퇴근 시간 이후로 미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때로는 리포트를 쓰다가 밤을 새는 일도 있고, 고객과 저녁 술자리를 가질경우 새벽에 퇴근하는 일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하루 스케줄이 정말 빡빡한데요. 매일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매일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쌓일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조사한 직업 만족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만족도 순위는 100위였습니다.

금융권 직업가운데 보험 계리사(23위), 외환 딜러(33위) 관리자급 금융인(67위)보다 낮은 순위였는데요.

이렇게 직업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 VCR 3

취재 결과 시장과 기업분석 업무 이외에 `마케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전직 애널리스트

"애널리스트가 분석만 하는 건 아니고요. 마케팅도 겸비를 해야 해요, 연예인 생각하시며 될텐데 재능있는 탤런트라고 해도 자기를 잘 쇼잉하고 잘 팔아야지 연예인이 되는거잖아요"

이 때문에 본업 이외에 `마케팅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현직 애널리스트

" 많이 하시는 분들은 하루에 30통 40통 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해요. 전화통화하고 그런것도 숫자로 정량적으로 평가가 남을 수 있거든요.

시장 전망이 잘 맞아야 한다는 부담과 개인 시간 부족도 낮은 직업만족도의 원인입니다.

<인터뷰>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

"투자전략하는 사람들은 장을 얼마나 잘 맞히느냐가 중요한데, 사실 장을 매번 맞추는 것은 어렵고, 틀릴 가능성이 50%죠."

<인터뷰>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입니다. 일반 직장에서는 직급이 올라갈 수록 시간적 여유가 생길 수도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올라갈 수록 업무의 양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죠."

일이 고됨에도 불구하고 일할 수 있는 수명이 짧다는 것은 큰 약점입니다.

<인터뷰>

"애널리스트가 나이가 40이 넘어가면 한계가 있죠. 워킹 아워가 워낙 많으니까. 옛날처럼 일하기 힘들고, 증권사 수명이 짧잖아요"

여기에는 단기적인 전망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 시장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인터뷰> 전직 애널리스트

"펀드자체도 너무 단기적으로 평가를 하고, 애널리스트도 로직이나 스토리가 맞냐 틀리나 보다는 단기적으로 맞췄나 안맞췄나로 평가하죠. 그러다보니깐 애널리스트들이 오래하고 있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없어요."

실제로 27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43세에서 51세 분포로 40대 중후반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몇 안되는 센터장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그보다 훨씬 전에 애널리스트 생활을 그만두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펀드메니져 출신이 센터장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애널리스트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직업 만족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인기있고, 매력적인 직업인데요. 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바로 힘든만큼, 자기가 노력한 만큼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공통적으로 학벌, 성별 등의 차별 없이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 성과에 대한 보상은 연봉으로 나타나는데요.

대체로 RA(리서치 어시스턴트)시절을 지나 6~8년차 주니어 애널리스트의 경우 평균 연봉은 약 1억원정도 입니다.

군필자 남성을 기준으로 33세~35세 정도인데요. 대기업의 18년차 부장 연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10년~ 15년차가되면 탑 클래스를 기준으로 평균 2억~3억이 됩니다.

여기에 매년 연봉 계약을 할 때마다 자신의 성과에 따라 성과급이 붙고,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경우 30%까지 연봉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모든 애널리스트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해 시장이 안좋았다거나, 맡고 있는 업종이 불황일 경우 성과급을 하나도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모두가, 계속 성과가 좋을 수 만은 없을 텐데요.

연봉이 높은 것은 장점이지만 짧은 수명에도 대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보통 애널리스트 생활을 그만 둔 이후에는 대기업 IR담당자로 가거나, RA의 경우 같은 회사 내에서 다른 직종으로 옮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늘 펀드매니저에게 추천과 조언만 하던데서 갈증을 느낀 사람들은 직접 자산운용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애널리스트들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전문가와 선배 애널리스트의 조언을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 VCR 3

8년동안 대기업에 다니다 늦은나이 애널리스트의 세계로 뛰어든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긍정정인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 센터장

"좋으니까 경쟁이 치열하죠. 경쟁에 따른 노력때문에 개인도 발전하고, 보상도 좋아지고."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좋은 직업`이라는 책까지 출간한 용대인 센터장은 애널리스트 생활이 은퇴 후 생활에도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 센터장

"공무원이나 대기업, 은행들 처럼 직업에서 쌓인 노하우가 노하우가 모두 조직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애널리스트 머리에 쌓입니다. 그게 10년, 20년 쌓이고 난 후에, 은퇴 후에 대비책이 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좀 더 높은 목표를 세울 필요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애널리스트가 갖는 경력 정체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궁극적인 경력 목표를 세우고 애널리스트 활동 이후에 관리자로서, 펀드매니저로서 활동을 계획하고, 그 계획과 연관해서 지금 애널리스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센터장 경력까지 20년 이상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홍성국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은 늘 공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홍석국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창조적인 부분인데, 직관을 키우고, 글을 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지식을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관심 폭을 크게 넓히고, 오랫동안 쌓아가다보면 직관은 저절로 나오는 거지.."

지금은 애널리스트 생활을 그만두고 미래설계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주로 하는 홍소장은 하지만 여전히 애널리스트 생활의 연장선상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홍석국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소장

"미래설계 연구소장은 따지고 보면 애널리스트와 가까운 측면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면 그 해법들은 저 뿐만 아니라 대우증권의 많은 애널리스트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영원히 애널리스트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제 소망이기도 합니다."

<앵커>

영원히 애널리스트로 남고싶다는 말이 인상적인데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행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애널리스트의 수명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현장 노력하는 사람들의 힘이 더해져 우리 금융시장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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