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제적 빅딜 속도…연말 인사는?

입력 2015-11-30 06:38  



지난해 5월 1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장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연스레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 올해 롯데와의 빅딜을 통해 화학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했다.

전용기를 모두 팔고 계열사 간 사업부문을 주고받는 등 과감한 사업재편과 실용주의를 통해 아버지 이 회장과는 차별화된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의 대를 이어 관통하는 단어도 있다. 바로 신상필벌이다.

이번주 단행될 삼성그룹 인사를 앞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 안팎에서 누구도 의심치 않는 기준이다.

30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1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조직 개편과 후속 임원 인사가 잇따라 단행된다.

지난해에는 12월 1일 사장단 인사, 4일 임원 승진 인사, 10일 삼성전자 조직개편이 각각 발표됐다.

지난해 인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를 반영해 승진자를 최소화하고 이 회장의 공백을 감안해 과도기에 있는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처음으로 인사권을 쥔 이 부회장이었지만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은 고수했다.

매년 6~9명이었던 사장 승진자는 절반 이하인 3명으로 줄었고 임원 승진 인사 규모도 353명으로 전년 대비 26% 급감했다.

임원 승진자 중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65명을 배출했지만 사상 최대였던 2013년(227명)에 비해서는 대폭 감소했다.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단초를 제공한 IM(IT모바일) 부문 사장 가운데 3명이 물러났고 1명이 자리를 옮겼다.

반면 영업이익에서 IM부문을 크게 앞지르면서 삼성전자 주력 사업부로 다시 부상한 메모리사업부는 전영현 DS(부품)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의 사장 승진에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예년보다 많은 22명이 승진했다.

올해 역시 이같은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인사 폭은 안갯속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승진 규모는 최소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실적이 한창 때에 못 미치는데다 다른 계열사들 역시 그간의 실적과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인사에서도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버팀목을 한 DS와 기대에 못미친 IM 부문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외에 실적이 나쁜 계열사는 임원 승진을 입밖에 내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비단 인사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내던지는 실용주의와 신상필벌 기조를 견지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2차에 걸쳐 단행된 화학계열사 매각이다.

삼성그룹 입장에서 화학계열사는 외형에 비해 수익성은 따라오지 못하는 대표적 업종이었다.

한화로 넘어간 한화토탈의 지난해 매출은 8조8천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1,700억원에 그쳤고 한화종합화학은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에도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로의 매각이 결정된 삼성정밀화학 역시 지난해 1조2천억원의 매출에 2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외형과 함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라는 수익성마저 놓치지 않는 삼성전자 등 일부 주력 계열사와 달리 성과가 나오지 않는 계열사에 대해서 과감하게 미련을 버린 셈이다.

삼성그룹의 축을 이루는 전자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모터 사업에서 손을 뗐고 이후 파워·튜너와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의 분사를 결정했다.

이른바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소재와 다층박막성형. 광학기술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삼성그룹 전체 구조조정 전략이 전자 계열사에도 적용된 것이다.

이 부회장 체제 삼성의 사업재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연말이 지나면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실적이 좋지않은 계열사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전자와 디스플레이, 전기와 SDI 등 계열사 간 합병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버지의 와병으로 갑작스레 국내 최대 기업집단을 이끌게 된 이 부회장. 1년 반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이 부회장이 연말 인사와 추가 사업재편을 통해 아버지 이 회장과는 어떻게 다른 그림을 그려갈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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