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방원을 창조한 유아인 “다채로운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었다”

입력 2016-03-23 17:50   수정 2016-03-23 20:30



유아인 전성시대다. 소년 같은 외모로 시선을 끌었던 그는 가장 믿음직한 배우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브라운관을 통해 이방원 그 자체로 분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단단한 연기력으로 항상 새로운 역할에 도전했고, 꽤 잘 해냈다.

‘반올림’으로 데뷔해 드라마 ‘최강칠우’, ‘성균관 스캔들’, ‘결혼 못하는 남자’, ‘패션왕’, ‘장옥정’, ‘밀회’, 영화 ‘좋지 아니한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완득이’, ‘깡철이’, ‘베테랑’, ‘사도’ 그리고 최근 ‘육룡이 나르샤’까지 유아인은 그렇게 눈부시게 성장해 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 지 자못 궁금했던 유아인은 이방원을 선택했다. 사도세자에 이어, 조선 건국에 일조하는 이방원 역이라니, 그의 과감한 선택에 그저 탄성이 나올 뿐이었다.

‘육룡이 나르샤’는 유아인의, 유아인에 의한 드라마였다. 유아인은 피 끓던 청년 이방원의 모습부터 욕망과 광기를 폭발시키며 왕위에 오르는 이방원의 모습까지, 이방원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찬사와 사랑을 받았다.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은 배우 유아인을 만나 더욱 특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유아인은 그 동안의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청년 시절의 이방원의 모습을 끌어내야 했고, 이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 후반부 피와 광기로 얼룩진 이방원의 모습들은 유아인의 미친 연기력을 통해 매회 레전드를 경신했다.

‘낭만’과 ‘폭두’는 청년 이방원을 나타내는 단어였다. 청년 이방원은 순수하고 맑았으며,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꿈틀거림과 동시에 변하고 성장해갔다. 끝내 존경했던 스승까지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참혹함까지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의 내공은 빛났다. 이방원이 왜 피의 숙청도 마다하지 않는 철혈군주가 됐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것이다. 이방원에게 느끼는 연민, 공감의 감정은 유아인의 연기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었다. 유아인은 섬세한 내면연기뿐 아니라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까지 매 순간 흡입력 있는 열연을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색깔 있는 배우 유아인은 ‘대세’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캐릭터 표현력과 화면장악력을 발휘하며 극을 풍성하고 쫄깃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50부작 동안 이어진 이방원의 변화와 유아인의 압도적 연기는 ‘육룡이 나르샤’를 온전히 이끌었다.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유아인만의 색깔이 입혀진 새로운 이방원을 창조한 것이다. 이로서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 ‘사도’에 이어 ‘육룡이 나르샤’까지 흥행을 이끌며 또 한번의 아인시대 신화를 완성했다.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는 모습으로 ‘육룡이 나르샤’는 끝이 났지만, 마지막까지 이방원 그 자체를 연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유아인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것이다.

차별화된 연기력과 독보적인 매력으로 흥행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잘 자란 아역배우로 손꼽히는 유아인이 앞으로 또 어떤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다음은 유아인과의 일문일답>
Q : 종영소감.
A : 어제는 아무렇지는 안았는데, 오늘은 뻥 뚫린 기분이 든다.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 중 제일 길게 찍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허전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시원하다.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빨리 집에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 섭섭함 2%, 시원함 98%다.

Q : 유아인이 생각하는 이방원은.
A : 이방원에 대한 강인함, 강직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흥미를 끈 것 같다.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는 이방원의 이미지를 보여줬기에 인기를 끈 것 같다. 유아인이 연기하는 이방원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 만족한다. 선인가, 악인가를 평가하지는 못 할 것 같다. 서글프다. 저보다 젊은 나이에 정몽주를 죽여야만 했던 인물이다.

Q : 정도전 역의 김명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A : 존경하는 스승님, 롤 모델 같은 인물이었는데, 정적이 된다. 변화의 포인트를 잘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이 ‘기죽지마’라는 문자를 보내셨는데, 나는 기가 죽지는 않는다. 초반에는 기가 죽어 있는 인물이다. 이방원이 어른이 되었을 때 부딪혀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하면서는 편하게 지냈다.

Q : 지난 1년을 평가 한다면.
A : 많은 사랑을 받아서 부담스럽기도 했고, 행복한 시간 보낸 것 같다. 저한테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던 한 해다. 숙제도 생길 것이다.

Q : 이방원 캐릭터를 어떻게 봤나.
A : 단순히 연기를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면에서 이방원을 바라봤다. 강임함 속에서 연약함을 포착하려고 했다. ‘보여 지지 않을 뿐이지 이면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Q : 이방원의 인물 변화는.
A : 50부작 안에서 변화를 그려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목소리, 움직임, 표정을 나이 때에 맞게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세월이 흐른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한 인간으로써 때가 묻어가는 과정을 성장이라고 단언 할 수는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Q : 정몽주, 정도전을 죽일 때의 감정선은.
A : 죽이는 이유의 타당성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계산적인 인물인데, 존경하는 스승님을 죽이는 장면이 힘들었다. 대본 써주신 데로 정말 벼랑 끝에 몰려서 정몽주를 죽이게 됐고, 대본에 설정되어 있지 않았는데 울었다. 정도전을 죽일 때는 속 시원하게 죽이려고 했다. 냉정하게 죽이고 뒤돌아서는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

Q : 이방원 주변 인물 영규, 무휼, 방지, 분이에 대한 감정은.
A : 영규의 죽음은 방원이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 정치적인 난세 속에서 최고의 친구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더 뭉클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휼은 방원이 멋있는 척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자극해주는 인물이었다. 방지랑은 우정이 없다고 생각했다. 동지애가 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변요한과의 관계는 좋다. 분이는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여자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솔직하고 편안한 이방원의 모습으로 설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커 가면서 가장 어려운 존재가 됐다. 이방원이 스스로 분리되는 것을 선택하고, 고독을 선택하는데,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은.
A :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곳은 없을 것이다. 끝까지 참으면서 했다. 발언도 하고 싶고, 문제 제기도 하고 싶은데, 그러면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으니까 참았다. 좋은 점도 많았다.

Q : 어떤 점이 혼란스러웠는지.
A : 내면적인 연기를 하면서 모든 인물이 힘들 것이다. 변화를 주는 것에서 어느 정도 널뛰기를 할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다른 해석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생각했다. 이방원이란 인물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혼란스러웠다. 워낙 역사에 관심들이 많으셔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다.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동안 공을 들였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느끼지 못한 것을 느꼈다. 성장하는 것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방원을 연기하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었다.

Q : 정치적 발언에 대한 생각은.
A : 점점 개인화 되어 가고 있지만, 어떤 세계에서 살 게 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

Q : 요즘 ‘태양의 후예’ 송중기가 인기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A : ‘태양의 후예’가 대세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형, 누나가 나와 좋다. 부럽기도 했다.

Q : 이방원이 생각하는 대의는.
A : 무엇이 우선순위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방원의 대의는 신념보다 자신에게 와버렸다. 조선건국과 진정한 백성을 위한 정치. 어떠한 사심이 개입되느냐에 따라서 현실적인 대의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방원이 ‘살아 있으면 뭐라도 해야 하니까’라는 말을 하는데, 기득권을 가지겠다고 하는 것이다.

Q : 자유분방할 수 있는 이유.
A : 자신감을 표현하려고 할 뿐이다. 사라들은 남들 시선에 맞춰버린다. 배우로써 본질에 충실할 뿐이다. 나도 만족하고 만족을 드릴 수 있으면 된다.

Q : 유아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A : 부담은 없다. 결국 배우라는 게 선입견을 만들고, 그것을 깨는 직업이다. 그런 과정을 즐기려고 한다. 큰 틀에서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 그 안에서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Q : 다음 행보는.
A : 작품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군입대는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갈 것이다.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다. 주변정리 등은 생각 안하고 있다. 초라한 시기에 가는 것보다 화려한 시기에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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