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英 진출한 한국의 드론 스타트업 '얼티밋 드론'

입력 2016-08-25 09:43   수정 2016-08-25 18:05

[영국 셰필드=김기태 통신원] 2013년 아마존이 드론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에어`를 발표하면서 세계는 드론 열풍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KB투자증권은 지난 2월 해외의 M&A(인수합병) 추세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 IT분야의 3대 키워드를 드론, 가상현실(VR) 그리고 인공지능(AI)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양한 드론들이 전세계적으로 개발되고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드론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최대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드론으로 배송 시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렇듯 시험대에 오른 국내 드론 산업 기술력은 종종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했다.

하지만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드론 분야에서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세계 7위다. 드론 분야는 크게 저고도의 소형드론과 고속수직이착륙 틸트로터를 비롯한 민군 겸용 무인기로 나눠지는데 소형드론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 뒤쳐지고 있으며 기술력은 미국과 유럽 등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틸트로터 및 중대형 드론의 경우 이와는 크게 다르다. 시장의 부재에 따라 판매가 불가능한 것이지 기술력과 가성비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따라서 오늘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드론 강국인 영국으로 진출한 한국의 드론 스타트업 얼티밋드론의 문창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얼티밋 드론 문창근 대표, 2016>

Q. 얼티밋 드론에 대해 소개
-얼티밋드론은 산업용 드론 플랫폼을 제조하는 기업입니다. 드론을 필요로 다양한 산업환경과 기술에 맞는 다목적 하드웨어 플랫폼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15년 1월에 창업하여 현재 한국과 영국에 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Q. 드론 스타트업들이 전세계에 다양한데 얼티밋 드론만의 철학이나 다른점은?
-많이 알고 계신바와 같이 현재 드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2015년 기준으로 약 4000개의 드론회사가 중국에 있다고 하며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약 70%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2014년말 쯤에 드론으로 창업을 하겠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만류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드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비행시간과 운송할 수 있는 무게를 개선하려면 다름아닌 본질적인 하드웨어 구조를 바꾸면 되지 않을까 라구요. 현 드론시장의 대부분이 동일한 하드웨어를 놓고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돌입할 때 저는 하드웨어에 주목하였습니다. 소프트웨어가 드론의 영혼이라면 하드웨어는 그 영혼을 담는 몸이자 요람이라고나 할까요.

결과적으로 저희 드론은 자동차의 구조와 헬리콥터의 제어방식, 기존 드론의 방대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담은 하이브리드 비행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드론이 최대 25kg을 운송 가능하거나 또는 1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며 악천후시의 비행 안정성 또한 높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얼마나 많은 시장에 이 드론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곧 저희가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 겁니다.

Q. 팀원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현재 저를 포함해 풀 타임으로 뛰고 있는 분은 총 4명입니다. 올초까지 6년 전 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3명이 함께 해오다가 최근 한국 전자부품 연구원 출신 임베디드 엔지니어 분을 추가로 영입했습니다. 네 명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경력의 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국내 모 3D 프린터회사 CTO경력을 가지고 있고 오퍼레이팅 오피서의 경우 항공기 정비사 경력이 있습니다.

Q. 한국의 제조 스타트업이 많은 편인가?
-저도 사실 굉장히 만나고 싶네요. 한국의 제조 스타트업을요. 생각보다 이웃나라 중국에 비하면 제조 스타트업의 숫자는 저조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좋은 점은 "내가 제조 스타트업이다!"라고 하면 어딜 가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지요.

환경은 점점 확실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법인의 경우 용산에 위치한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N15과 함께 커나가고 있구요. 대구에 위치한 얼티밋드론 지사의 경우 한국 로봇산업진흥원을 통해 서포트 받고 있습니다. 또 유유상종이라고 제 주위에 아는 분들도 거의 제조 스타트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로봇관절에 들어가는 모터를 만드는 분도 계시고 드론에 장착되는 센서, 교육용 로봇 심지어 인공위성을 만드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환경이 더 어렵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느 분야던 스타트업이 어렵지 않은 경우가 있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더 큰 경쟁력이 자라나지 않을까요.

Q. 한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한 걸로 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드론을 처음 접하게 된건 약 15년 전 입니다. 정확히는 드론이 아니라 무선 모형 항공기(RC) 였구요. 그때부터 막연히 하늘을 나는 장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기에도 그렇게 써놓았더군요. 그 이후로 정말 한결같이 살았습니다.

중고등학교때는 RC 샵에서 알바를 했고 대학도 관련학과인 기계공학과로 진학했습니다. 대학에서는 드론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고 프리랜서로 드론 제작 및 항공촬영 활동도 하였구요. 비행기가 너무 좋아서 군대도 전투기 정비사를 지원해 복무하였습니다. 창업을 기획한 것도 군 말년휴가 즈음 부터입니다. 어떻게 보면 시기의 문제였을 뿐 창업은 필연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부모님이 두 분 다 사업을 하시는 것도 큰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영국에는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
-창업진흥원의 글로벌 창업활성화 사업에 지원하여 대상 국가를 영국으로 신청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영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더군요. 사실 미래의 드론산업에 있어서 아무래도 장난감에서 출발한 기존의 드론기술은 큰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많은 면에서 기존의 항공우주 산업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영국은 항공우주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및 AI에 이르기까지 각종 원천기술의 강국입니다. 또한 이미 드론을 비롯한 기술창업 경쟁이 과열돼 있는 중국 및 미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기업을 새로 시작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영국의 드론 산업은 어떤가?
-아시아와 미 대륙을 강타한 중국발 드론 열풍이 아직은 영국까지 미치지 않은 듯 보입니다. 대신 다양한 산업분야의 특수목적용 드론이 많이 도입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그 형태도 기존 드론에 비해 다양하구요. 예를 들자면 드론을 이용한 피자 배달을 성공한 사례가 있고 농지 측량 및 농작물 관리에 이미 드론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으며 시설물 안전진단에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드론전용 엔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드론 전용 낙하산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등 드론 기반기술 산업도 활발합니다.

Q. 영국 데모데이에서 투자유치를 받고 한국에서도 투자 관련해서 진행하는게 많다고 들었다. 이와 관련해 후배 스타트업에게 충고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투자자 분들께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마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미리 매장에 방문하기 전에 살 옷을 골라놨다 하더라도 막상 가보면 다른 걸 사오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까? 요지인 즉 항상 스스로와 기업을 어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본인이 다른 옷들보다 더 돋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제조 스타트업이다 보니 당장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제품화 과정에서도 많은 비용이 필요했구요. 한마디로 제품이 없는 상태로 많은 IR 및 데모데이를 치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굉장히 좋은 평가를 많이 주셨습니다. `아직 팔 수 있는 제품이 없으니 나라도 팔아야 겠다` 라는 마인드로 매번 발표에 임했던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게 아닌가하고 생각됩니다. 스스로를 믿으세요. 나조차도 나를 못믿으면 어떻게 다른사람들이 나를 믿겠습니까?



Q. 향후 드론 스타트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한국과 미국의 경우 드론시장이 커 나감에 따라 반대급부로 강력한 규제가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많은 매체들과 스타트업들이 목소리 높여 이를 철폐해야 드론산업이 발전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구요. 저는 양쪽이 다 이해가 갑니다.

드론은 비행물체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통제를 언제든지 잃을 수 있는 무인 비행체 입니다. 이런 형태의 항공기는 인류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었죠. 다르게 말하면 정말 위험하다는 얘기입니다. 아무리 작은 드론이라도 충분히 대인 대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규제해야 마땅합니다.

다만 기업들이 충분히 안전성을 증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기술 축적을 이뤄야 겠죠.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법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세와 더불어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운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 시장이 꼭 국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얼티밋 드론의 문창근 대표는 인터뷰 중에도 본인의 아이디어와 꿈을 이야기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이런 확신은 한국 뿐만 아니라 영국의 소비자들에게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국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해낸 얼티밋 드론의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start.ted.kim@gmail.com

<이 기사는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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