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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부 이야기⑦] 로켓에 올라탄 늦깎이 창업자…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이성경 기자  sk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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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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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의 전기사용 패턴을 상상해 보자. 출근 시간에 전기 사용이 급증했다가 하루 종일 조용하다. 이후 두 부부가 퇴근해 저녁식사를 하는 시간, 수치는 다시 올라간다.

전기요금이 급격히 올라가는 누진 구간에 근접하면 경고음이 뜬다. `에너톡`은 우리 집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1초 단위로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대기업 CEO 출신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는 이 에너지 분석기를 내놓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세상과 전투를 치렀다.

◇ 마흔 번의 거절 끝에 조지 소로스를 만나다

2012년말, LS산전의 최종웅 대표는 사장이 된지 1년 만에 사표를 던졌다. 평생 꿈 꿔 왔던 창업을 하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시장은 혹독했다.

"제가 사장 출신이고 풍부한 인맥을 갖고 있으니까, 투자를 해달라고 하면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계급장 떼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투자를 받으려고 40곳을 다녔지만 결국 실패했어요."

최초의 `에너지 데이터 분석 회사`라는 최 대표의 아이디어는 철저히 외면 당했다. 벤처캐피털 40곳을 찾았지만 모두 투자를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을 방문 중이던 조지 소로스의 글로벌 투자사인 퀀텀스트래티직파트너스(QSP) 담당자들이 인코어드를 찾아 왔다. QSP 측은 15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한 이유는 세상에서 에너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는 최초의 회사라는 것 이에요. 돈이 될지는 자기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에너지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는 것은 처음 봤다, 여기에 가치를 두겠다면서 곧바로 투자를 결정했어요"

QSP는 1,100만 달러(약 117억원)를 출자했다. LG, 삼성, 네이버도 투자에 합류했다. 모두 1,650만 달러의 종잣돈이 마련됐다.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두고 미국 본사가 한국과 일본 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56세 늦깎이 창업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설립자가 됐다.

"미국에서 창업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사람들은 미국에서 창업 하고, 투자까지 받았으니까 아주 성공한 케이스다, 라고 하는데. 사실 한국에서 투자를 못 받아서 미국에 간 거에요."

◇ "청년들아, 로켓에 올라 타라"

미국 에너지 시장에선 3,000여개 전력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전력 회사들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쟁체제 이다 보니) 미국 전력회사들이 굉장히 혈안이 되어 있어요. 우리 제품을 설치하고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알림을 주고 서비스를 주면서 고객을 잡아두려는 것이죠."

인코어드는 미국 전력회사 3곳에 에너지 데이터를 제공 하고 있다. 올해 전력 소매시장이 완전 개방된 일본도 불 타오르는 시장이다. 인코어드의 일본 비즈니스는 곧 크게 확대될 것이다.

문제는 국내 시장. `에너지 빅데이터`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데다, 독점기업인 `한국전력`은 고객 들의 에너지 사용 정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전기료 폭탄 우려가 터져 나왔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기 `에너톡`은 누진세 경보시스템으로 알려지며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10만 대가 팔렸다.

"누진세 때문에 작년에 아주 폭발적으로 많이 팔렸어요. 하지만 정부가 누진세 구간을 3단계로 축소하면서 올해는 작년의 10분의 1 밖에 판매되지 않았어요."

반짝 특수가 있긴 했지만 국내 시장에선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사 제품이 출시돼 특허권 침해로 법적 대응까지 나서야 할 상황이다. 사방이 지뢰 밭,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미래지만 50여명의 젊은이들이 이 백발의 CEO와 한 배를 탔다.

"우리 회사 사훈은 심플해요, 로켓에 올라타라 입니다. 로켓은 자칫 하면 떨어져 죽잖아요. 우리는 스타트업 이라는 로켓에 올라타서 함께 가는 것이죠."



◇ "나의 꿈은 묻지마 투자자"

대기업 CEO 출신의 꼬장꼬장한 창업자와 의관정제한 직원들, 잘 정돈된 사무실을 상상했다. 하지만 정반대 였다. 직원들은 반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녔고, 책상은 온갖 전자 기기와 전선들로 뒤죽박죽 이었다. 20~30대 젊은 직원들은 예순의 창업자를 어려워 하지 않았다.

"제 나이 올해 환급인데…환갑 나이라는 것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저와 동갑이에요. 그는 지금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엄청난 일을 하고 있잖아요. 저도 못 할 것 없잖아요. 저는 작은 일을 하고 있지만"

사무실 벽 곳곳에 붙어 있는 열 개의 사훈은 대충 이렇다. 잡담을 권장한다. `서로 싸울 수 있는 열정을 이해한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은 무조건 칼퇴 한다.
안마의자 쉬지 않고 돌려서 렌탈비 뽑자! 등등`

그의 꿈은 두 가지, 첫째는 120만명 에 이르는 국내 에너지 빈곤층을 돕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묻지마 투자자`가 되는 것. 묻지마 투자라고?

"우리는 젊은 청년 창업자 들에게 투자할 때 항상 담보를 잡고 청년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잖아요. 미국에서는 투자해서 실패 해도 기업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아요. 투자자가 잘못 판단했으니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에게 투자해 주고 싶어요. 실패해도 상관 없는. 묻지마 투자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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