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 부진 그랜저 美 시장 철수 검토

입력 2016-11-27 12:46  


현대자동차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세대 모델인 그랜저XG로 처음 미국 문을 두드린 그랜저가 16년 만에 미국 시장에서 사라질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6세대 그랜저를 미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후속 모델을 수출하지 않으면 현재 미국 딜러들이 보유한 그랜저HG(수출명 아제라) 재고를 소진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판매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그랜저 수출을 고민하는 이유는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랜저는 국내에서 고급 중·대형차의 대명사지만, 미국에서는 쏘나타와 제네시스 사이에 낀 `어정쩡한` 처지다 .

올해 1~10월 미국에서 4천134대가 팔렸는데 이는 월 400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바로 위아래 차급인 제네시스 G80과 쏘나타는 같은 기간 각각 2만1천635대, 17만243대가 판매됐다.

특히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할 예정이라 앞으로 그랜저가 설 자리가 더 좁아질 형국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9월 그랜저를 미국에 처음 수출했다.

당시 국산 대형 세단을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왕국인 미국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그랜저는 바로 다음 해인 2001년 1만7천884대가 팔리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2006년에는 연간 최대 실적인 2만6천83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중·대형차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고, 하락세를 겪으며 2011년 고작 1천524대가 판매됐다.

특정 모델의 판매 대수가 적정 규모를 유지하지 않으면 판매로 얻는 수익보다 마케팅 등 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2011년 유럽형 전략 모델인 i40를 내놓으면서 유럽에서 쏘나타를 철수시킨 전례가 있다.

미국에서 그랜저가 사라지면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지는 효과가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최상위급 모델로 대중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제네시스는 고급차 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어 그랜저의 미국 수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을 비롯해 그랜저가 인기 있는 지역에는 수출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당장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 수출하지 않더라도 이후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미국 수출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탓에 지난 22일 그랜저 공식 출시행사에서도 내년 내수 판매 목표만 공개하고 해외 판매 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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