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 이틀 전 범행 결심…“피해자에게 송구한 마음”

입력 2016-05-27 00:00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묻지마 살인`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피의자 김모(34)씨 수사를 마무리하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지난 26일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사건 이틀 전 범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예전에 일을 한 적이 있어 지리가 익숙하고 새벽에 사람들의 통행이 드물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주점 건물 화장실을 범행장소로 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전날인 16일 오후 5시 40분 자신이 일하던 강남역 부근 식당에 "볼일이 있다"며 조퇴하면서 흉기를 가지고 나왔고, 가출 후 지낸 적이 있는 화곡동으로 이동해 건물 화장실에서 3시간을 보낸 뒤 다시 강남역으로 돌아와 17일 새벽 범행했다.

범행 당시 숨진 A씨보다 먼저 화장실에 들어왔던 6명의 남성을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찰은 "김씨는 애초 범행 대상을 `불상의 여성`으로 특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6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인 김씨가 ‘여성들에게서 괴롭힘 당한다’는 망상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김씨는 이날 경찰서를 떠나 검찰로 향하면서 범행을 후회하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도 인간이니까 나름대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후회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씨는 이어 "피해자에 대한 원한이나 감정이 없고, 제 범행으로 사망한 나이 어린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께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서초동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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