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일물일가의 법칙>

입력 2017-06-27 13:48   수정 2017-07-03 12:51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일물일가의 법칙' 입니다.

    품질이 완전히 같은 상품은 같은 시기 같은 시장에서 두 개 이상의 가격은 존재할 수 없다, 즉 정확히 같은 가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론이죠. 경제학자 제본스는 이것을 무차별의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어찌 보면 가격을 매개로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에 일물일가의 법칙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며칠 전, 모 방송국 앞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뭔가 착오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혹시 경유를 휘발유로 잘 못 넣은 건 아닌지 정말 심각하게 물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쯤 1킬로도 떨어지지 않은 주유소에서 가득 넣었을 때 11만원 정도였는데 어떻게 15만원이 넘었을까 말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경유, 이거 주유소 마다 품질이 다릅니까? 1킬로도 떨어지지 않았다면 동일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고 시기적으로 1주일 차이지만 국제유가는 그 전보다 더 떨어져있었고, 더 나아가 다른 주유소의 기름값은 오히려 조금 더 떨어져 있었으니까 동일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50% 가까이 가격차이가 날 수가 있습니까?

    여러분도 이런 경험하셨을 겁니다. 그때 무슨 생각들을 하셨습니까? 저는 주유소 입구에 리터당 가격을 더 크게 그리고 밤에는 더 밝게 보이게 표기해 놓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SNS친구들에게 이 주유소 조심하라고 귀뜸을 해줬습니다.

    아마도 적지 않은 친구들이 저의 귀뜸을 또 옮겼을 겁니다. 어떻게 될까요? 이 주유소는 손님이 줄어들 거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일겁니다. 가격을 낮추던가 아니면 가격을 더 올려서 한번 걸린 호갱님들에게 더 많은 원성을 사는 것일 테지요. 어쨌든 이 주유소 사장님은 수지를 맞추기 위한 어떤 결정을 하게 될 텐데 그것이 결국 시장의 압력에 의해서라는 겁니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가 통신비 절감 대책이란 걸 발표했습니다. 애초에 야심차게 밀어 붙였던 기본료 폐지는 중장기 과제로 물러나 있었고 선택 약정 할인 폭만 5%포인트 올리는 정도가 됐습니다. 해당 분과위원 한 분은 기본료 폐지가 안 먹히니까 이런 식이면 미래부 보고는 안 받겠다고 까지 으름장을 놓던 사안입니다만 결국 중장기과제가 됐습니다. 중장기 과제란 의미, 관가나 정치권에서는 현실성 없는 것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한다고 합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있는 중개업소에서는 점검이라는 이름으로 단속이 나와서 아예 문을 닫고 버티는 데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가격을 올리겠다던 한 치킨 브랜드가 아예 한달 동안 가격을 낮추겠다고 나서자 결국1위 업체도 가격 올린 것 철회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부는 투기도 적발하고 담합도 벌 줘야 합니다. 그러나 민간의 경제 활동, 특히 기업들의 가격 정책은 시장에 맡겨야 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고 건전한 투자 수요까지 투기꾼을 만들어 버리면 안 됩니다. 오히려 좋은 입지에 공급을 늘리시기를 바랍니다. 서울 아파트 재건축은 무조건 어디서 나온 논리인지 35층으로 틀어막아 놓고 강남 재건축 분양가 너무 비싸다고 으름장 놓아봐야 더 좋은 아파트에 살려는 수요를 감당하겠습니까? 또 치킨 값 낮으면 서민들 부담 줄어들지만 차별화를 막아서 획일화시키면 우리 나라 치킨 프랜차이즈는 똑 같은 레시피의 똑 같은 맛이 될 겁니다.

    투기, 담합, 갑질 이런 거 철저히 막아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시장의 기능을 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오늘도 저는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지난번 그 주유소 절대 안 갈 겁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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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경제부  류장현  PD

     jhry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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