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반기업정서 보고서①] 60대 제외 모든 세대 "기업 나쁘다"...반기업 정서 세대 확산

신인규 기자

입력 2017-02-22 16:42   수정 2017-02-24 17:50



기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반기업정서가 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과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반기업정서는 노년층을 제외한 전세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경제TV가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기업정서가 가장 높은 세대는 30대로 70.34%가 기업에 대해 “비호감이거나 아주 비호감”이라고 답했습니다. 20대(69.53%)와 40대(64.03%)의 기업에 대한 비호감 비율도 60%을 넘었으며 50대 응답자도 50.26%나 기업에 대한 호감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60대 이상에서만 기업에 호감을 갖고 있거나 아주 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이 44.86%로 비호감과 매우 비호감을 합한 비율(30.62%)을 웃돌았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5.11%, 즉 두명중 한명 이상이 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기업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비율은 34.0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기업호감도는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반기업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10년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호감도는 54.0%를 기록한 뒤 2014년 44.1%로 감소했습니다. 반기업정서가 해마다 더 크게 퍼지면서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급속히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직장생활 하지 않은 대학생의 반감 매우 높아 주목
싫다는 대상도 재벌총수에서 대기업으로 확산

보다 다양한 교차분석을 통해 살핀 반기업 정서에서는 학생들의 반기업 정서가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에 응한 학생 중 86.33%가 기업에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주목할 점은 과거 반기업정서의 대상이 주로 재벌과 재벌 총수로 몰렸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반기업 정서의 대상이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겁니다.

실제 이번 여론조사에서 ‘반기업정서’에서 ‘기업’이 의미하는 대상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39.59%)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재벌과 총수는 26.34%로 2위를, 기업 전반(14.33%)과 중소기업(10.79%), 경영진(8.95%)은 그 뒤를 이었습니다. 10년 전인 지난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해 발표한 ‘반기업 정서 실체 파악을 위한 조사연구’에서는 재벌 총수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았고 대기업집단은 그 뒤였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014년 발표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서도 대기업의 호감도(65%)가 재벌-기업집단(32%)보다 높았는데,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인식이 뒤집힌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어디에 종사하느냐는 반기업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기업 직장인의 66.14%, 대기업 종사자의 65.30%가 기업에 부정적 인식을 내보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업 반감 이유 첫째는 ‘윤리경영 미흡’

응답자들이 꼽은 기업 반감의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의 윤리경영 미흡이었습니다. 기업에 반감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절반(50.71%)가량이 윤리경영 미흡 때문에 반기업 정서가 생겼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 뒤를 투자/고용창출 미흡(21.79%), 사회적 책임 소홀(20.38%), 제품 창의성/혁신 부족(3.95%) 등이 이었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창출이 아닌 사회적 공헌”...왜곡된 기업인식 확산

이번 여론조사에는 단순히 기업반감의 정도를 알아보는 질문외에도 몇가지 흥미있는 질문을 추가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업의 존재 목적과 기업의 이윤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입니다. 특히 기업의 이윤을 어디에 사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과거 영국의 마가릿 대처 정부가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확인하기 위해 했던 조사의 질문과 답변 항목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질문들을 통해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이율배반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을 묻는 문항에서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답인 이윤창출이라고 답한 사람은 20.47%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많은 응답은 일자리창출(32.78%)이었으며 국가경쟁력강화( 24.03%), 사회환원 (22.73%)이 뒤를 이었습니다.

더구나 기업이 거둔 이윤이 어느 부분에 돌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서는 50.20%의 응답자가 일반 대중 또는 사회 환원을 선택했습니다. 직원에게 이윤이 돌아가야 한다는 답도 35.56%나 나왔고 소유주와 주주는 9.46%에 불과했습니다. 기업이 지속적 이윤창출을 통해 영속성을 확보하고 발전하는 과정속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국가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합리적 인식이 자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로 살펴본 기업·재벌은?

여론조사와 함께 실시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는 재벌을 범죄집단과 동일시하는 인식까지 관측됐습니다.
한국경제TV는 빅데이터조사기관 오피니언라이브와 함께 2012년부터 올해까지 주요 포털 뉴스와 블로그, 카페 등에서 추출한 빅데이터를 통해 133만4,069건의 재벌 연관 검색어와 긍/부정어의 추이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재벌 전체 데이터에서 주요 키워드를 보면 재벌은 기업, 경제, 개혁 등 개혁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긍정어/부정어 분류 결과 부정어에는 범죄, 불법, 의혹, 부패, 부정, 독재 등 범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념어가 상위 20위권 내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빅데이터 조사를 실시한 오피니언라이브의 김찬우 박사는 “검색어 간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로는 재벌이 정부와 더불어 대학, 권력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사회 전반의 재벌이 가지고 있는 권력 비판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그룹에 대한 온라인 인식의 경우 기존 최고, 특별, 추천, 성공 등의 긍정적 키워드가 부정 키워드와 비교해 높은 편이었지만 2016년 11월 이후 강요, 의혹 등의 부정적 키워드가 급격히 상승해 긍정적 키워드를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생산 차량에 대한 키워드와 함께 주식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과 그랜저 미국 판매 중단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9월-10월에는 부정적 키워드의 양이 긍정적 키워드를 압도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문조사기관 윈스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됐으며 총 응답자 수는 1,039명, 표본오차는 ±3.0포인트에 신뢰수준은 95%입니다.

한국경제TV 기획취재팀 신인규·김치형·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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