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신] 어반베이스, 3D로 부동산을 혁신하다

신인규 기자

입력 2017-07-24 19:14   수정 2017-07-24 23:32

한국인의 재산목록 1호는 집이다. 넓은 의미에서 고민목록 1호도 집일 것이다. 고생 끝에 마련한 집, 한 번 붙인 벽지는 다음 도배 때까지 떼어낼 수 없고 가구는 옮기기에 너무 무겁다. 싱크대의 위치는 저기가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세집, 월세집도 마찬가지다. 내 맘대로 벽지를 붙였다 마음에 차지 않으면 떼어내고, 생각만으로 거실의 서랍을 안쪽 방으로 옮기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를 통해서다.

어반베이스는 설계도를 3차원 모델로 구현하는 핵심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설계도를 입력하면 소프트웨어가 이를 3차원으로 만들어준다. 머신러닝을 통해 국내 건축법과 규정도 학습한다. 부동산사이트에 으레 올라가는 설계도 사진들이 어반베이스를 거치면 인테리어가 가능한 가상현실 모델하우스로 환골탈태한다.

■프롭테크 선도기업의 가능성, 어반베이스

실내 공간을 3D 가상현실로 옮기는 아이디어는 어반베이스만의 것은 아니다. 미국에는 이미 누적 6,1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매터포트`라는 기업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같은 기업을 `프롭테크` 기업이라고 일컫는다. 부동산을 뜻하는 프로퍼티(property)와 기술(technology)가 합쳐진 말이다. 미국의 대표적 프롭테크 기업인 매터포트는 360도 카메라와 같은 특수 장비를 이용해 실내를 촬영해 이를 편집하는 작업을 거친다. 집 한 곳을 방문하고, 촬영하는 방식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세계 최대 IT업체 가운데 하나이자 자체 지도정보서비스를 운영하는 구글도 실내공간정보가 현재까지 1만5,000건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 점이 여타 3D 실내공간정보 기업과 다르다. 직접 촬영이 필요없는 설계도면의 3차원화 방식은 1건당 2초면 작업을 끝낼 수 있다. 다른 사업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접근이라 국내에서는 이미 특허를 등록했고, 해외에서도 기술 특허를 진행중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어반베이스가 지난 1년간 확보한 국내 아파트 실내 정보는 600만건이 훌쩍 넘는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내정보를 갖고 있는 셈이다.


■3D 실내정보, 600만개의 `온라인 쇼룸`으로...가구업체와 `윈윈`

어반베이스가 확보한 3D 실내공간은 다른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데이터다. 특히 가구업체에게, 어반베이스가 확보한 600만개 이상의 개인화된 집은 각각각의 `온라인 쇼룸`이 될 수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 점에 착안해 영리한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일룸, 카레클린트와 같은 유명 업체가 실제 판매하는 가구를 3D 아이템으로 만들어 어반베이스 이용자들이 `온라인 집 꾸미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구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현재 어반베이스에 입점한 업체는 40곳이 넘는다. 가상현실 공간 어반베이스의 1인 일평균 이용시간은 32분 가량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웹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이 평균 15분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어반베이스는 의미있는 광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집에서 가구를 구매하는 홈 퍼니싱 플랫폼 외에 어반베이스가 준비하는 것은 증강현실 앱이다. 증강현실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나이언틱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증강현실을 활용해 널리 알려졌다. 같은 개념으로, 휴대폰을 통해서 내가 살고 있는 집에 특정 브랜드의 가구를 배치해보는 서비스도 곧 출시한다는 게 어반베이스의 계획이다.


■가상현실,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들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건축학도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틈틈이 관심을 가졌던 프로그래밍 실력이 창업의 밑거름이었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축주들을 대한 경험은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 건축가들은 설계도면만으로 실제 완성될 건물을 머리속에 그려볼 수 있지만, 건축주는 그렇지 못하니 일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의식의 시작이었다. 창업의 마지막 원동력은 군 생활 맺은 인연이었다. 2010년부터 공군 장교로 일한 하 대표는 군에서 만난 세 명의 동료를 COO와 CSO, CTO로 영입했다. 지금도 어반베이스 사무실 한 켠에는 전투기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까지는 게임용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가상현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실험실을 만드는 작업이다. 현실에서라면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는 일을 가상현실을 통해 시행착오를 없애고,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지점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실제 어반베이스처럼 가상현실을 사업에 연결시키는 기업이 나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VR은 단순히 게임과 같은 놀이형 컨텐츠로만 끝나지 않는 파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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