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윤종규號 출항 “KB 자긍심·옛 영광 재현”

김정필 부장

입력 2014-11-21 16:30   수정 2014-11-21 16:48

<앵커>
KB금융지주가 오늘 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을 공식 선임했습니다. 윤종규號 출범의 의미와 과제, 향후 KB금융의 행보 등을 짚어 보겠습니다. 경제팀 김정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3년 임기의 KB그룹을 이끌 수장이 선임됐는 데 주총장 분위기는 새 수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구요?

<기자>
‘상고 출신 천재’의 귀환. 10년전 故 김정태 전 국민행장이 윤종규 현 회장을 KB로 처음 이끌었을 당시 윤 회장을 소개한 문구이기도 한데요.

금융지주 회장으로써는 보기 드문 입지전적인 이력과 현장·실무 경험 등 실력파·실무형 스타일, 온화하지만 업무에 대해서는 냉철한 내부출신 CEO의 귀환에 대해 KB 안팎에서 거는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오전 10시 주총장에 참석한 KB 구성원들과 주주들, 삼삼오오 모여서 나누는 이야기 역시 그동안 각종 금융사고와 경쟁에서 계속 밀리기만 했던 KB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KB구성원 “리딩뱅크 회복 적임자 기대>
그동안 오래도록 외부의 입김과 역학구도에 따라 내려온 낙하산 회장들로 인해 KB자체의 성장,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아닌 이해타산에 따라 조직이 망가져 온 것에서 탈피해 과거 리딩뱅크의 위상을 회복할 적임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단 KB 뿐 아니라 외부 경쟁사 CEO들한테서도 들을 수 있는데요.

한 시중은행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쟁사 입장에서 영업과 관련해서는 모 회장의 KB 회장 취임이 신경 쓰이지만 윤종규 회장의 경우 워낙 각 분야에서 전문가이기도 하고 두터운 내부 신망 등을 감안할 때 그가 중심이 된 KB의 제자리 찾기 작업이 진행되느 것은 경쟁사 입장에서 우려스럽기도 한 부분”이라며 우회적으로 윤종규 회장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KB금융 출범이후 첫 내부 출신 회장 취임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현 상황을 둘러싼 쓴소리와 털고 가야할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KB 주주들 “KB사태 사외이사 책임져야”>
주총 진행중에 KB사태의 근본 원인인 주전산기 교체에 대해 김상조 교수 등 경제개혁연대와 주주들이 사외이사들의 책임을 거론하며 강하게 질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다소간의 충돌이 있었는데요.

윤종규號가 순항하기 위해 털고 가야할 수 많은 난제 중 하나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윤종규 회장은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겠다며 주주들 설득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윤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주주들과의 소통, 아직 윤종규라는 사람이 CEO로써 우리 사회에 확신을 주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사들이 주주들을 대신해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수 있도록 책임감 느끼고 다짐하겠다. 부족한 부분은 더욱 노력하겠다”

윤종규 회장을 선장으로 하는 KB호가 본격 출항을 하게 됐는데요. 침몰 직전의 상황에서 배도 보수해야 하고 사기가 떨어진 KB 선원들도 북돋워야 하고 곳곳에 암초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순항을 위한 항로 수정도 해야 하고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도쿄지점 사태,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회장·행장 간 충돌, 이에 따른 수장 공백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 영업력 약화 등 각종 난제를 어떻게 추스릴 지, 녹록치 않은 여정은 시작됐습니다.

<앵커>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우선 과제로는 역시 LIG손해보험 인수건, 수익성·경쟁력 강화 등 한 두가지가 아닌데요. 앞서 주총 때 논쟁에서 보듯 역시 지배구조 문제의 얽힌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건으로 보이는 데 어떤가요?

<기자>
당국이 제동을 걸고 있는 LIG손보 인수건도, 전일 당국이 제시한 모범규준도 어찌보면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것일 수 있지만 사실상 KB가 도화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이 각종 논란을 양산하며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사회, 사외이사들 역시 새 회장이 취임했다고 해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이경재 KB 이사회 의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며 한 숨 돌리는 듯 보이지만 모범규준을 보면 KB 이사회의 경우 다양성, 자기권력화, 권한만 갖고 책임지지 않는 모습 등 당국이 제시한 내용에 상당부분 걸리게 됩니다.

물론 당국이 이를 소급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KB 이사회 쇄신이 있지 않고서는 LIG손보 인수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윤종규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외이사들이 주총 직후 이사회에서 거취를 논의하기로 했는 데 사퇴를 하든 버티든 이를 당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는 향후 윤종규號의 중대변수 중 하나입니다.

<윤종규 “리딩그룹·아시아 선도금융 도약>
윤종규 회장의 당면과제로는 각종 금융사고와 수뇌부 공백으로 경쟁사 대비 계속 뒤처지기만 하는 수익성·경쟁력 회복을 통한 리딩금융 그룹 탈환, 아시아 선두권 금융사 도약인데요.

윤종규 회장이 취임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조한 부분이 있습니다.

윤 회장은 “솔직히 10년 전 KB에 처음 왔을 때 KB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리딩뱅크였고 아시아에서도 선두 금융그룹이었다”며 “자긍심 회복을 토대로 고객신뢰 회복, 경쟁력을 강화해 선두 금융그룹 도약을 이끌고 싶다”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여타 금융그룹에 비해 외부의 입김에서 자유롭고 수익이 나는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 있는 신한금융이나, 최근 하나·외환 통합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는 하나금융, 임종룡 회장 취임이후 중앙회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NH금융 등 서둘러 조직을 추스르지 못한다는 것은 즉 퇴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윤종규 회장이 2002년 KB금융에 합류하기 딱 1년 인 2001년입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통합하며 특별한 노력 없이 자산, 영업점, 맨파워 등에서 여타 금융지주들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은행, 금융사였는데요

현재 1위인 신한과, 우리, 하나금융 등은 당시 KB의 절반 또는 그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자산이면 자산, 순익이면 순익, 수익성 지표, 효율 등 각 부문에서 계속 밀리거나 따라잡히는 형국입니다.

윤종규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을 논하며 국내에서의 한정된 시장에서 파이 나눠먹기가 아닌 KB의 리딩뱅크 복귀를 해외에서 찾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회계법인 시절 M&A와 크로스보드 딜, 각종 외국법인 진출, 사업계획 인허가, 자문 경험 등 실무는 물론 큰 그림을 짜는 설계자로서 감(感)과 이론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번 주총과 취임식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는데요. 글로벌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신중한 접근, 중장기적인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결국 글로벌 경영이다 해외에서 시행착오 하는 경우 의외로 많다 글로벌 경영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끈닥지게 (끈질기게) 추진하겠다”

2002년 故 김정태 전 행장의 삼고초려의 제안을 받아 KB와 인연을 맺은 윤종규 회장이 이번에는 내부 구성원들과 이사회의 부름을 받아 KB에 회장으로 귀환했습니다.

무너진 조직 기강과 사기, 고객 신뢰, 이미지 실추, LIG손보 인수, 지배구조 개선, CEO 경영승계 정착, 글로벌 공략 등 임기 내에 윤종규 회장 만의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여부가 KB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앵커>
윤종규 회장이 방금전 4시 취임식을 갖고 KB 자긍심 회복, 리딩 금융그룹으로 가기 위한 취임일성을 밝혔는데요. 향후 KB의 행보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윤종규 회장을 한 마디로 이야기 할 때 온화함 속에 강인함을 지닌, 각 분야를 두루 섭렵한 금융권의 ‘팔방미인’,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취임 전임에도 윤종규 회장의 광폭행보를 보면 임기 내에 리딩 금융그룹 탈환, 수익성·경쟁력 확보, KB 정상화, 성장 기반 마련 등 KB 구성원들이 보내는 신뢰와 외부의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계열사인 KB카드와 현대차간 평행선을 긋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갈등만 하더라도 직접 이원희 현대차 재무담당 사장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한 것이 비근한 예인데요.

<윤종규 “비은행 강화 위해 LIG손보 인수 필요”>
윤종규 회장은 시급한 현안인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LIG손해보험이 꼭 필요하다며 당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특유의 협상과 소통, 전략가로써 이 부분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열세로 평가되던 회추위 심층면접을 뒤짚은, 옴짝달싹 않던 현대차를 설득하고 납득시킨 그만의 소통과 전략이 LIG 손보 인수, 지배구조 개편, 구심점을 잃은 KB 구성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늘상 인사철만 되면 청탁이 끊이지 않고 채널 문제로 줄서기가 난무했던 KB 인사와 관련해서도 청탁시 불이익을 주겠다며 평상시 온화함과 다른 면을 보여주며 선을 긋는 등 KB 변화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불만과 패배의식의 근간이던 인사에 외풍을 차단하고 윤종규 회장 이후의 승계 프로그램의 정착, KB의 강점이던 소매금융 강화, 비은행부문 성장동력 확보 등에 나설 경우 임기 내, 이르면 2년 내 가시적인 성과도 구성원들의 협력과 의지가 더해진다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안팎의 평가입니다.

<윤종규 “KB 조직쇄신, 성장동력 확보해 나갈 것”>

조만간 조직 인적 쇄신을 위한, 적재적소에 인력풀을 가동하기 위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를 필두로 LIG손보 인수, 웰스매니지먼트 사업 착수,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글로벌 부문 역량 강화 등 유기적으로 순차적으로 착수할 전망입니다.

이럴 경우 윤종규 회장이 취임 전, 취임 후 강조한 KB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무너진 신뢰 회복, 리딩 금융그룹도 가시권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인데요.

고객, 직원만족, 사회적 책무가 어우러 져야 한다는 것인데요.윤종규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우리의 역량과 노력은 고객에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 만족이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고 이익을 낼 수 있게 주주가치 극대화 된다. 사회 유기체에 사회공헌이나 모든 활동에서 KB가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를 이뤘을 때 주주만족 이뤄진다 직원이 만족하고 고객이 만족하고 사회가 기업을 지지할 때 기업가치 극대화 되고 주주만족이 증대된다“

5대 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견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개인 역량과 전략, 소통이 최대 영업망, 구성원, 맨 파워를 가진 KB에 녹아들 경우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경쟁상대가 복귀하는 셈”이라는 것입니다.

KB금융이 출범한 이후 뿌리 깊게 자리잡은 CEO의 무덤이라는 잔혹사를 끊고 다시 누구나 부러워하고, 경외감을 갖는 금융사로 재탄생할 수 있을 지.

KB의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합류해 조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돌아온 ‘상고 출신 천재’가 과연 KB를 어떻게 변모시킬 지 자뭇 궁금해 지는 시점입니다.

<앵커> 경제팀 김정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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