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혈관 건강의 적인가? 친구인가?

입력 2015-07-02 09:40  

"건강한 사람은 계란을 하루 두 개 정도 섭취는 문제없어"

"심장병ㆍ당뇨병 환자는 매주 노른자 2개 이하 섭취가 적당"

"눌어붙지 않는 팬으로 계란 요리하면 콜레스테롤 섭취 감소"

계란은 혈관 건강의 적인가? 친구인가?
흔히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으로 알려져 심혈관 질환 환자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섭취를 주저하기도 한다. 실제로 계란 한 개의 노른자엔 185∼240㎎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보건복지부가 정한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인 300mg에 근접하는 수치다. 최근 미국심장협회(AHA)는 심장병 환자에게 매주 계란 노른자를 2개 이하로 섭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지난 달 30일 오전 `미국 콜레스테롤 경고 철회를 앞두고 본 콜레스테롤 섭취 문제`를 주제로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계란의 콜레스테롤에 대해 5명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계란은 피해야 하는 음식인가`란 물음에 대해 서울대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상현 교수는 "계란에 함유된 콜레스테롤로 인한 건강상 문제에 대해선 학계에서도 상반된 연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심혈관질환ㆍ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계란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으나 일반인은 하루 두 개 정도를 자유롭게 먹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계란을 위험한 `콜레스테롤 폭탄`으로 여겨 기피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의견을 냈다.
농촌진흥청 가공이용과 한귀정 연구관은 "계란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평소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에게나 문제가 되는 정도"이며 "계란엔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과 근육 감소를 예방하는 단백질,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 등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영양실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노인에게 계란은 각종 질병을 예방해주는 필수 식품"이라며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포화지방을 낮추려면 계란을 선택해야 한다" 강조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약 80%는 간(肝)에서 생성되는 체내 합성분의 몫이다. 계란 포함 식품 속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나머지 20%가량에 불과하다.
한귀정 연구관은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이용해 계란 프라이를 하거나 찐 계란, 삶은 계란을 즐겨 먹으면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계란의 콜레스테롤에만 집착해 흑백논리를 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콜레스테롤은 계란의 한 성분일 뿐이므로, 계란을 콜레스테롤이란 좁은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계란 전체의 영양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호 교수는 "계란은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 D, 치매를 예방하는 콜린,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 등이 함유돼 있다"면서 "오히려 계란에 함유된 레시틴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혈중 콜레스테롤 낮추려면 식품 속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포화지방ㆍ트랜스지방ㆍ정제(refined) 탄수화물을 덜 먹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문현경 교수는 "계란은 쇠고기ㆍ 돼지고기에 비해 포화지방이 덜 들어 있다"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불포화지방이 꽤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이란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계란은 값싼 육류 대체식품으로 영양상태가 불량하기 쉬운 노인, 저소득층, 임신부, 영유아, 다이어트 중인 사람, 양질의 단백질이 필요한 간질환ㆍ신장질환자에겐 훌륭한 영양공급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보건부 자문기관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는 올해 2월 계란 등 식품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유해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5년간의 연구 결과, 정상인이 하루 달걀 하나 정도를 섭취해도 심장병 발생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콜레스테롤의 하루 섭취 제한량(300㎎ 이하)을 철회한 것이다. 일본 정부도 5년마다 개정하는 건강 안내서에서 기존의 콜레스테롤 섭취 한도(성인 남성 750㎎, 여성 600㎎ 이하)를 지난달 말 제외시켰다. 일본의 개정 건강 안내서엔 "계란 등 식품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 양에 따라 간이 콜레스테롤 생산을 조절하므로 식품 속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국내에선 보건복지부가 콜레스테롤 목표량 개정 관련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부회장은 "이번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계란이 소비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필수 식품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위해 계란을 삶아서 먹거나 아이들이 먹기 쉽게 스타킹에 넣어 돌려서 노른자와 흰자가 섞이게 하는 등 여러 조리 방법을 통해 계란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 간담회엔 의료계, 영양학계, 소비자단체, 식약처 관계자 등 다양한 식품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참석해 콜레스테롤 감소를 위한 올바른 식습관과 심혈관질환 예방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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