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최소 1조원 증자 추진

입력 2015-08-02 06:01  

급등 부채비율 끌어내리기 포석…"내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 예상"

올해 2분기에 3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금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과 관계당국에 따르면 대주주이자 주채권기관인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최소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적자로 4조5천억원대에서 2조1천억원대로 떨어지게 된 대우조선의 자기자본을 다시 끌어올리고, 급등한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도 낮추는 효과를 증자를 통해 낼 수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29일 잠정실적 공시에서 올해 2분기에 무려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1조2천억원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유동성과 앞으로 들어올 선수금 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조원이 넘는 2분기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회사채를 발행할 때의 부채비율 유지 의무조항에 따라 문제가 생길 수있다.

대우조선은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회사채 1조8천500억원 가운데 일부에 500%나 800%의 유지의무 부채비율을 설정했다.

1분기 기준으로 300%를 넘는 수준이던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하고 나면 이 유지의무 비율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부채비율이 700%대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003470] 이재원 연구위원도 "이번 적자로 자본총계가 4조5천억원에서 2조1천억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은 374%에서 800%대로 상승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900%에 근접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는 실정이다.

부채비율이 이렇게 높아지면 500%나 800%로 설정한 회사채의 채권자들이 상환요구에 나설 수 있고, 자칫 회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까지 갈 위험이 커진다.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대우조선 증자에 나서려는 이유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 부채비율이 8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회사채 문제가 복잡해지지 않도록 500% 선을 맞추려면 적어도 1조원 이상은 유상증자를해줘야 한다"며 "종전 부채비율(300%대)을 유지하는 데까지 이르려면 2조원 가까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최소 1조, 최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주요 신용공여원인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도 책임지고 해결할 예정이다.

RG는 선주가 선박을 주문할 때 미리 주는 돈에 대해 만일의 사고시 금융기관이환급을 보증해 주는 것으로, 여기서 경색이 발생하면 선박 건조 등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생긴다.

앞으로 대우조선의 정상화까지 필요한 추가 RG는 2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현재 남아있는 RG 한도가 크지 않은 만큼 상당부분을 무보에서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관리하고 원활하게 RG를 제공한다면 내년에는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에 대규모로 반영된 손실이 새로 경영진이 취임하면서 과거의 손해를 한 번에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의 성격이 짙은 만큼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기술과 생산 경쟁력을 고려하면 본연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경우 2016년 이후에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려면 비핵심 사업 부문을 서둘러 정리하는 등 과감한구조조정 과정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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