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해운사 모두 조건부 자율협약…용선료 협상에 '사활'

입력 2016-05-04 17:27  

채권단이 4일 한진해운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가결하면서 한진과 현대상선 등 양대 해운사가 모두 고난도 구조조정의 험난한길을 진행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가 "대한민국 구조조정 역사에 전례가 없는 어려운 길"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두 해운사가 진행할 구조조정은 만만치 않다.

그중에서도 두 해운사 모두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 회사의 자구노력 ▲ 용선료 재협상 ▲ 회사채 채무 재조정 ▲ 채권단 조건부 자율협약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채권단의 자율협약이 첫 관문이지만, 여기에는 용선료 재협상과 회사채 채무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회사채 채무 재조정이 비협약 채권자들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용선료 재협상은 사실상 상거래채권의 가격을 깎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구조조정절차에서 이뤄지지 않는 일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조조정에서 회사채 채무 재조정이 '가끔' 일어나는 일이라면, 상거래채권의 재조정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호황기에 비싼 값으로 계약한 용선료를 낮춰야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영업이익을 낼 수 있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 있기때문에 채권단과 두 회사는 용선료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용선료를 30∼35% 깎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온 현대상선은 데드라인을 5월 20일로 잡고 마지막 순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 결과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그동안 지급보증 요구를 해오며 완고한 입장을 보인 일부 선주들도 입장 선회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건부 자율협약이 가결된 한진해운은 당장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용선료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3개월 이상 해외 선주들과 줄다리기를 벌인 만큼,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도 비슷한 범위에서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용선주 중에는 일부 현대상선과 겹치는 곳도 있는것으로 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대상선의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사채권자들의 회사채 채무 재조정 역시 넘어야 하는 중요한 산이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7일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회사채 1천200억원의 만기 연장을추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다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에 맞춰 출자전환 등 현대상선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부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채권단에서 지원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사채권자들에게도 양보할 명분을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마지막까지 줄다리기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쪽이라도 동참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곧바로 실패로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먼저 희생을 할 수도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샅바 싸움'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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