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inance] 하영구 회장 "日·中과 경쟁하려면 금융외교력 높여야"

조연 기자

입력 2015-10-08 18:06   수정 2015-10-13 16:59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금융외교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공세를 펼치는 일본, 중국 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영구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어 업계로선 큰 짐을 덜었다"면서도, "이제는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융업의 해외 진출은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아가고 일관성있게 정책과 지원을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총괄할 `금융 대사`의 필요성도 피력했습니다.

하 회장은 또 당국 뿐 아니라 금융사 역시 한 CEO의 임기 내 과실을 기대한다면 실패를 되풀이 할 것이라며, 더욱 긴 안목을 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은행업권을 대변하는 연합회장이자,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금융사의 수장으로 10여년 한국씨티은행을 이끌어 온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에게 국내 은행들에게 필요한 해외 진출 성공전략을 물어봤습니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 성공 조건은 무엇이라 보시는지.

제일 중요한 것은 해외에 나가서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다.
두번째로는 해외 나가서 글로벌 금융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각자 진출하는 현지에 맞게끔 현지화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시중 은행들이 특히 취약하고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보기엔 3가지 모두 완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금융사들을 예로 들면, 씨티은행이나 JP모건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능력을 같춘 사람들을 양성한다. 물론 전문 인력을 진출 국가로 파견 근무시키기도 하지만, 조직 전체의 비즈니스 전략과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뿐, 그 외에는 현지 인력을 양성한다.

한국씨티은행을 예로 들어보겠다. 한국씨티은행 전 직원 5천명 중 외국 직원은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현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의 경우 한국 직원들이 외국에 나가서 근무하는 식인데다, 이 마저도 2년, 3년 순환 근무를 하다보니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현지인들을 더 많이 고용하고, 전문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


Q. 해외 진출시 유효한 전략은.

금융사의 해외 진출은 글로벌 은행들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이다. 벌써 글로벌 은행들의 해외 진출한 역사가 200년이나 된다.

국내 은행들의 경우 대부분 초기 투자 단계에서 우리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서 영업하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시발점으로 해외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진출한 국가의 현지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갖고 있는 경쟁력, 핵심역량이 뭔지 잘 살려야 한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손해보험 금융이 강한 은행은 해외나가서도 그 분야를 특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업은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규제가 많은 산업이다. 꼭 은행으로만 진출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캐피탈이나 벤처금융, 신용카드 등 이런 쪽으로 진출해 그 시장을 익힌 뒤 더 큰 은행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Q. 그간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이게 된 상황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기도 하지만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로 나가는 것인데, 여기서마저 국내서 하던 식으로 제한된 한국 고객을 상대로 제 살 깍아먹기 식 경쟁을 하면 또다시 레드오션화된다.

이제는 국내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단계는 지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할 때다. 진출한 국가 기업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단순히 기업 고객에 제한하지 않고 개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진출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Q. 은행들의 해외진출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기조도 달라졌는데..

해외 진출하는데 있어서는 금융당국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소해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갖고 있는 규제가 해외로 진출하는데 어떤 걸림돌이 있는지를 풀어가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진출하는 나라에 가서 어떻게 영업을 활발히 할 수 있느냐, 라이센스를 갖느냐가 숙제다.

이를 위해선 금융외교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금융외교를 잘 작동되게 하려면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에 경제적인 협력관계를 키우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일례로 미얀마의 경우 개발이 안 된 상태기 때문에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원조가 필요하다. 여기에 기술력을 제공하고 기업들과 함께 은행이 나간다면 국내 금융사가 그 나라를 진출하는데 직간접적인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더 금융당국에서 금융외교를 신경쓰기 위해서는 `금융 대사`같은 것을 하나 만들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진출하려는 국가와 금융관련 관계를 강화하고, 그 나라에 가서 인가를 받는데 적극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단 말씀이신가.

단기적인 전략의 실패의 좋은 사례가 바로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다. 이전에 은행은 물론이고 증권, 종합금융사, 리스사들이 굉장히 많이 해외로 진출했다. 하지만 업전략이 고객 위주가 아니라 투자형태로, 이머징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사는 것으로 영업하다보니 금융위기에 엄청난 손실을 봤다.

장기적으로 볼때 고객 상대 비즈니스를 해야하고, 긴호흡을 가지고 단기간의 엄청난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은 위기를 맞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200년의 해외진출 역사가 있는 글로벌 은행들을 살펴봐도 진출한 국가 시장 점유율이 5%가 채안된다. 그만큼 금융업이란 상당히 긴 시간을 요하는 비즈니스다.

금융당국 뿐 아니라 CEO도 진출하고 투자를 해서 본인 있을때 과실을 얻으려 해서는 쉽지 않다.


Q. 해외 진출을 두고 거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차별화를 강조하고 싶다.

모든 금융사들이 동일한 고객, 동일한 방법으로 진출한다면 성공의 확률은 굉장히 낮다. 진출 국가도 다양성 있게 차별화해야 하고, 한 나라에서 같이 경쟁한다고 해도 실제로 영업하는 비즈니스 라인을 다양화해서 상생해야 한다.

해외에서 궁극적으로 성공하려면 현지에 있는 은행을 인수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인수를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은행의 가치가 높아져야 좋은 자본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싼 은행들을 살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의 가치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성 향상이 우선이고, 국내 금융시장내 은행들의 수익성, 순자산대비 주가가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금융회사만의 노력이 아니라 금융개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정부당국의 협조와 금융소비자의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경제TV 기획시리즈 ①] 해외진출 반세기‥`빛과 그림자`

[한국경제TV 기획시리즈 ②] 험난한 K-파이낸스··"그래도 해외다"

[한국경제TV 기획시리즈 ③] K파이낸스‥`현지화·차별화가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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