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쥐어짜기 창조경제··창업센터 ‘왜곡’

입력 2014-09-19 17:09   수정 2014-09-19 17:11

# [리포트] 미리보는 구글캠퍼스..창업환경 ‘관건’

방송 후


<앵커>

구글이 내년 서울 강남에 창업가 지원을 위한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이 대구에 창업지원센터, 일명 삼성캠퍼스를 만들기로 하면서 원조격인 구글캠퍼스의 진짜 모습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구글캠퍼스를 현지 취재한 산업팀 유은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앞서 리포트에서 소개됐지만 구글캠퍼스 운영 원칙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구글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 구글 서울캠퍼스를 내년초 설립하기로 발표하면서 구글캠퍼스에 대한 관심 증대.

구글캠퍼스는 창업가들을 돕는 물리적 공간입니다. 즉 작업공간, 통신망, 카페 등의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멘토링과 투자자연결, 각종 세미나와 교육프로그램이 이뤄지는 창업준비생들의 창업생태계 허브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구글캠퍼스는 지난 2012년 3월 영국 런던에 최초로 설립이 됐구요, 곧 이어 같은 해 12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두 번째 구글캠퍼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텔아비브 구글캠퍼스를 직접 방문했는데요,

캠퍼스에 대한 구글의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로이 글래스버그 구글캠퍼스 매니저
“구글캠퍼스는 전세계적으로 구글 기업가정신을 배우는 곳이다. 다른 캠퍼스는 런던에 있고 캠퍼스 프로그램은 물리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센터가 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 창업 하이테크기술, 각종 사회 행사 등 관련 내용과 모임들의 지역 허브가 되는 것이 캠퍼스의 목적이다.”

텔아비브 캠퍼스를 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와서 음식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만남을 갖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현역 군인들도 와서 제대후 창업을 자유롭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창업가들의 만남은 주 단위로 이뤄지고 있고, 선배 기업인들로부터 상담을 통해 창업에 대한 어려움 해결과 수익증대 방안 등을 짜고 있었습니다.

구글은 이스라엘의 창업과 기술개발 열기가 워낙 뜨겁고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캠퍼스를 설립하고, 성공적인 창업이 되도록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특징은 이것을 통해 어떤 투자수익을 거두기 보다는 일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식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로이 글래스버그 구글캠퍼스 매니저
“우리는 창업기업들로부터 수익을 추구하거나 투자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벤처캐피탈이라면 어떤 기업이 이후 수익을 갖다 줄 것인지에 대한 기업선정에 구체적 기준이 있을 거다. 그러나 우리는 벤처캐피탈이 아니어서 창업가의 기업가정신을 보고 도움을 줄 기업선정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 가능한 많은 기업들이 이 지원 시스템을 누릴 수 있게 하려 한다.”

<질문2> 자, 그럼 내년 설립될 서울캠퍼스가 궁금한데, 설립 배경과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구글은 내년 서울캠퍼스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굴지의 외국기업이 창원지원센터를 세운다는 것은 반갑고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설립과정과 배경에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가장 창업열기가 뜨거운 국가인 영국과 이스라엘. 이렇게 두 곳에 캠퍼스를 세웠습니다. 이미 기술이 모여 있고 창업준비생들이 많은 곳에 지원센터를 세운 것.

신기술과 새로운 사업모델을 계속 찾아 나서야 하는 글로벌 수퍼파워인 구글 입장에서는 이런 지원을 통해 더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한국 상황을 보면, 정부가 창조경제 구호를 외치고는 있지만 아직 창업열기가 뜨겁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서울에 구글이 세계 3번째로 캠퍼스를 세울까요?

정부의 요청이 큰 작용을 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캠퍼스 설립 발표행사장을 찾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의 얘기를 잘 들어보시면, 정부의 생생내기와 함께 구애 수준의 갈급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구글)캠퍼스 서울의 설립은 작년 4월 대통령께서 구글의 CEO 래리 페이지를 접견하시고 나서 창조경제와 벤처생태계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눈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즉 구글과 한국정부가 공동으로 우리나라 창조경제 실현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함께 함께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구글측에 깊은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이런 중요한 오퍼레이션을 성사시켜주신 구글의 피차이 부사장께 큰 박수를 드리는게 어떻겠습니까? ...박수”

정부는 서울캠퍼스 설립을 창조경제 실현 사례로 홍보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는데요,
서울캠퍼스 규모는 약 2천제곱미터여서 8천제곱미터인 텔아비브의 4분의 1 규모에 불과하지만 미래부와 최 장관은 구글행사를 챙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업체들은 정부가 국내 업체들에게는 규제를 강화하는 반면 구글에게는 사실상 독점을 인정해주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정부와 구글의 이런 관계속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3> 최근에는 대구 삼성캠퍼스 설립 발표가 있었지요? 기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확대되는 모습인데, 앞으로 전국 17개 지자체에 기업과 연계해 모두 세운다구요?

<기자>

네, 정부는 전국 각 지역을 기업과 연계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인데, 첫 사례로 삼성이 대구와 연계해 창조경제단지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 뿐만 아니라 대전은 SK, 부산은 롯데, 경남은 두산, 인천은 한진, 광주는 현대차, 전남은 GS, 강원 네이버 등 내년까지 주요 대기업들이 전국 각 지역과 연계해 창업지원센터를 세웁니다.

그런데 문제는 각 지역의 기술개발이나 창업열기가 뜨거워서 그런 게 아니라 정부가 지역별 할당을 한 셈입니다.

지난 12일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대기업 수장들이 대거 모여 `17개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대한미국 전체가 창조창업국가로 거듭 태어나야 하며 17개 시도 하나하나가 창조경제 거점으로 재탄생되어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모든 지역에 설치하고 핵심 역량을 총집결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래부 뿐만 아니라 산업부, 중기청 등 여러 정부부처 지자체에서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각종 사업들을 연계해 추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혁신역량이 지역경제발전과 연계되기 위해서 지역과 관련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역량을 최대한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준비가 된 지역을 중심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단계적으로 추가 개소해서 내년까지 17개 시도 전국으로 이 센터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인위적인 창조경제, 쥐어짜기 창조경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구글캠퍼스는 텔아비브 시내, 마이크로소프트의 벤처센터는 인근 실리콘와디에 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서울 강남과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위치에 있는 겁니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투자를 기업이 알아서 하는 겁니다. 공기업 본사 이전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전국에 배치하듯이 기업들의 창업지원 캠퍼스 설립를 전국에 할당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정부는 각종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환경을 좋게 만들어주면, 이후에 기업들이 알아서 투자하고 젊은이들이 알아서 창업을 하는 게 경제의 선순환구조입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당할 문제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벤처센터 이사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잭 와이스펠트 MS 벤처센터 이사
“창업과 기업을 성공적으로 만드는데(환경조성에)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쉬운 것부터 보면 정부는 모든 곳 모든 사람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고 많은 정보에 대해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고용 관련 노동법과 세금 관련 규정을 적절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혁신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성공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

<질문 4> 정부는 미래성장을 위해 창조경제를 내세우고는 있는데 정말로 우리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특집방송을 준비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이스라엘 취재 중 제가 가장 놀란 것은 창조경제가 잘 되고 있다고 알려진 창조국가, 이스라엘에 ‘창조경제’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영어로는 Creative Economy 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실제 이스라엘 경제와 창업 현장에서는 이런 용어를 쓰지 않습니다. 환경 자체가 그렇게 조성되어 있는 겁니다.

미래성장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TV에서 특집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입니다. 23일 오후 5시 ‘미래성장의 조건’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합니다.

교육, 대학, 군대, 창업현장, 정부정책 등 이스라엘 경제의 선순환 구조 취재를 통해 우리나라 미래성장의 조건을 고민했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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