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뱅] 중국이 온다‥한국 반도체 '위협'

입력 2015-05-06 18:03   수정 2015-05-06 21:57

<앵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효자산업이던 철강과 조선은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보신대로
반도체가 나홀로 호조를 보이며 그나마 체면을 세워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요소들도 많은데요,
산업팀 신선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신 기자, 반도체 산업 현재 호황인건 알겠는데 우리나라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지요? 위기요소는 무엇입니까?


<기자>

메모리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이자 수출 1위 상품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름처럼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인데요. 단기 저장장치인 D램과 반영구 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가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합니다. 대표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0%가 넘습니다.

이러다보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나라들이 많은데 워낙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많은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손을 대기만 하면 조선이나 철강, 휴대폰까지 모든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었는데요. 지난달,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는 우리 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상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상률 리포트]

<기자>


스마트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대부분의 전자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중국도, 메모리 반도체만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메모리 반도체의 높은 기술력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래 전부터 정부가 직접 나서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중국 100대 대학에 반도체 관련 인력 1만 명을 육성중이며, 120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습니다.

과거 대만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던 것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인터뷰> 박재근 한양대 교수
"대만과 중국의 차이점 .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자본의 규모도 크지만 정부가 내수시장을 활용해 팔아주기 때문이다. 대만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했지만 중국은 주기적으로 내수시장에서 반도체를 교체만 해줘도 충분히 덩치가 커질 수 있다. 심각한 위기상황"


프로미스나 난야 등 대만 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던 시절, 업계는 이익률을 낮춰서라도 살아남아야만 하는 극심한 `빙하기`를 겪었습니다.

중국의 시장 진출로 인해 과거처럼 또 한 번의 빙하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시장을 키우고 인재를 공급하게 되면 2~3년의 기술차이 극복은 사실상 시간문제.

더구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신기술 개발 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사실상 기술 개발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기술력으로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다시 한 번 절실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박재근 한양대학교 교수
"결국은 기술력 차이를 벌려야 하는 수밖에 없다. 중국이 따라온만큼 다시 앞질러 나가게 되면 불가피한 치킨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재양성을 위한 지원을 게을리하면 기술발전은 없을 것"


중국의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최대 5배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하며, 반도체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탠딩> 박상률 기자 srpark@wowtv.co.kr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으로 격차를 벌려놓지 않으면 5년 뒤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TV 박상률입니다"



<질문 2>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건데,
중국이 갑자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중국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하고 있는데, 관련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TV 등의 분야에서 중국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지만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3년 기준, 중국이 반도체 수입에 들인 돈만 250조원. 원유 수입량보다 많습니다.

현재로선, 우리 기업과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차이가 7년에서 길게는 10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당장은 기술 격차가 있지만 중국 정부가 전면 지원에 나선만큼 기술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빠르면 4년 안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옵니다.

중국 일부 업체는 이미 일본 반도체 엔지니어 영입에 나섰고 국내 인력 영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반도체 공부를 하고 있어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게다가 중국은 반도체와 공정 과정이 유사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까지 있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오히려 한국보다 한 단계 우위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면 반도체 시장은 다시 치킨게임을 벌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면 누군가는 무너지게 됩니다. 과거 일본 엘피다, 독일 키몬다 등은 공급 과잉에도 생산량을 경쟁적으로 늘리다가 단가 하락에 못 이겨 파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승리로 끝난 건데요. 중국이 가담한다면 국내 기업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질문 3>

듣고 보니 우리에겐 큰 위협인데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기자>

먼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길게 유지해야합니다.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과 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후발주자에 역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와 기술 혁신뿐입니다.

다행인 것은 국내 업체가 기술 우위를 토대로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단 점입니다. 호황기에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투자로 공정기술, 양산능력의 우위를 계속 확보하겠다는 건데요,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만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집행할 예정입니다. SK하이닉스도 5조원 중반대를 투자합니다.

그러나 투자로는 부족합니다. 신 시장 개척 즉 수요창출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력 소비가 적은 ‘그린 반도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는데요, 가격은 5배 비싸지만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250배 빠르면서도 전력소비는 고속 동작 때 3분의 1, 대기 모드 때는 7분의 1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 처리속도 못지않게 저전력이 핵심이 되고 있어 향후 반도체 분야 대표적 먹거리로 꼽힙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친환경 제품’이란 이름으로 그린 반도체 전쟁에 가세했고, 인텔, 애플 등 글로벌 업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까지 쌍끌이로 가야합니다. 우리나라가 메모리 분야에선 절대 강자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선 존재감이 미약합니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는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를 잡지 않고는 반도체 최강이 될 수 없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 S6` 두뇌로 `엑시노스 7420`을 개발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첨단 미세공정기술인 14나노 핀펫 기술이 적용된 것인데요. 20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로, 최강자 퀄컴의 아성을 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설계 기술의 상당 부분을 해외 특허에 의존하는 만큼, 설계 능력을 키우고.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 외에 이미지센서(CIS) 등 다른 성장 분야를 키워야 합니다.

기술 특허 보호와 핵심 인력을 지켜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선 정부의 지원도 절실한데요. 첨단 분야의 인력 유출을 줄이려면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경영 환경과 규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진출, 분명 우리에게 ‘위기’입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바탕으로 한 번 더 높이 뛰어야합니다. 기회로 바꾸지 못하면 한국 반도체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앵커>

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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