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밝힌 ‘세월호 7시간 행적’...핵심 빠지고 내용 부실하고

입력 2017-01-10 18:43  


세월호 7시간 행적은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공개된 ‘세월호 7시간 행적’은 부실함 그 자체였기 때문.
박근혜 대통령 측이 1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15장 분량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답변서에는 일부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고 일부 구체적인 내용이 빠지는 등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고 발생 1천일만에 처음으로 행적을 문서로 정리했지만 내용 자체가 그간 청와대에서 발표한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짜깁기 수준의 부실 답변서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직접 관저 집무실로 찾아와 세월호 상황을 대면 보고했고, 점심식사 후 즈음에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세월호 관련 상황을 대면보고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답변서 바로 다음 장에는 "그날 관저 출입은 대통령의 구강 부분에 필요한 약(가글액)을 가져온 간호장교(신보라 대위)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직전 들어왔던 미용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기재돼 있다.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박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려면 관저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관저에 출입한 사람은 간호장교와 미용 담당자뿐이라고 해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 것이다.

또 도표까지 그려가며 박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오전 9시 53분부터 중대본을 방문한 오후 5시 30분까지 짧게는 3분, 길게는 41분 단위로 세세하게 적시했으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의 대면보고 시간은 넣지 않았다.
박 대통령측은 당시 최원영 당시 고용복지수석과 기초연금법 관련 국회 협상 상황을 보고하느라 10분간 통화한 기록을 증거로 명시했다.
하지만 국가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과는 7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시간대별 통화기록은 제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24시간 재택근무 체제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오전 9시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지는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해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일 중앙재해대책본부 방문이 지체된 이유에 대해서도 `경호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언급을 피했다.
사고 신고가 오전 8시 52분께 접수됐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게 오전 9시 19분인데 어떤 이유로 박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는 이보다 40분이나 늦은 오전 10시가 돼서야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
자료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께 박 대통령이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이후 오후 2시 11분 김장수 실장과 다시 전화 통화를 할 때까지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4시간 남짓한 해당 시간에 세월호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알 수 없다.
헌재는 박 대통령 측에서 제출한 답변서가 탄핵심판의 기초 자료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진성 헌법재판관은 이날 오전 탄핵심판 사건 3차 변론기일에서 "헌재가 요구한 것은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서 당일 행적에 대해 밝히라는 것으로, 답변서가 헌재 요구에 못 미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김장수 실장과 통화한 기록도 제출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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