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결승 2루타' 김태균, "11년 기다려주신 팬들께 보답해야죠"(종합)

입력 2018-10-22 23:10  

'9회 결승 2루타' 김태균, "11년 기다려주신 팬들께 보답해야죠"(종합)
벼랑에 몰린 팀 살린 적시 2루타…"경기에 안 뛸 때 더 지쳤어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균(36·한화 이글스)의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다.
동시에 3루 쪽 응원 관중석에서 주황색 물결이 일었다. 고척스카이돔은 한화 팬의 함성에 잠겼다.
김태균이 만든 함성. 예전에는 무척 자주 있던 일이다. 하지만 2018년에는 조금 더 특별했다.
김태균은 22일 서울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3-3으로 맞선 9회초 1사 2루, 넥센 히어로즈 우완 불펜 이보근의 초구 시속 144㎞ 직구를 밀어쳤다.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다. 김태균의 배트와 공이 파열음을 내는 순간부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던 한화 원정 팬들은 1루 주자 이성열이 홈에 도달하자 환희에 잠겼다. 한화 팬들은 김태균을 연호했다.
한화는 김태균의 결승타로 준PO 3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한 건, 2007년 10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PO 3차전 이후 무려 4천28일 만이다.
11년 만에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준PO 1, 2차전을 모두 패해 고개를 떨궜던 한화 팬들과 선수들이 드디어 어깨를 활짝 폈다.
김태균에게는 더 특별한 적시타였다.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린 김태균은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도 챙겼다.



상금보다 더 값진 건 "10년 동안 거짓말만 했던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것"이었다.
경기 뒤 김태균은 "매년 정규시즌을 시작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거짓말이었다"며 "팬들께서 11년을 기다려주셨다. 준PO 1, 2차전에서 패했을 때도 선수들을 격려해주셨다. '보살팬'이라고 불릴 정도로 멋진 팬들이다. 정말 감사하다. 꼭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한화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0·2011년, 2시즌 동안 일본에서 뛴 김태균이 2012년에 돌아왔지만 이후에도 한화는 가을 잔치의 구경꾼에 그쳤다.
김태균은 "솔직히 2007년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갈증이 크지 않았다.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서니 '가을야구가 이렇게 힘들고 귀하구나'라는 걸 깨닫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 젊은 선수들에게 '계속 가을야구 하는 팀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모처럼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김태균은 준PO 1,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준PO 1차전에서는 5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2차전에서는 대타로 나설 기회조차 없었다.
김태균은 "경기에 뛰지 않는 게 더 힘들 때가 있다. 매 이닝 대타로 나설 준비를 했다"며 "1차전이 끝났을 때는 집에 가자마자 쓰러졌다"고 했다. 경기에 뛰지 않을 때도, 김태균은 그만큼 긴장했다.




2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한용덕 한화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을 3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김태균의 선발 출전이 '뉴스'가 될 만큼 올 시즌 김태균의 팀 내 입지는 무척 좁았다.
김태균은 '안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는 2회초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이어갔다. 한화는 김태균 덕에 2회에 2점을 뽑았다.
그리고 승부를 가른 9회초, 김태균이 결승 2루타를 쳤다.
김태균은 더그아웃과 원정 팬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그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평소에는 쑥스러워서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다. 지금 생각하니, 쑥스럽다"고 웃었다.
하지만 김태균의 수줍은 세리머니는 이번 가을 한화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될 수 있다.
김태균은 개인 통산 2천29안타, 303홈런을 친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는 후배들 덕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여전히 후배들에게 김태균은 '의지가 되는 선수'다. 그리고 극적인 순간에 김태균은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줬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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