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핀 봄꽃의 향연

입력 2015-03-09 07:01  

국내 벚꽃여행

제주·진해·하동 화개



[ 최병일 기자 ]
봄에 피는 다양한 꽃 중에서도 벚꽃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도 아름답지만 바람결에 꽃비로 질 때 더욱 진한 여운을 준다. 벚꽃 잎이 하늘거리며 떨어지는 모습은 어딘지 애잔하면서도 사무치게 아름답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잠시 머물다 스러지는 벚꽃에는 비장미까지 스며 있다. 이제 벚꽃 개화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즐길 시간이 짧은 만큼 미리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은 필수. 마음 급한 상춘객들은 한국보다 벚꽃이 먼저 피는 일본으로 떠날 계획도 짜고 있다. 가슴까지 핑크빛으로 물들일 한국과 일본의 벚꽃 명소로 가보자.

왕벚꽃으로 더욱 화사해지는 봄

벚꽃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 중 하나가 ‘왜색이 짙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벚꽃의 원산지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벚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왕벚꽃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제주도다. 원산지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생지 여부다. 일본의 벚꽃 자생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제주도 한라산에는 자생 벚나무로 확인된 것만 200그루가 넘는다. 산림청이 일본과 한국 벚나무의 DNA를 분석한 결과 제주 왕벚나무와 일본 벚나무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가져간 것이 일본의 벚꽃인 셈. 따라서 원조인 우리가 벚꽃놀이를 백안시할 필요가 없다.

국내에서 벚꽃이 가장 먼저 피는 제주도는 오는 27~29일 제주시 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제주 자생종인 왕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꽃잎이 크고 화사해 더 화려한 벚꽃축제를 즐길 수 있다. 듬성듬성하게 피지 않고 2~3일 사이에 확 피어나기 때문에 무척 화려하다.

축제 기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주최 측은 왕벚꽃 축하 퍼포먼스, 노래자랑, 패션쇼, 퓨전 국악행사 등을 마련한다. 즉석 사진 전시경연대회, 축제캐릭터 상품 만들기 체험, 왕벚꽃 천연비누 만들기 및 염색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상시로 운영되는 전시관에서는 봄꽃 전시 및 판매장이 마련되며 제주시 7대 왕벚꽃명소의 사진전도 열린다.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064)728-2751~6

이제는 벚꽃 축제의 일번지로

벚꽃축제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가 경남 진해다. 매년 봄이 되면 200만명 이상이 진해를 찾아올 정도로 전국 규모 축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36만그루 왕벚나무의 새하얀 꽃송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릴 때면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꽃비 속에 한데 어우러지며 축제의 장관을 이룬다.

올해로 53회를 맞는 진邈뵉陸┛?3월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1~10일 진해구 중원로터리 및 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군항제는 1953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 군항제에서는 해군창설 70주년과 충무공 탄신 4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함께 열린다.

‘2015 네이비룩(Navy Look) 페스티벌’은 해군 창설일인 1945년 11월11일 이후 장병들이 입었던 다양한 군복을 모델들이 입고 나와 시대 순으로 보여주는 군복패션쇼다. 육·해·공 3군과 해병대 의장대, 염광여자메디텍고교 밴드부가 절도 있는 의장 시범을 보여주는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이 4월3~5일 진해시내 곳곳에서 개최된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4월5일 진해공설운동장 상공에서 약 20분간 곡예비행을 실시한다.

밤에는 더욱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다. 밤바다와 만발한 벚꽃을 배경으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멀티미디어 불꽃쇼, 밤 벚꽃과 조명이 어우러지는 별빛축제가 여좌천과 제황산공원에서 열린다. 창원시는 상춘객의 편의를 위해 마산역과 진해역을 오가는 ‘벚꽃 셔틀열차’도 운행할 계획이다. 진해군항제 축제지원담당 (055)225-2341

화마에도 꽃잎은 지지 않는다

꽃샘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 경남 하동군 화개에는 벚꽃이 십리에 날린다. ‘화개 10리 벚꽃길’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약 6㎞ 구간을 가리킨다. 1931년 화개면 주민들이 벚나무 1200그루를 심은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특히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손잡고 이 길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 일명 ‘혼례길’로도 불리며 연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올해 ‘화개장터벚꽃축제’는 벚꽃이 벙글거리기 시작하는 4월3~5일 화개면 119지역대 앞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말 화개장터에 대형 화재가 나 축제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복원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4월3일 재개장할 예정이다. 하동군은 재개장일에 ‘화개장터’를 부른 가수 조영남 씨를 초청한다.

축제 기간 길거리 씨름대회, 읍면별 장기자랑이 이어지며 하동녹차 및 농특산물 홍보관도 운영된다. 또한 화개마을 사람들이 직접 생산한 지리산의 향긋한 봄나물을 맛볼 수 있으며 은어회, 재첩국, 참게탕 등 향토음식도 판매한다. 화개면 청년회 (055)883-5715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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