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민, 세상을 바꾼 ‘이태석 신부’가 되어 돌아오다

입력 2013-08-23 10:04  


[이슬기 기자/사진 정영란 기자] ‘남자가 사랑할 때’, ‘미스터 온조’, 이번에는 ‘사랑해 톤즈’다.

홍경민은 더 이상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뮤지컬인이다. 2013년 올 한해만 해도 벌써 3편의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2006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뒤 벌써 7년간 관객들을 만나온 그는 이제 무대에서 긴장감보다도 편안함을 먼저 느낀다.

“이제 목사님 역할만 해보면 종교계의 트리플크라운이에요”. 프로필 촬영을 마친 홍경민은 장난스러운 어조로 운을 뗐다. “이전에도 원효대사 역할을 한 적이 있거든요. 저는 종교가 없는데 참 재밌는 일이죠”

“원효대사님도 그렇고 이태석 신부님도 그렇고 사실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인성을 가진 분들이 아니시잖아요. 그런 분들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사랑해 톤즈’는 이 신부님이 만드신 음악이 워낙 좋아서 그 부분에도 많이 끌렸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아무래도 동질감 같은 것들이 느껴지더라고요”

뮤지컬, 사랑해 톤즈


홍경민이 만들어 보일 이태석 신부는 어떤 사람일까. ‘울지마 톤즈’와는 또 다를 ‘사랑해 톤즈’에 임하는 그의 생각을 물었다. “이태석 신부님이 마냥 진중하고 무거우신 분이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저와는 너무 달라서 연기에 집중하기도 어려웠을 테고요. 그런데 다큐멘터리를 보니까 활기 넘치고 열정적이신 분이더라고요. 유머러스하시기도 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도 크셨고. 그런 점들이 가깝게 다가왔어요”

“이 신부님이 하신 일들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들이지만 그렇기에 감동적이기도 하잖아요.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음으로 다가갔던 거니까요. 그 감동을 빼고는 ‘사랑해 톤즈’를 이야기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극 자체는 웃음코드도 많고 그 분의 지극히 인간다운, 장난기어린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진한 감동이 있어요”

‘사랑해 톤즈’에 대한 홍경민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일단 스토리라인이 굉장히 좋아요. 웃음이면 웃음, 감동이면 감동을 전하는 흐름이 좋아서 웃고 싶을 때 웃고 감동받을 때 울면서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연출도 좋고요. 음악은 말 할 것도 없죠. 창작뮤지컬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건 아주 잘 아는데. 굉장히 유쾌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니까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될 것 같아요. 자신 있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모두 그럴 걸요”

홍경민은 물론 연출 이하 전 배우가 똘똘 뭉쳐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인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상대역은 아니지만 윤복희 선생님이 계신 게 도움이 많이 돼요.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베테랑이시니까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조언을 아끼시지 않고요. 후배들이 거리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이모티콘같은 것도 많이 사용하시고. 처음에 제가 선생님, 하고 인사 드렸더니 가르쳐준 것도 없는데 무슨 선생님이냐고 손을 내저으시더라고요”

창작뮤지컬, 사랑해 톤즈


“이번이 일곱 번째 뮤지컬인데 그동안 했던 작품도 전부 창작뮤지컬이었어요. ‘아, 나는 창작만 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멋있겠는데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외국뮤지컬도 제안을 받았었는데 상황이 맞지 않아서 못했죠. 딱히 창작만 하겠다고 선을 그어둔 건 아니지만 어쩐지 그렇게 됐네요. 그렇지만 창작뮤지컬만의 매력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얼마든지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유명한 작품처럼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된다면 그걸 처음에 만들어서 작품 했던 게 나라는, 우리라는 뿌듯함도 있을 것 같고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렇게 된 작품은 없는데 또 모르죠. 앞으로 더 좋은, 더 사랑받는 작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짐짓 담담하게 말하는 그에게서는 창작뮤지컬에 대한 애착이 진하게 묻어났다.

“초연일 때는 더 그래요. 내 자식 같고, 가족같고 그렇죠. ‘사랑해 톤즈’는 첫 공연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하고 있는 바가 있기도 해요. 종교적인 걸 떠나서. 저는 종교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원효대사도 했고 그런데 여기에는 ‘카톨릭이라서, 신부님이라서’라는 이유와 상관없이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얻을 수 있는 감동과 가르침이 있어요. 그건 만국공통이죠”

“지금까지 드라마와 K팝이 한류를 알려왔다면 이제 더 깊이 있는, 또 다른 한류가 시작될 차례가 아닐까요. 그 초석이 ‘사랑해 톤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다들 사는 게 힘드시잖아요. 진정한 힐링에 많은 관심을 보이시는데 감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삶에는 어느 정도 감동이라는 감정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자신을 다잡고 주위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요.”

홍경민과 음악, 그리고 음악 외의 것


홍경민은 올해로 데뷔 16년차에 접어든다. 그야말로 만능엔터테이너의 전형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활동을 보여준 그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고 말한다. 라디오 DJ,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도전해보지 않은 분야를 꼽기가 더 어렵다. 그런 일말의 고민 없이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외친 것은 바로 ‘불후의 명곡’이다. 그야말로 가수다운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일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적게는 시간이 3분 정도로 편집될 때도 있거든요. 불후의 명곡은 시간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내가 무대를 구성하기 위한 거의 모든 여건도 제공해줘요. 마음껏 무대를 만들어볼 수 있으니까 최선을 다했고, 제작진도 제가 열심히 준비해오는 걸 좋게 봐주셔서 잘 맞았어요. 무대를 통해서 절 다시 봤다는 사람도 많고요” 당분간은 뮤지컬 때문에 출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진심이다.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프로그램일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접속 무비월드’를 꼽았다. “오랫동안 진행하기도 했고 연기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영화를 다 본 것 같아서 잘 안 보게 된다는 단점이 있기도 했지만요. 아. 그 때 정말 재미있어 보여서 딱 한 번 보러갔던 영화가 있었어요.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별로인 거예요. 제 소개를 보고 오셨을 관객분도 있었을 텐데 정말 사과하고 싶더라고요” 홍경민이 아니라면 생각조차도 하기 힘든 재미있는 경험이다.

도전해보지 않은 분야가 없을 것 같은 홍경민이지만 의외로 연극을 해 본 적은 없다. 배운 적도 없고 해야 할 이유도 어떻게 보면 없을 수 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한번은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무대연기는 뮤지컬과도 다르니까 무대에서 대사를 전달하는 요령같은 걸 배워보고 싶어요. 그것말고는 또… 홈쇼핑은 안 해봤나. 그 외에는 거의 다 해봤을 거예요”

“그래도 역시 제 업은 음악이에요. 노래하고 음악하는 것. 제가 했던 다른 것들에 ‘도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이건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에요. 너무 당연한 거니까요”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생에 음악이 없는 삶은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갑자기 무슨 사업 같은 것에 빠져서 그쪽으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저는 늘 지금처럼 살 거예요. 가수라는 건 그런 것 같아요”
(메이크업&헤어/ 박호준헤어청담 나미에 원장, 테오 부원장, 이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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