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꾼’ 현빈, 조금 더 능글맞게 조금 더 유쾌하게

입력 2017-11-22 08:00  


[임현주 기자] “변신이 아닌 발전을 위해서였어요.”

능수능란하다. 영화 ‘꾼(감독 장창원)’에서 배우 현빈은 ‘의심을 해소시켜주면 확신이 된다’는 신념으로 치밀한 계획을 짜 사기꾼들을 꾀는 황지성 역을 맡았다. 여기에 능글능글한 웃음과 치명적인 보조개로 관객들까지 속인다.

그간의 작품 속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사기꾼 캐릭터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 현빈. 지난 13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지성이는 ‘변신’이 아닌 ‘발전’이었다고 의외의 답변을 전했다. 

“전에 이런 역할을 했으니 이번엔 다른 역할을 해야겠다는 건 없어요. 다만 발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사소한 것부터 큰 것들까지 찾아가는 거죠.”


영화 속 지성이는 두둑한 베짱은 기본이고, 완벽한 사기를 위해 특수 분장까지 소화하는 영리하고 세련된 사기꾼이다. 표현하는 데에 고됐을 법하다. 이에 현빈은 영화 속에서 튀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황지성은 다른 꾼들과 생활하면서 머릿속에 있는 것을 오픈하지 않아요. 말 한마디로 의구심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안 튀는 게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대사를 가지고 어떻게 놀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성이의 능청스러움과 유연함이 대사로 다 보여 지니까. 근데 그게 반전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어서 감독님과 항상 상의하면서 농도를 조절해갔죠. 힘든 촬영장은 아니었어요. 머리 쓰는 게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죠.”

6인의 꾼들 중에서 현빈은 왜 지성이어야만 했을까. 이에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봐요. 또 내가 맡은 인물이 이야기 안에서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도 보고. ‘꾼’에서 지성이가 반전을 주잖아요. 그게 주는 재미가 재밌더라고요.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해주실지 궁금하고 기대되기도 하고요”라며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로 ‘이야기의 반전’을 꼽았다.

반전은 영화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배우 현빈에게도 해당됐으니까. ‘역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만추’ 등 톤이 다운된 무게 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이와는 상반된 톤의 황지성을 선택하게 된 현빈의 반전이 그 이유에서다.

이에 현빈은 “20대 때는 보고나면 여운이 남고 메시지가 있는 작품에 끌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화생활을 하러 오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시 쉬고 싶어서 오신 게 아닐까? 메시지 있는 생각을 요하게 되는 영화들을 보고 싶어 할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나고 보니까 제가 오락영화를 하고 있더라고요. 일부러 그런 기준점을 가지고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웃음) ‘꾼’은 무겁지 않은 경쾌한 오락 영화라 생각해요.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따로 없고요. 그냥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또한, ‘꾼’의 매력 중 하나는 배우들의 합. 각양각색 매력을 지닌 꾼들의 신선한 조합과 이들이 펼치는 팀플레이가 흐트러짐 하나 없이 완벽하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아요. 모난 사람이 한명도 없었어요. 연기하면서 그게 분명 작용했던 것 같아요. 힘들 때면 같이 이야기하는 걸로 풀었어요. 공통분모가 있어서 그런지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부분이 빨랐죠.”

그렇다면 평상시 현빈 만의 리프레시 방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하자 그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여행”이라 답했다.

“어디든 좋아요. 쉴 때 여행가고 싶어요. 제대한 이후로 1년에 1~3개 정도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찍고 있어요. 체력적으로 보충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요. 행복한 순간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꾼’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돼요. 그게 행복이라면 행복이라 할 수 있겠죠?”

‘꾼’ 외에도 ‘창궐’ ‘협상’ 등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현빈. 이 같은 현실에서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고 의심이 들 때가 있을 법했다. 이에 현빈은 “계속 그러죠. 매번 반복이에요”라 설명했다.


이번 영화 ‘꾼’ 속 “의심이 해소되면 확신이 된다”는 대사가 있다. 배우 현빈에게 이 대사를 빌어 연기에 의심이 들 때 어떻게 확신을 하는지 물었다. 

“어떤 일을 할 때 의심이라기보다 이게 맞는지 아닌지 저한테 계속 질문을 해요. 촬영이 끝나고 오케이 사인이 나면 ‘이게 맞나? 최선의 표현 방법이었을까?’하는 이런 생각은 늘 있거든요. 연기에 대해서 의구심과 후회는 늘 남아요. 그럴 때 확신이라기보다 제가 아는 범주 내에서 합리화를 하면서 지나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괜찮았어’ 또는 ‘다음에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하면서.”

이처럼 의심과 후회가 매순간 남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빈은 이렇게 말한다. “‘연기’는 저의 일부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직업으로 단정 짓기에는 더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어요.”(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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