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중을 끌어 모으는 박보영의 특별한 힘은 어디서 나올까

입력 2017-04-24 07:53   수정 2017-06-14 15:32




배우 박보영이 매우 특별한 힘을 보여줬다.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 타이틀롤로 나서서 성공을 거뒀다. 박보영은 영화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 그리고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인생작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제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드라마가 잘 되려면 세 가지 이상의 것들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하시는데, 장말 운이 좋게도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지난 15일 16회를 끝으로 인기리에 막을 내린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 분)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작품이 끝나면 앞으로 어떻게 할 거에 대한 부담 있어요. 그동안은 대중이 원하시는 것보다, 제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드라마는 찾아가는 부분이 많아요. ‘힘쎈여자 도봉순’은 내가 원하는 것과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맞아 떨어진 작품이에요.”

‘힘쎈여자 도봉순’은 이전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순수 괴력녀 도봉순을 여성 영웅으로 앞세워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누가 봐도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작고 여린 체구의 도봉순이 불의를 마주하는 순간 참지 못하고 악인들을 응징하는 모습으로 모두를 통쾌하게 만든 것.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괴력이 고민이고 번번이 취직에 실패해 좌절하는 도봉순 캐릭터는 현실적인 면모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감독님이 너무 재밌으세요. 촬영을 하면서 흐뭇하게 웃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감독님이 주성치 영화를 정말 좋아 하세요.”

박보영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드라마 속의 캐릭터가 아닌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작은 디테일에도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이기에 드러나는 연기는 물론 캐릭터 역시도 살아 숨 쉰다. 배역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도 듣고, 책도 보고,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나중에 연기에 대입해요. 비 오는 날을 안 좋아 하는데, 비 오는 날 버스를 타고 구경하는 것은 좋아해요. 창밖을 바라보면서 버스의 덜컹거림을 느끼는 것이 좋아요. 가끔 잠이 안 올 때 첫차를 타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도봉순 캐릭터를 살리는 데는 박보영의 기여가 컸다. 특유의 사랑스러운 외모와 귀여운 매력이 괴력녀라는 반전 캐릭터를 살리는 데 제격이었다. 도봉순은 특히나 여자는 약하다는 편견을 전복시키는 인물로, 캐릭터의 의외성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힘인 만큼 캐스팅이 중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는 대중이 원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해요. 점점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요.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박보영이 ‘힘쎈여자 도봉순’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작 ‘오 나의 귀신님’으로 히트를 쳤는데, 또 한 번 판타지 캐릭터가 이어진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캐릭터의 반복은 배우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것 중 하나다.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공백기가 길어요. ‘조금 욕심을 줄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의 도전은 큰 성과를 냈다. 신선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힘쎈여자 도봉순’은 JTBC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로 출발해서 8회에서는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 10%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수도권 기준으로 10%를 돌파하면서 최고 흥행 드라마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뭘 하더라도 시청률 얘기가 나올 것 같아요. 부담을 지우려고 해요. 시청률은 운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방송사도 안 정해졌었어요. 하지만 진짜 하고 싶었어요.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캐릭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방송사가 정해지기까지 기다리기가 쉽지가 않았어요. ‘아직 내가 이런 것을 하기에는 욕심이구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고민이 있었죠. 방송사가 정해지고 다음에 남자 주인공이 캐스팅되기까지도 초조했어요. 캐릭터 비중에 대해서도 작가님께 말씀 드렸는데, 그 과정도 힘들었어요.”

박보영과 박형식은 레전드 로코 커플로 떠올랐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로코 퀸’에 등극한 박보영과 여러 작품을 통해 츤데레 매력을 선보였던 차세대 ‘로코 킹’ 박형식의 만남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배우들 간의 케미가 가장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각자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상대방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시청률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 박보영과 박형식은 드라마 내내 실제 연인 같은 달달한 케미를 자랑하며 안방극장을 설레임으로 물들였다.

“사실 봉순이가 모태솔로였는데, 갑자기 사랑을 하니까 당황스러웠어요. 사귀고 나서 바로 ‘자기야’라고 하더라고요. 잘 어울림에 있어서 왔던 고비였던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사랑에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형식이가 부담을 느끼더라고요.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고 하자고 했어요. 부담감을 안 가지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부담감을 주더라고요. 열심히 여유 있는 척, 아는 척을 했어요. 형식이는 그냥 민혁이 인 것 같다고 했어요. 나중에 많이 편해지니까 그 자체를 즐기더라고요. 스태프 언니도 ‘사귀는 거 아니야’라고 했어요. 저희는 일에 충실했어요. 형식이가 눈빛이 좋은 배우예요. 꿀이 뚝뚝 덜어지는 눈빛이요. 지수도 성격이 국두와 비슷했어요. 말투도 그랬고요. 항상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더라고요. 지수는 실제로 누나가 있어서 ‘누나’라는 말을 잘 하는데, 형식이는 ‘봉순아’라고 불렀어요. 저도 ‘민혁아’라고 불렀죠.“





작은 체구와 동안 외모의 소유자로 ‘뽀블리’라는 별명답게 사랑스러움과 귀여운 매력을 한껏 발휘하며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 11년 차 배우 박보영은 2006년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왔다. 드라마 ‘비밀의 교정’, ‘달려라 고등어’ 속 귀엽고 풋풋한 여학생의 모습을 선보인 박보영은 2007년 사극 ‘왕과 나’를 통해 고등학교 3학년의 나이에 아역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08년 드라마 ‘정글피쉬’의 주인공을 맡아 신인임에도 불구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 받았으며, 드라마 ‘최강칠우’, 영화 ‘울학교 이티’, ‘초감각 커플’ 등에 출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사랑 받았다. 특히 2008년 83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과속스캔들’을 통해 각종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일약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으며 영화 ‘시선 1318’, ‘미확인 동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또한 700만 관객을 기록한 2012년 영화 ‘늑대소년’으로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2014년 ‘피끓는 청춘’, 2015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에 출연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이렇듯 주로 충무로에서 활약하며 사랑을 받아온 박보영은 2015년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팔색조 매력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드라마를 통해 선보인 패션 아이템, 헤어스타일 등이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사랑스러운 말투와 행동, 애교까지 유행하며 박보영은 최고의 ‘대세녀’로 자리매김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을 하기 전에는 지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많이 알아봐 주세요. ‘잘 안될 경우 여기가 끝이 구나’라고 생각도 했어요.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있어요. 일을 할 때는 예쁜 척을 많이 하더라고요. 체구가 작고, 외소하고 말 잘 듣게 생겼고, 그렇지만 아니에요. 멍 때리고 있으면 ‘기분이 안 좋냐’는 말을 들어요. 집 밖에 나가면 일하는 모드로 돌입하죠. 힘들더라고요. 이제는 내려놓고 살아요.”

박보영은 선배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배우는 평생 자신의 연기에 만족 못하는 존재들이다. 때문에 그들은 언제까지나 미완성의 존재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타인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면 점점 진심이 담긴 연기를 하게 마련이다.

“모니터를 하면 잘 안된 것들이 보여요. 선배님들과 연기를 할 때는 계산을 안 해도 되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생각지도 못한 대사를 하세요. 반성하고 슬펐던 시간이 많았어요. 분량이 많아서 해야 할 것이 많았죠. 체력적으로 한계도 왔고요. 계속 드라마를 하시는 선배님들이 존경스러웠어요.”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박보영에 대한 러브콜이 뜨겁다. 각종 드라마, 영화, 방송 프로그램, CF는 물론 해외 프로모션 등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기에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활약할 박보영을 기대하게 만든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가 가지고 있는 포부는 무엇일까.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수 있는 것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양한 작품을 만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안정적인 것을 선택할까봐 걱정이에요.”

재능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건 참 즐겁다. 박보영과의 만남은 그런 이유로 앞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외모와 연기 그리고 흥행까지 꽉 잡은 박보영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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