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리포트]'응답하라1988'에 응답할 수 없는 불편요소 세 가지

입력 2015-11-27 09:43  

사진 tvN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1988(이하 응팔)`은 시작 전 잡음이 많았다. 주인공 캐스팅 논란부터 담당 PD의 `망할 것이다`는 발언까지. 아무도 `응팔`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방송을 보니 생각보다는 반응이 좋다. 하지만 인기가 좋다고 해서 논란이 없을 수는 없는 터. 허구를 다루는 드라마지만,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몇몇 설정들이 있어 짚어봤다.

▶`모두 다 비켜` 미친X 설정

사진 tvN

극 중 이일화와 성동일에게는 성보라(류혜영), 성덕선(혜리), 성노을(최성원)이라는 세 명의 자녀가 있다. 그중 큰 딸 보라와 작은딸 덕선은 하루가 멀다 하고 머리채를 잡고 싸운다. 부모나 이웃집 사람들이 있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기분대로 성질을 내고 싸우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성보라 보기 불편하니 유학 보내버려라, 욕설이 너무 난무해서 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형제들은 실제로 저렇게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에 부모나 이웃 어른들이 있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싸우는 설정은 보기 불편함이 틀림없다. 또한, 성보라는 동생에게만 성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엄마인 이일화에게도 소리치며 무례하게 굴어 더욱 눈살이 찌푸려진다. 유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쌍문동에 왜 유독 보라만 `지나치게` 까탈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었는지 아쉽다.강한 성격의 보라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는면도 있지만, 정도를 넘어선 `미친X` 행세는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 교칙 따위 무시, `내 마음대로 집에 간다`

사진 tvN

1988년에는 휴대전화가 없었다. 학교에 있는 자녀에게 연락하려면 교무실을 통해 알려야 했다. `응팔` 2화에서는 토요일이라 언니 보라가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사실을 안 덕선이가 언니의 옷을 몰래 입고 학교에 가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지만 보라는 일찍 귀가했고, 자신의 청재킷을 찾았다. 엄마 이일화는 보라의 성질에 벌벌 떨며 쌍문고 주임 선생님인 동룡이 아버지에게 연락하고, 주임 선생님은 덕선이의 남동생 노을이에게 사실을 전달한다. 수업 중이거나 자습 중이었을 텐데 노을이는 쌍문여고까지 슬리퍼를 신고 냅다 뛰어 누나 덕선이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덕선이 역시 학교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집까지 뛰어가 엄마에게 청재킷을 건넸다. 학원도 아니고 학교에 있어야 하는 시간에 `언니가 성질을 부려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에 갔다는 건 억지스러운 전개임이 틀림없다. 전화가 없어서 직접 오가야 했던 80년대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당시에도교칙이라는 게 있던학교일 텐데 그런 것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캐릭터로 덕선을 표현해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적나라한 흡연장면, 이대로 괜찮은가

사진 tvN

`응팔` 6화에서 성보라가 집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이 방송됐다. 창문을 열고 숨겨둔 담배를 꺼낸 후, 도너츠 모양을 만들며 대범하게 담배를 피웠다. 이외에도, 40대가 된 성보라(전미선)의 등장 장면에서도 흡연신이 전파를 탔다. 성인인 보라의 흡연 장면은 설정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모자이크처리 하지 않고 적나라하게 방송에 내보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방송통신심의 규정상 모든 흡연 장면이 심의 대상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방송사는 자체 모자이크 처리 방식으로 흡연 장면을 처리하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에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방송에 내보내기를 권장하고 있다. 공중파보다는 규제가 약한 케이블이라고 하지만, 10%의 시청률을 자랑할 만큼 많은 시청자가 보고 있고, `응팔`은 15세 이상 관람가이기 때문에시청자들 중에는청소년도 많은 게 사실이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장면을 그대로 노출해 방송했다는 점은 그냥 넘어가긴 불편한 장면이었다.


드라마는 1988년 당시소방차와 무한궤도, 88서울올림픽, 탈주범 사건 등을 다루지만, 이전 시즌에 비한다면 디테일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드라마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신원호 PD 역시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인터뷰를 하다 보니 모두들 기억들이 다르더라. 기억의 차이가 커서 고민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완벽하지 않은 복고 재연에도 불구하고`응팔`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방송에서 보여준 80년대 개그를 초등학생들이 따라 하기도 하고, 유명하지 않았던 배우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드라마인 만큼 설정에 좀 더 유의해야 할 것이다. 보라도 사랑에 눈을 뜨면서 좀 더 유순한 캐릭터로 바뀌어 갈 예정이라고 한다. 남은 분량은 좀 더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구성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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