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북 현대 상하이 원정 득점없이 비겨, 9월 시원한 앙갚음 다짐

입력 2016-08-29 12:16  

▲전북와 상하이 상강 경기 결과를 알리는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www.the-afc.com) 첫 화면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 초반 뜻밖의 결단을 내려야했다. 믿었던 살림꾼 이호가 무릎을 감싸쥐며 쓰러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의 역할을 이어받을 교체 선수가 없었다. 그만큼 전북의 공격 역량을 믿었던 것이다. 거기서 김신욱이 교체 선수로 들어갔다. 이 사실만으로도 전북이 상하이에 날아간 이유가 분명해졌다. 반드시 골을 넣어서 이기겠다는 뜻이었다. 비록 그 뜻이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안방에서 경기 내내 `닥공`을 펼치며 큰소리 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다음 달 13일 열리는 2차전을 위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한국)가 한국 시각으로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까지 정규리그에서 27경기 무패(16승 11무, 50득점 28실점) 기록의 신화를 거침없이 써내려가고 있는 전북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다리오 콘카, 엘케손, 헐크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축구 클럽에서 보기 드문 1급 실력자들을 데려오면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하이 상강과 4강 진출권을 다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상하이 상강은 유능한 공격형 미드필더 다리오 콘카와 헐크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이번 1차전에서 홈 경기이지만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전북은 까다로운 원정 경기 조건 속에서도 특유의 `닥공` 축구를 힘차게 내세웠다. 이동국이 맨 앞에서 공격을 주도했고 왼쪽의 레오나르도와 오른쪽의 로페즈가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한 것이다. 가운데 미드필더 삼각형은 신-구 국가대표 트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탄탄한 인물(김보경-이호-이재성)들이었다.

외형상으로 4-1-4-1 포메이션을 표방했으니 전북으로서는 매우 미끄러운 잔디 상태를 감안하면 큰 모험을 시도한 셈이었다. 그래도 전북의 `닥공`은 주춤거리지 않았다. 37분에 로페즈와 레오나르도가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을 전개하면서 상하이 상강 골대를 때리는 위협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레오나르도가 기습적으로 받아찬 오른발 감아차기가 상대 골문 오른쪽 기둥을 때려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상대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아찔한 순간이었다.

후반전에도 로페즈의 역습 드리블 속도는 압권이었다. 하지만 상하이 상강에도 K리그 클래식 수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한국인 센터백 김주영이 버티고 있었으며 그의 단짝 쉬커가 끈질기게 커버 플레이를 펼쳤다.

50분에 이호 대신 들어온 김신욱이 전북의 트윈 타워 위력을 더해주었지만 김보경의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돌려넣으려고 한 공이 상대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으며 그 순간 밀기 반칙까지 선언되어 더 큰 아쉬움을 토로해야 했다.

68분에는 상하이 상강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이어졌다. 다음 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최종 예선 한국과의 경기에 뛸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국가대표 공격형 미드필더 우레이가 기습적으로 빠져들어오면서 전북 골문을 노린 것이다. 왼발 슛 타이밍이었지만 이 순간을 놓친 우레이가 바로 다음 동작에서 전북 수비수 김형일에게 막히고 말았지만 전북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프리킥 세트 피스 순간에도 상하이 상강 미드필더 루웬준의 위력적인 오른발 감아차기가 날아들었지만 전북 골키퍼 권순태가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그 공을 쳐냈다.

후반전 초반 전북의 역습 상황에서도 로페즈의 패스를 받은 오른쪽 풀백 최철순이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노렸지만 상하이 상강 얀쥔링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며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다.

양팀은 이렇게 1차전을 득점 없이 끝냈기 때문에 다음 달 13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뿌리고 배수도 잘 안 되어 미끄러웠던 상하이의 그라운드 상태를 감안하면 자신들에게 익숙한 전주성 잔디 위에서 전북 선수들이 시원스러운 `닥공`을 펼칠 일만 남았다.

더구나 상하이 상강은 현재 재활 치료중인 대형 공격수 헐크의 복귀 여부가 미지수이며 그나마 버티고 있던 골잡이 엘케손마저 이번 1차전 24분에 벤자민 윌리엄스(호주) 주심으로부터 옐로 카드를 받는 바람에 2차전에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게 되었다. 중국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유하이와 우레이만 믿고 전주성을 흔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2차전 관전 포인트는 헐크의 부상 복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전북 수비수들이 헐크의 명성에 주눅들지 않고 침착하게 수비 조직력을 갖추기만 한다면 전북 특유의 `닥공`을 앞세워 4강 진출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만에 다시 영광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도전하는 전북이다.


2016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결과(23일 오후 8시 30분, 상하이 스타디움)

★ 상하이 상강 0-0 전북 현대

◎ 전북 현대 선수들
FW : 이동국(64분↔에두)
AMF : 레오나르도(72분↔고무열), 김보경, 이재성, 로페즈
DMF : 이호(50분↔김신욱)
DF : 박원재, 조성환, 김형일, 최철순
GK : 권순태

◇ 8강 2차전 일정
9월 13일 오후 7시(전주성) ☆ 전북 현대 vs 상하이 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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