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승훈의 눈물겨운 투혼, 찢어진 다리로 최장거리 금메달

입력 2017-02-22 14:30   수정 2017-02-22 16:12

[아시안게임] 이승훈의 눈물겨운 투혼, 찢어진 다리로 최장거리 금메달

오른쪽 정강이 8바늘 꿰맨 뒤 열흘 만에 삿포로 아시안게임 출전 강행

후배들에게 피해 줄 수 없다며 전력질주





(오비히로<일본 홋카이도현> =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대표팀 이승훈(대한항공)은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출전 전망이 어두웠다.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팀 추월 경기 중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를 베이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는 8바늘을 꿰매는 응급처치를 받았다.

주변에선 "무리를 하면 부상 상태가 심해질 수 있으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훈은 크게 자책했다. 본인의 실수로 인해 대표팀 후배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표팀의 기둥인 이승훈이 빠질 경우, 한국 빙속 대표팀의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성적은 크게 곤두박질칠 게 뻔했다.

그는 이튿날 온종일 고심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스케이트를 신었다.

이승훈은 경기를 치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 곧바로 연맹에 아시안게임 출전 결심을 통보했다.

연맹은 "조금만 더 생각해보라"고 시간을 줬지만, 이승훈의 결심은 바뀌지 않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승훈은 아픈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대표팀 훈련에서도 아픈 티를 내지 않았다. 훈련의 강도만 줄였을 뿐, 다른 선수들과 함께 뛰며 분위기를 띄웠다.

후배들은 이승훈의 투혼을 보며 더욱 힘을 냈다.

대표팀 백철기 감독은 "자칫 대표팀 분위기가 어두워질 수 있었는데, 이승훈이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리고 빙속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만들었다.

그는 20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아시아권 대회 최고 기록(6분24초32)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10,000m와 팀 추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3시간 간격을 둔 장거리 두 종목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승훈은 낮 1시에 열린 남자 10,000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작년 12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 때보다 약 7초가량 기록을 단축했다.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남자 팀 추월 경기에 다시 출격한다. 23일엔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도 출전할 예정이다.

이승훈은 지난 2011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5,000m와 10,000m,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다.

당시 팀 추월에선 이규혁(은퇴), 모태범(대한항공)과 출전했는데, 아시안게임 최고 기록을 세운 일본 대표팀(3분49초18)에 불과 0.03초를 뒤져 은메달을 획득해 아쉽게 4관왕을 놓쳤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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