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표 기자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새로워지긴 했는데…뮤지컬 '모차르트'

홍헌표 기자

입력 2016-07-09 00:05   수정 2016-07-13 18:31

`안쓰러운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뮤지컬은 원작을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연출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이번 2016년 뮤지컬 `모차르트`의 연출은 일본의 유명 연출가인 코이케 슈이치로가 맡았다.
기자는 2014년에 이 작품을 본 바 있는데 그 당시와는 주인공 `모차르트`가 조금 달라졌다.
올해는 `모차르트`가 과거보다 조금 더 철이 없고 가벼워진 캐릭터로 변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주변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이용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아는 음악의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진짜 저렇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무대에 올라가서 돌봐주고 싶을 정도다.

(▲ 사진1 : 초연부터 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
뮤지컬 `모차르트`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을 쉽게 이해하려면 W.A.모차르트(1756~1791)의 인생과정에 대해 알고 가면 도움이 된다.
모차르트는 어릴 적,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그를 빈의 궁정악단에 취직시키려 했다가 실패하고 고향인 잘츠부르크에 남게 된다. 이후 어머니와 만하임, 파리로 떠났고 성공을 거두지만 어머니를 잃게 되고, 사랑에도 실패한다. 시련을 겪던 모차르트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빈에서 콘스탄체와 결혼을 하고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같은 오페라가 크게 성공해 다시 인정받는다.
하지만 두 아들과 아버지를 잃고 본인도 병에 걸려 음악가로서의 말년을 힘겹게 보낸다. 그리고 낯선사람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레퀴엠 K.626(죽은이를 위한 미사곡)`을 마지막 작품으로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이 극의 줄거리는 그의 생애처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한 명을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괴롭히고, 모차르트는 이를 어떻게든 이겨내려다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모차르트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하려는 아버지와 천재인 그를 굴복시키려는 대주교, 그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주변 사람들 등등
모차르트를 지원해주는 남작부인이 거의 유일한 모차르트의 편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모차르트 편이었던 부인과 누나도 나중에는 결국 그를 원망한다.

(▲ 사진2 : 모차르트역을 맡은 배우 전동석)
이 작품은 미하엘 쿤체가 극을 쓰고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곡을 한 독일 뮤지컬이다. 독일 출신 작가 미하엘 쿤체와 헝가리 출신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뮤지컬 `엘리자벳`과 `레베카` 등에서도 함께 작업하며 국내 팬들에게는 꽤 알려져 있다.
초연은 지난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고,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1월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011년과 2012년, 2014년에 이어 올해까지 벌써 다섯 번째 공연이다.

이번 2016년 `모차르트`역에는 이지훈, 전동석, 규현이 캐스팅 됐다. 최근 뮤지컬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지훈, 규현과 이제는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꽤 굵은 전동석. 세 사람 모두 모차르트의 극 중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는 편이다.

(▲ 영상1 : `2016 뮤지컬 모차르트` 하이라이트 편집 - EMK 제공)
모차르트와 대립하는 콜로레도 대주교는 민영기와 김준현이 맡았다. 민영기는 2010년 초연부터 계속해서 이 역할을 맡고 있다. 대주교의 넘버인 `어떻게 이런일이`나 극 중 초반에 나오는 `모차르트를 찾아라` 같은 노래는 실제 공연에서 들으면 소름이 쫙쫙 돋는다.
김준현도 `레미제라블`과 `마타하리`에 이어 `모차르트`와 앞으로 이어질 `잭더리퍼`까지 쉼없이 공연을 하고 있는 멋진 중저음을 가진 배우다.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 베버`역에는 지난 달까지 마타하리로 활약했던 김소향 그리고 난아가 더블 캐스팅됐고,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에는 넘버 `황금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신영숙과 대중에게 잘 알려져있는 김소현이 캐스팅됐다.
두 배역 모두 훌륭한 배우들이 캐스팅됐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은 참고하시길..

(▲ 사진3 : 기자는 6/17 저녁공연 전동석-민영기-김소향 캐스팅으로 봤다)
기자가 봤던 6월 17일 공연에서는 1부 중간에 잠시 음향사고가 있어 급작스럽게 인터미션을 갖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큰 동요없이 공연은 잘 마무리가 됐다. 커튼콜이 끝나고 레오폴트 모차르트(모차르트 아버지)역을 맡은 배우 이정열님이 직접 나와 관객들에게 직접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2016년 버전 모차르트는 노래의 가사도 조금씩 바뀌었고, 넘버가 나오는 무대구성이 조금씩 바뀌기도 했다. 정확치는 않지만 넘버 `황금별`도 예전에는 한 번 나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두 번 나온다.

(▲ 영상2 :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넘버 `황금별`…배우 신영숙)

전체적으로 뮤지컬 `모차르트`는 화려하고 유명한 넘버들이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뮤지컬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편한 작품이다. 중간중간에 유머러스한 장면도 들어가 있다.
다만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관객도 다소 힘이 들 수 있고, 모차르트와 콘스탄체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개연성이 없어보이는 점은 아쉽다.

뮤지컬 극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기자가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프레스투어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몇몇 사진을 통해 간략히 소개하겠다.

(▲ 사진4 : 무대 뒤에는 극 중에도 오며 가며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개인 종이컵이 놓여져있다)

모차르트에 나오는 각종 의상과 가발, 마차 등도 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라이센스 공연이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이 날 대기실에서는 공연을 준비하던 모차르트역의 이지훈, 난넬 모차르트역의 배해선 배우를 만나 간단히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배우 이지훈은 "모차르트역을 맡게 돼 영광이고, 특히 이 세종문화회관은 관객이 많아 커튼콜 때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배우 배해선은 "관객석이 3천석이 넘는데도 상당히 포근한 느낌을 준다"며, "공연할 맛이 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세상을 떠난 지 200년이 훨씬 지났지만 2016년인 지금도 그의 천재적인 음악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전율과 감동을 주고 있다.



* 모차르트는 성(姓)이기 때문에 풀네임을 써주는 것이 옳다. 유럽은 음악가 집안이 많아 성(姓)으로만 표현하면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줄여서 W.A.Mozart라고 쓴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음악의 어머니 헨델은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andel)이라고 써주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레퀴엠 K.626 :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작곡하다 미완성으로 남은 곡이다. 모차르트의 곡에는 K.000라는 것이 붙어있는데 이는 루드비히 폰 쾨헬(Ludwig von Kochel)이라는 음악연구가가 모차르트를 연구하면서 시대 순으로 그의 작품에 번호를 매긴 것이다. K는 쾨헬번호를 뜻한다. 1천 곡 이상 작곡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일단 쾨헬번호의 마지막은 62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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