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명과 암-②] 공동구매 '꼼수 vs 꼼수'

입력 2011-12-12 18:34   수정 2011-12-12 18:33

<앵커> 한국경제TV에서 기획 취재중인 나들가게 사업, 지난주에 통합물류센터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오늘은 공동구매로 물건을 싸게 들여올 수 있다는데도 참여하지 않는 소상공인들의 속내를 알아봤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중소기업청과 중기유통센터, 신세계 이마트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수퍼마켓조합연합회, 체인사업조합 등 소상공인 단체들이 이마트의 물류를 활용, 공동구매를 하는 사업이었습니다.

동네 수퍼마켓들의 생존을 위해 이마트는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출점을 자제하고, 대신 공동구매로 물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습니다.

(S) 대중소 상생을 모토로 한 사업인 만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까지 나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1년 반이 넘도록 공동구매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전화인터뷰>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

"딱 부러지게 뭐가 문제라고 말씀 드리면 어느 단체 때문에 진도가 안 나간다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말하기 어렵다)"

이마트는 한 달 구매금액만 1조원에 달할 정도로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동네 수퍼들이 이마트와 함께 물건을 구입한다면 단가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협약을 맺은 당사자들이 각자 꼼수만을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골목 상권을 포기한다며 큰 선심을 쓴 것 처럼 보이는 신세계.

이마트는 공동구매 사업 추진 초기에 물류 체인 형태의 확장을 검토하면서 소상공인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는데, 공동구매 가격 또한 큰 매력이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품목들은 소상공인들의 기존 거래처가 오히려 쌌습니다.

같이 진열돼 있어도 별로 안 팔리는 물건만 싸게 넘겨주겠다는 셈입니다.

<전화인터뷰> 소상공인단체 관계자

"1등 상품군들 있잖아요, 대표 상품군들은 우리가 싸고, 2등 상품군 있죠? (그런 건 이마트가 싸다.)"

가뜩이나 마트와 SSM 출점으로 이마트에 반감을 갖고 있던 소상공인들은 애초부터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었다며 공동구매에 부정적입니다.

"말이 공동구매지, 결국 동네수퍼들이 이마트에 종속될 것"이라며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수퍼마켓 운영 상인

"그건 이마트의 노예가 되는 거죠."

그렇지만 상인들을 대표하는 소상공인단체는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무리한 요구로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수퍼마켓조합연합회는 공동구매 시범사업이 진행된 2년 전부터 유통센터 측에 수 십억 원의 공동구매 자금을 직접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를 거부한 유통센터가 5개월 간 70억원의 자금을 가지고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했지만 효과가 미미한데다 외상거래가 쌓이면서 중단됐습니다.

수퍼조합은 이번 이마트와의 공동구매에서도 외상 거래를 요구하며 이마트 측에 부담을 안겼습니다.

이마트는 떼일지도 모르는 물건을 외상으로 공급하려면 담보가 필요하다며 카드 거래까지 양보했지만 수퍼조합은 끝내 불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이마트 공동구매 협약은 반쪽짜리 사업이 될 판입니다.

<전화인터뷰> 중소기업청 관계자

"수퍼조합쪽 보다는 체인사업협동조합 쪽이 우선적으로... 내년 초에 하더라도 전면적이기 보단 시범사업 쪽으로..."

(S) SSM에 맞설 생존권으로 무리한 외상거래를 요구하는 소상공인 단체와 출점은 포기했지만 장사 속셈만 가득한 이마트.

꼼수와 꼼수가 부딪히며, 나들가게의 핵심 사업인 공동구매는 기약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