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십-두 번째 이야기 진실성(Integrity)

입력 2012-05-07 09:29   수정 2012-05-07 09:29

[Culture & Leadership] 8편. 글로벌 리더십-두 번째 이야기 진실성(Integrity)

지난 컬처&리더십 6편에서는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은 구성원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리더의 두 번째 조건은 이러한 가슴 설레는 비전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와 관계되어 있다. ‘액자 속 비전’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비전을 단지 멋진 미사여구로만 작성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이라곤 단지 슬로건을 만들고, 포스터를 만들어 사내 곳곳에 부착한 것이 전부인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액자 속 비전’는 변화의 미래를 꿈꾸던 구성원들을 ‘조직 방관자’로 만드는 뛰어난 방법이다.



(Outi Heskanen 2004 "In the night of Goathenburg")

물론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시각적인 홍보와 반복적으로 조직 비전을 인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꿈은 이룰 수는 없다. 개인과는 달리, 조직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수의 노력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참여와 개개인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조직 비전에 공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리더의 조건은 바로 ‘진실성 (Integrity)’이다. 진실성은 크게 두 가지 요소, ‘정직성 (Honesty)’과 ‘일관성 (Consistency)’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직성은 단순히 회계적으로 투명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론, 투명성과 거짓없이 진실됨은 리더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직성에 대한 해석은 GE의 前회장인 잭 웰치(Jack Welch)의 것이다. 그는 정직성을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말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정직하다라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견을 솔직히 상대방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나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불편해 하거나 갈등을 조장할 것 같으면, 이를 듣기 좋은 이야기로 포장한다. 특히, 상대방이 직장 상사이거나, 경영층일 경우에는 언어의 정직함은 더욱 없어지기 마련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일년에 최소 한번은 구성원들을 평가한다. 하지만 평가만 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없다면 평가는 시간낭비인 활동일 수 밖에 없다. 기업이 평가를 하는 이유는 종업원의 승진과 성과급(인센티브)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과거 연공서열에 의해 구성원 평가가 이루어지던 시대에 비해 많이 발전된 모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과거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큰 차이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평가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즉, 구성원들은 내가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최종 결과물(승진여부 또는 연봉)에 의해서 알게 된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 이런 평가를 받게 되었고, 나의 어떤 면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받지 못한다.

내가 조직을 위해 무엇을 더 잘해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상사는 거의 없다. 적어도 국내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 중 상사로부터 솔직한 평가를 진정 어린 조언과 함께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면, 평생 함께 하여도 좋은 직장이다.



(Miguel Eglesias 2011 "El recuerdo de la sexta avenida")

솔직한 의사 표현은 세상을 바꾼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거짓말 중 하나는 콘스탄티누스 기증장(기진장)이다. 콘스탄티누스는 그리스도교를 로마제국의 공식 종교로 채택한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이다. 비록 콘스탄티누스는 그리스도 교회의 번영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였으나, 자신은 생애 동안 그리스도 교인으로 살지는 않았다. 그는 죽음을 맞이하여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콘스탄티누스는 세례를 받으면서 로마교황에게 감사의 표시로 이탈리아 및 기타 서방 여러 지역의 종교상 및 세속적 통치권을 바친다는 증서를 남겼다고 한다. 이것이 콘스탄티누스 기증장이다. 이 기증장을 근거로 로마교회는 서유럽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천년 넘게 중세사회를 종교적, 세속적으로 통치하였다. 이 기증장이 가짜 문서임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15세기 전반에 살았던 로렌초 발라(Lorenzo Valla, 1407~1457.8.1)라는 고전학자이다.

로렌초 발라는 기증장에 사용된 언어와 내용의 오류를 문제 삼아, 기증장이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시대인 4세기가 아닌 8세기에 제작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교황의 서기관으로서, 기독교인으로서 콘스탄니누스 기증장에 의심을 품고 위작임을 말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정직성은 유럽이 중세라는 암흑기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휴모니즘 시대를 열 수 있었던 정신적 근간이 되었다.

조직 구성원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솔직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솔직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잣대와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가 회화의 발전을 이끈 원동력은 3차원의 자원을 2차원의 평면 화폭에 정확히 옮길 수 있는 방법에 있었다. 그 방법은 바로 ‘원근법’이다.

원근법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건축가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7~1446.4.15).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을 지은 건축가이다. 본 성당은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열정과 냉정 사이’로 더욱 유명해 졌다. 브루넬레스키는 원근법을 고객들에게 새로이 지을 건축물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원근법을 사용한 건축물 조감도를 통해, 작가는 고객에게 자신의 의도를 보다 명확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고, 고객 역시 자신의 요구를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우선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적절한 평가 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또 다른 가장 큰 이유는 평가의 주기에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연간 1~2회의 평가를 한다. 대기업과 같은 큰 조직은 조직장이 적게는 30명 많게는 100여명의 구성원을 평가하기도 한다. 평가만 하기도 힘들다. 개별 구성원들에게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준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아무리 구성원 수가 적다고 하여도 일년에 한번 정도 피드백을 준다면, 그 내용은 구체적이지 못할 것이고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피드백 방법은 매일매일 평가에 대한 피드백을 솔직히 전달하고, 구성원을 자극하는 것이다. 과연 매일매일 같이 피드백을 줄 수 있을까? 만약 리더의 역할이 본인이 직접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 아닌, 구성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Miguel Eglesias 2011 "La perspective ante mi")

리더는 솔직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여야 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솔직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솔직히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는 다음과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 내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환경에 대한 책임은 90% 이상이 조직의 장에게 있다. 팀원들이 회의시간에 침묵하고 있다면, 조직의 장인 본인의 태도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본인에게 한번 던져 보자(나는 부하직원의 의견이 너무 사소하고, 본인의 논리에 맞지 않다고 핀잔을 주진 않았는가? 부하직원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내 생각을 먼저 말하지는 않았는가? 부하직원이 얼마나 어렵게 의견을 제시하였는지 상상해 보았는가? 등등) 좋은 아이디어는 일순간에 나타나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의 생각이 융합되고 진화될 때 나온다.

둘째, 공개적으로 논의된 아이디어는 이를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조직이 커지면서 실행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기획부문과 실행부문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의견을 낸 사람이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다. 하지만, 의견을 내는 사람과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다르다면 어떨까? 조직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져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 아무리 좋은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생산이나 R&D에서 이를 실행에 옮겨주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조정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보이지 않는 ‘조직 간의 벽’ 때문이다. 조직 간의 벽을 허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커뮤니케이션이고, 이해관계자 모두가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다른 부서간에 솔직히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조직문화라면, 그 조직은 누구보다 빠른 실행력을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리더의 두 번째 요건인 진실성(Integrity) 중 정직성에 관해 이야기 하였다. 진실성의 또 다른 요건인 일관성에 대해서는 다음 9편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컬처&리더십에 사용된 이미지는 사전협의를 통해 본 칼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Culture & Leadership 참여자: Awaken Group 강소영1), 아트엔젤컴퍼니 유화영&김정윤2)

(주¹) 하버드 경영대학(MBA)을 졸업한 강소영은 맥킨지&컴퍼니(L.A.)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 미국, 싱가포르에 위치한 리더십 컨설팅 회사인Awaken Group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의 정부기관 및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또한 Young Professionals’ Group을 설립하여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링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http://www.awakengroup.com)

(주²)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유화영은 크랜베리 디자인 대표(브랜딩회사), 갤러리 그림손 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아트 컨설팅 회사인 아트엔젤컴퍼니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또한 영국 Loughborough대학에서 경영학(박사)을 전공한 김정윤은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창립 멤버로서 작가들 발굴과 프로젝트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http://www.artangel.co.kr//mailto:artangelcompa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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