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종교이아기 6...테러와 투쟁의 차이

입력 2014-09-04 09:30  

아버지는 군 생활을 하면서 임무가 없는 겨울에는 주로 대테러 훈련장에서 특수 훈련을 받았었다.


지금도 인상적인 것은 747 비행기 1:1 모형 안에서의 테러범을 식별해서 진압하는 훈련이었는데...테러 훈련에서 항공기 훈련이 필수적으로 있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와디 하다드>라는 사람 때문이었지...


그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보복 작전명 <신의 분노>를 개시하면서 제거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인물이었을 정도로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테러리스트였다.


반면에, 나중에 모사드에 의해 서서히 작용하는 독극물로 제거되기까지...그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아주 특별한 전사였다.


특별한 전사라는 말은 싸움을 잘했다는 말이 아니다...<와디 하다드>는 전직 의사였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외국에서도 의사라면 평생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는 직업이다.


그런 의사가 왜 할 일이 없어서 테러리스트가 되었을까?


그냥 의사로서 살아야만 하는 삶이 무료해서?


그럼 우리 바꾸어서 생각해보자.


너희 고조부께서는...우리나라 독립군의 총사령관이셨다...


비록 일찌감치 옥사하시는 바람에 당시 부사령관이셨던 <김좌진> 장군이 총사령관이 되셨지만...지금도 울산에는 마치 서울에 충무로 을지로처럼 <박상진>로가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독립에 지대한 영향을 주셨던 분이지...


그런데...그 이전에 고조부께서는 일제 시대에 판사직을 하셨었다.


판사라면 역시 평생 크게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직업인데 왜 굳이 힘든 투쟁의 길을 선택하셨을까? 판사로서의 삶이 그냥 무료해서??


만약 할아버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를 구해내지 못했다면 지금 일본인들의 역사책 속에 할아버지는 최고의 테러리스트로 기록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사람을 많이 죽이셨으니까...


특히, 군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대한광복회의 이름으로 친일파에게 먼저 사형선고를 내리고 직접 가서 이마에 총알을 콕 박아 놓으셨으니...일본인들이나 혹은 친일파의 시각에서 보면 당연히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라고 볼 수 있었겠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이는 테러는 반대한다고...


정말 그럴까?


과연 누군가가 나의 가족과 나라를 침탈한다고 해도 누구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텐가? 일본 수뇌부를 향해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역시 극악무도한 테러범인가?


이쯤해서 테러와 투쟁의 경계를 세워두어야 할 것 같다.


아버지는 물론, 모든 테러리스트가 영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비록 독립을 위한 투쟁일지라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생각할 때...테러와 투쟁을 구분하는 잣대는 무고한 생명에 대한 배려라고 본다.


나라의 해방을 위해서 친일파의 이마에만 총알을 콕 박았다면...그것은 투쟁이다.


하지만 같은 목적이라도 무고한 사람들이 탄 비행기를 납치했다면 그것은 테러다.


당시 의학도 출신의 천재 테러리스트는 이스라엘 엘알 항공기를 탈취하는데 성공했고 이 사건은 일부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들에게...테러가 돈이 되는 사업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했던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자..그럼 우리 왜 그 사건이후 테러가 상업적인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자.


만약 건재가 당시 어느 항공사의 사장으로 재직 중에 엘알 항공기의 납치 소식을 보고 받았다면 어떤 조치를 했겠니?


테러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니?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들어가는 돈에 비해 확실한 방어를 보장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Security Officer는 먹고 살자는 생각으로 임할테고 테러리스트는 죽자고 덤비는데 아무리 많은 SO를 뽑는다고 해도 한 명의 테러리스트를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 기업가의 입장에서는 경영에 효율을 기하기 위해 더 작은 돈을 들이고도 확실한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테러리스트들과의 타협이었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사건 이후 많은 항공사들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에도 사업성이 부각된 테러가 더 많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어,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재칼>이라는 닉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테러리스트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도 수익성이 높은 테러사업에 뛰어들게 되고...그는 OPEC 건물을 접수하면서 하루 아침에 2000만 달러를 챙겨 잠적하면서 이 방면에서 최고의 성공적인 프로 테러비즈니스의 표본이 되었지.


그런데...왜 하필이면 그가 노린 것이 OPEC였을까?


중동 해방이 목적이었고...이스라엘이 싫었다면 이스라엘의 모사드를 공격해야지 왜 아무런 연관도 없는 OPEC였을까? OPEC 회원국들은 거의 이슬람교도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말이다.


결국, 이 사건은 테러리즘이 상업화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이 안 되는 정부기관을 공격해봐야 남는 것 없으니 돈 많은 세계기구를 공격해서 이름도 날리고 돈도 챙기겠다는 생각이었겠지...
이건 분명 극악무도한 테러였다.


정리해보자.


아버지는...기본적으로 이 세상에서 테러는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테러리스트가 모두 흉악범들은 아니다.


극악무도한 테러와 나라를 위한 투쟁은 분명하게 구분이 되어야만 하는데....목적이 분명하되 무고한 인명의 손실이 없다면 그것은 투쟁이라 할 수 있고...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투쟁이 아닌 더러운 장삿속을 가진 테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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