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이야기 6...10년에 한 두 차례 하늘 문이 열린다(2)

입력 2014-09-18 09:30  

오늘도 경제 용어 하나를 익히면서 시작해볼까? <양적완화>라는 말을 먼저 기억해두도록 해라.


지난번에 <시뇨리지>가 돈을 발행하면서 얻는 이익이라고 했었지? <양적완화>는 바로 돈을 많이 찍어내서 <시뇨리지>를 극대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간첩>은 왠지 나쁜 놈 같아 보이지만 <스파이>라고 하면 007처럼 근사해 보이는 것처럼...돈 찍어내기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이라고 보면 된다.


나중에 <돈의 지배자> 편에서 다시 설명을 하겠지만...미국의 달러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것이 아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라고 하는 곳에서 찍어내는데...그 기관이 단지 미국이라는 나라에 있을 뿐이다.


미국은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를 들고 있는 셈이지...그럼 행복할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검은 진주의 저주>라는 말을 아니?


비싼 석유가 많이 나는 나라라면 국민 모두 부자가 될 것 같지만 실상 먹고 놀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서 더욱 궁핍해지게 만들게 되는 것을 <검은 진주의 저주>라고 하지...


마찬가지로 미국은 달러라고 하는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를 가지고 있음으로서 오히려 빚을 많이 지게 되었지


거위가 알을 하루에 한 개 낳으면 그만큼만 쓰면 되는데...그 이상 펑펑 쓰게 되었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오늘 날 미국은 오히려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된 것이다. 달러의 저주였지...


다급해진 미국은 하루에 알을 하나만 낳는 거위를 잠을 재우지 않고 두 개 이상 낳게 했는데...그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양적완화>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비정상적인 방법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인데...


미국의 이런 행동에 의해 누군가는 그만한 손실을 봐야 할 수밖에 없었고...그 손실은 그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미국이 취할 수 있는 <시뇨리지>에 대해 우리는 <물가세금>이라고 하는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야.


억울하고 속상한가?


너희들이 어느 나라에 살든지...문명세계의 인프라에 대한 혜택을 받고 살려면 세금은 반드시 내야만 한다.


정직하게 내는 세금이 길도 만들고 치안에도 신경을 쓰니까 우리가 돈을 더 편하게 벌 수 있는 것처럼...달러라고 하는 화폐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훨씬 더 편안하기 때문에 그 사용료를 낸다고 생각하면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이것이 너무 과해서 문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는 것이지...


그럼 처음부터 다시 정리를 해보자.


얼마 전에 거론했었던 <디나리우스> 같은 로마의 화폐가 사라지게 된 동기는 황제가 마음대로 화폐를 찍어내다가 결국 화폐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되면서 사라지게 되었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거위에게 하루에 두 개 세 개의 알을 원하면 거위는 죽고 말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짐바브웨>의 <무가베>라는 무자비한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다가 <짐바브웨달러>는 가치를 잃고 말았지. 요즘에는 1조 짐바브웨 달러로도 딱히 살 것이 없을 정도로 돈 가치가 폭락했다.


결국 돈을 마구 찍어내면 <화폐의 불신>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로 예전에는...그만한 가치의 금을 함께 보관을 해야만 했었던 것이야. 그것을 <금 본위제>라고 했었지?


실제로 초기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에서는 전체 통화 발행량의 40는 순금으로 보관을 하게 했었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금본위제를 지켰었다.


이때까지는 세상은 평온했고...정직하게 일해서 중산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난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깨버렸고 그 바람에 딱 아버지 세대부터 극심한 물가 급등의 시대를 살게 된 것이지...


이때부터는 자본주의에는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고 주기적으로 부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가난의 나락으로 빠져야만 했어.


닉슨이 약속을 저버린 이후...돈의 가치는 폭락하게 되었고 미국의 주식시장도 다우지수 기준으로 고작 1000포인트 아래에서 머물렀던 것이 14000포인트를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였었는데...사람들은 이것을 주가가 올랐다고 표현했다. 사실은 돈 가치가 하락해서 주식이 비싸게 보였던 것이었지.


80년대 이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양적완화는 지속되었고...이를 바로 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그 잘난 현금을 꼭 쥐고 있다가 결국 극빈층으로 몰락했었다.


다우지수가 1000에서 14000까지 올랐다면 돈의 가치는 1/14이 되었다는 말이다.


실감이 안 나지?


이수가 지금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시간당 임금이 5500원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맞지?


주중에만 일하고 하루에 4~5 시간 하니까...한 달 열심히 일하면 100만 원 정도 벌까?


아무튼 그 돈을 쓰지 않고 필요할 때 컴퓨터를 사기 위해 저축을 했다고 해보자.


네가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컴퓨터 한 대가 100만원이었다고 하자.


어느 날 저축을 깨서 컴퓨터를 사러 갔더니 컴퓨터 가격이 1400만원까지 올랐다면 너의 기분이 어떻겠니?


상당히 드라마틱한 예가 되겠지만...그건 현실이었다.


돈을 새롭게 찍어내는 만큼 물가는 꾸준히 오르게 되는데...이 시기에 실물자산이 아닌 현금을 꼭 쥐고 있었던 사람은 당연히 알거지가 될 수밖에 없었지.


주가도 결국 물건 값과 같은 성격을 가졌으니,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올랐었는데, 대공황 이전의 주가로 따져서 1920년 중반 이후 버블 상승기인 1980년대까지 대략 60년 동안 주가는 고작 3배 정도 올랐을 뿐이었지만 닉슨 대통령 이후 돈을 마구 찍어낸 시기에만 딱 20년 동안 주가는 무려 14배나 상승했던 것이야.


그런데 말이다....


왜 사람들은 물가가 오른다고만 생각할까? 물가는 가만히 있는데 돈이 하락한다는 생각은 왜 못할까? 그 이야기는 다음번에 계속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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