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세상사는 이야기6...사우디, 검은 진주의 저주

입력 2014-09-29 09:30  

개미는 억센 턱을 가지고 있고 진딧물은(진드기는 흡혈성 곤충인데 반해서 진딧물은 채식주의자다.) 나무의 수액을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서로 공생하면서 산다.


개미는 진딧물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그들의 수액을 나누어 먹지...이렇듯 자연에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공생관계가 가능하다.


지난 시간에 이라크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오늘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메카>와 <메디나>라고 하는 이슬람의 성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 이슬람 국가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군주국가로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왕족은 부인을 몇 명씩 두고 자손을 마구 낳아서...이제는 사우디에서 모래알처럼 흔한 것이 왕족이다. 하지만...왕족이 아닌 사람은 대부분 직업도 없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까...사우디는 금으로 장식한 <람보르기니>를 팔 수 있는 나라이면서도 이면에는 가난한 국민들이 많은 나라라는 것인데...이렇게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게 된 이유가 뭘까?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이유는...<표>를 위해서야.


국민에게 잘 보여야 다음 선거에서 표심을 얻을 수가 있고 권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유국은 잘 보일 필요가 없다.


땅만 파면 나오는 석유를 팔면 필요한 국가재정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거둘 필요가 없으니 국민들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복지에 신경을 쓸 이유도 없다.


처음에는 세금을 덜 걷으니까 행복한 나라로 생각되겠지만...석유 산업이라는 것이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없고...결국 국민들은 대다수가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는데...사우디아라비아의 청년 실업률이 무려 70%나 된다는 것은 사우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석유를 깔고 있으면...더 가난해진다는 역설...이것을 <검은 진주의 저주>라고 하는데...이런 현상은 비단 산유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돈>은 사람을 거만하게 만들어 그 인성을 파괴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스페인도 과거 무적함대 시절에는 전 세계 금 보유량의 80%를 독차지할 만큼 부자였다.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였었지...하지만 부자병에 걸려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은 손에 흙이나 기름을 묻히기 싫어했고 결국 자국의 제조업을 주변 국가들에게 모두 아웃소싱하는 바람에 오늘 날의 스페인은 이렇다 할 제조업이 없다.


생각해봐라. 이탈리아에서는 네가 잘 알고 있는 구찌나 아르마니 베르사체 페라가모와 같은 명품이나 람보르기니 페라리 마세라티 등의 궁극의 슈퍼카도 만든다.
스페인에서는 뭘 만드니?


<자라>와 같은 의류업체가 있기는 하지만...세계적으로 내세울만한 제조업 기반이 없으니 유럽에서 선진국 소리를 들으면서도 최근 150년간 가장 많은 부도를 낸 나라 중에 하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가장 부자였던 나라가 가장 부도를 많이 냈던 나라 주에 하나라는 조합이 이해가 가니?


마치 부자 아버지 아래에서 부자 아들이 나오기 어려운 것처럼...뭔가 대단한 축복 뒤에는 언제나 악마가 함께 따라오게 되는 것은 어쩌면 세상의 진리인 것 같다.


아무튼...사우디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육상 해상 유전을 모두 가지고 있는 최고의 산유국이지만 국민 1인당 GDP는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데...더욱 암담한 것은 사우디의 미래가 참으로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겨우 석유라고 하는 주요 자원을 깔고 앉아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공생이 가능하지만...과연 석유의 시대가 지나가면 이 나라가 온전히 지구본에 붙어 있을지 의문이구나...


꽁무니에서 수액을 뽑아내지 못하는 진딧물은 더 이상 개미의 보호 대상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럼 다시 고민해보자.


911테러범들 중에서 절반 이상이 사우디로부터 나왔고 지금도 과격한 테러리스트를 만드는 교육기관인 <마드라사>를 사우디에서 운영하고 있고...이슬람교도의 헌금과 같은 개념의 <자카트>를 통해서 전 세계 테러리즘에 대해 가장 많은 돈을 지원하는 나라가 바로 사우디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사우디를 테러지원국으로조차 지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두 나라는 형제처럼 지내고 있는데...참 이상하지?


이상할 거 없다.


그들은 그냥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사랑하는 척 하는 것이지...실제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니까...


만약 건재가 재벌가로 장가를 간다고 하자.


과연 건재가 어린 시절부터 황금 수저를 물고자라서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 자신만 알고 남을 전혀 배려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재벌가의 여인을 정말로 사랑해서 장가를 가려 했을까?


그것 보다는 10원 한 장 남겨줄 수 없다는 아버지에게는 국물도 얻을 것이 없겠고...인생을 좀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도 약간은 있지 않겠니?


그러니까...결혼이라는 것은 반드시 죽도록 사랑해서 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의 석유 꼭지를 쥐고 있는 사우디가 전략적으로 필요하고...사우디는 미국의 군사력이 필요하지...마치 진딧물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수액을 취하는 댓가로 진딧물을 보호해주는 개미처럼...이들은 지금 당장은 서로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으니 사랑하는 척 하는 것이다.


이런 가식적인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석유를 산유국이라고 하는 지정된 장소에서 대개 뽑아 냈었는데...세일가스라고 하는 새로운 에너지는 거의 대부분 지구상에 골고루 매장되어 있다.


<수압파쇄법>이 개발되고 미국은 값싼 석유를 뽑아내기 위해서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도 관련 법안이 정리되기 시작했지...


2020년까지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뀔 예정이라고 하는데...내가 사우디의 정치인이라면 <람보르기니>나 신형 <걸프스트림>을 사는 것을 고민하기 보다는 앞으로의 포스트 석유시대를 고민할 것 같다.


정리해보자.


<사우디....검은 진주의 저주>로부터 너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돈이 잘 벌리기 시작하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생기는 현상이 있다.


일단, 그 영광이 평생토록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최대한 거만해진다.


살다보면 느끼겠지만 돈이란 놈은 너의 계산과 전혀 다르게...스스로 나가고 들어오고를 결정한다.


잔뜩 거만해진 상태에서 돈이 스스로 빠져나가게 되면 대부분 심하게 좌절하게 된다.


사우디를 통일한 <알 사우드>가 돈을 끌어온 것이 아니라...1930년대에 우연히 발견된 석유 때문에 사우디로 돈이 스스로 들어온 것이다.


사우디가 아무리 잡으려 해도 세일가스가 활성화되면 돈들은 사우디를 스스로 떠날 것이다.


너의 인생에서 돈은 앞으로도 수시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돈이 들어오는 시기에 나갈 것을 미리 준비해야만 인생의 굴곡을 줄일 수 있고...그래야만 너의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안전한 둥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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