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로 본 중국 투자매력도 점검

입력 2014-11-10 09:30  

다음달이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다. 올해 7월에 열렸던 한중 간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 위안화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이 양국에게 이익이된다는 합의를 구체화하는 첫 작품이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결제통화 다변화로 대외거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중국은 현재의 시진평-리커창 체제 출범 이후 대외정책의 핵심과제로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추진해 왔다. 중국의 무역결제, 위안화 예금,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 등에서 당초 계획 상당히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 대만 등 화인경제권에 속한 국가 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주요국들도 위안화 거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는 위안화 금융 중심지로서 커다란 잠재성을 갖고 있음에도 위안화 관련 인프라 기반 구축은 크게 미흡하다. 중국과의 무역규모가 크고 대규모 흑자세가 지속되는 데도 불구하고 달러결제 위주의 관행으로 위안화 결제비중이 수출입 모두 1%대에 불과하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이후 우리 국민들의 위안화 예금증가, 국내 증권사가 주(主)가 돼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등으로 금융 분야에서 위안화 거래가 빠르게 증가해 왔다.



통화의 국제화는 통화의 일부 혹은 전체 기능이 원래의 사용지역에서 기타 국가 및 지역, 나아가 글로벌 범위로 확대돼 국제통용 화폐가 되는 동태적 과정이다. 통화 국제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경제규모 △외환거래 규모 △결제통화로서의 수요 △금융시장 발전상황 △해당 통화가치의 안정성 등이 있다.



한 국가의 통화가 국제통화가 되면 해당 국가의 대외무역과 투자가 효율적으로 촉진되며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강화된다. 즉, 통화 국제화는 해당 국가의 미래경제 형세는 물론 세계경제의 형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국 대외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시진평-리커창 체제가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추진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한 국가의 통화가 국제화되기 위해서는 기능별·용도별·지역별로 각각 3단계의 국제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기능별로는 교환수단·계산단위·가치저당수단 등 3가지 기능을 수행해야 가능하다. 용도별로는 결제통화·투자통화·보유통화 단계를 걸쳐야 하며 지역적으로는 주변국에서 지역권을 걸쳐 전 세계적으로 통용돼애야 한다.



통화 국제화를 위해선 △경제규모 확대 △외환시장의 거래증대 △자본시장의 개방△결제통화로서의 수요 확대 등의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통화 국제화 평가는 △경제규모 △외환거래 △자본시장개방 △결제통화수요 △통화가치의 안정성 등 다섯 가지 여건 면에서 미 달러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첫 단계인 중국이 속한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화 국제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국제화 시기가 다르므로 엔화는 1980∼1999년, 위안화는 2009∼2013년, 원화는 1998∼2013년까지를 국제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분석결과 1980년대 일본의 엔화와 최근 2009∼2013년 사이 중국의 위안화는 이런 국제통화 필요조건을 빠르게 충족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위안화 국제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주변국을 중심으로 시작돼 2009년 7월 위안화 역외 무역 결제의 시범 시행이 시작된 이후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위안화 국제화 수준은 △중국의 경제성장 △무역규모의 증가 △금리개혁 △역외 위안화 시장의 발전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했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안화 수용도가 커지고 중국과 다른 국가 및 지역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증가했으며, 글로벌 외환거래소에서 위안화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위안화의 역외시장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안화 역외무역 결제가 증가하고 위안화 국제채권과 어음의 규모가 급등했으며 위안화 파생금융상품의 종류도 확대됐다.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 2014’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 △무역규모 증가 △금리개혁 △역외 위안화 시장 발전 등이 위안화 국제화 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주요인으로 평가했다. 세계 최고의 GDP증가율 수준을 유지하며 중국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한 것은 위안화의 국제화에 경제적 기초를 제공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무역국으로 부상하면서 실물경제 분야에서 위안화 수요가 꾸준히 확대된 것도 위안화 국제화 지수의 제고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의 금리 시장화 개혁 추진과 위안화 자본계정 태환가능성 확대 등 일련의 체제 개혁 조치로 인해 제도적 보너스가 대량 방출되면서 시장 위안화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하지만 현재 중심통화인 미국 달러화을 제외하고 주요 통화의 중심통화 가능성을 평가해 보면 위안화는 크게 취약한 상황이다. 중심통화 요건 가운데 경제규모, 무역네트워크, 투자적격성, 양적 금융심화 정도 면에서는 위안화가 중심통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자본거래 개방성, 외환시장 사용도, 각국 외환보유와 자본 및 무역거래 사용도 면에서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 만큼 앞으로 시진평-리커창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더 속도있기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이 과정에서 나타날 한국 경제에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전략의 모색이 필요한 때다. 위안화 수요증가로 원화의 상대적 지위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외환시장 충격 시뮬레이션 가동을 통해 사전적으로 검토 및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원화 국제화 전략에 대한 전면적이고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강구해야 하며, 통화스와프의 활용,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 등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화에 맞춰 중국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한·중 FTA 협상에서 위안화 수요증대를 감안해 양국 간 금융 및 산업별 협력단계 재구축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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