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중국 주가 얼마나 더 끌어 올릴까?

입력 2015-04-06 09:30  

작년 11월에 열렸던 중국의 중앙재경경영도소조 8차 회의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재원확보방안의 일환으로 논의됐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구체화되고 있다. 마감일이었던 올해 3월말까지 신청국가를 보면 무려 50개국에 달해 중국의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인도네시아 국회 연설에서 언급한 것으로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합친 개념이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지방 간 불균형 심화에 따른 갈등 해소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공동체에 중국이 배제되고 주변국들이 참여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목적에서 이 구상을 계획했다.




주된 목표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국가의 경제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이들 국가 간의 무역을 장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적인 과제로는 △참여국 간 정책협조 △인프라 정비 △무역 활성화 △무역통화 기조 확립(위안화 국제화) △민간교류 활성화 등이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7개 그룹을 보면 △ASEAN 자유무역지대(동남아시아) △남아시아 협력동맹(인도양) △해안 아랍국 협력위원회(아랍 지역) △남아프리카 관세동맹(아프리카 지역) △동아시아 화폐동맹 △태평양 연맹(남미) 등으로 돼 있다. 한 마디로 ‘일대일로’ 구상은 범세계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5대 정책목표와 다 연관이 있지만 그 중 ‘무역통화 기제 확립’을 위해 시진핑-리커창 체제 출범 이후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국제화 과제를 적극 추진해 왔다. 가장 먼저 아세안 10개국과 위안화 무역결제 협정체결을 추진했고 그 이후 그 범위가 빠르게 확산돼 현재 달러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위안화 무역결제가 가능한 지역을 20개 시범도시에서 전국으로 확대 적용용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위안화를 본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역외 위안화 거래센터도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서울 등 12곳이 개설됐다. 특히 중국은 높아진 국제위상에 맞게 달러 위주의 국제통화체제 변경의 일환으로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1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통화스와프 협정은 그동안 3단계에 걸쳐 이제는 거의 모든 국가에 맺을 만큼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1단계에서는 중화 경제권과 화인 경제권에 속한 중국의 실질적인 영향권에 속한 국가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추진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단계에는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벨라루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주로 신흥국과 체결했다. 유럽재정위기가 발생한 2011년 이후 3단계에서는 이전 두 단계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로 랜드 회원국을 중심으로 선진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2



중국이 최근 수년 간 위안화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의 경제위상에 걸맞은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과 함께 ‘차이메리카 혹은 G2 시대가 열렸다’ 할 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3 구매력 기준으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관들은 2020년, 빠르면 올해 안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위상확보 이외의 다른 목적이 게재돼 있는 것을 더 주목된다. 외환보유액의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해 이른바 달러 함정(dollar trap)4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중국의 미국채 보유규모와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기축통화 발행에 따른 화폐발행차익(Seigniorage)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금융기관 자금조달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증대하고자 하는 목적도 강하다. 미국의 경우 1977∼95년 동안 해외부문에서 얻은 화폐발행차익이 연간 23∼118억 달러로 전체 조세수입의 0.4∼1.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5 현재 국제채권 발행통화는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 5개국 통화에 집중돼 있어 중국은 경제규모에 상응하는 자금조달상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진전에도 불구하고 IMF가 8가지 지표를 사용해 주요 통화의 국제화 정도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위안화는 아직까지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는 국제적 사용도에서 달러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본거래의 통제를 지적했다.




그런 만큼 위안화가 새로운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화폐의 본래적 기능과 지역 혹은 범세계 중심통화로서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가능하다. 무엇보다 화폐가 가져야 할 거래 단위, 가치저장 기능, 회계단위 등의 본래적 기능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거래적 동기, 예비적 동기, 투기적 동기 등의 목적을 달성해야 그 지역 혹은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화로 정착할 수 있다.



특정국 통화가 이런 요건을 갖춰 지역공동 혹은 새로운 기축통화로 도입돼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 가능한 문제다. 유럽의 경우 유로화가 도입되기까지 길게는 20세기 초 자유사상가에 의해 첫 통합을 구상한 시점부터 따진다면 100년 이상이 소요됐다. 하지만 중국은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위안화의 중심통화 기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위안화 국제화 정책은 당분간 역외 위안화 자금의 역내유입 통로를 점차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와 역외시장의 지속적 발전에 초점을 둬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역외 위안화 자금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역외 위안화 보유의 인센티브가 약화되고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와 역외시장 발전이 정체될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역외 위안화의 역내 유입 통로는 ‘투 트랙(two track)’, 즉 역내 자본시장의 개방과 역외 위안화표시 자산의 공급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 자본시장 개방은 우선 직접투자부터 시작하고 증권투자와 같은 단기적 성격이 강한 투자는 투자한도를 설정 후 이를 점차 확대하는 단계적 방식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역외에서는 딤섬본드 발행을 확대하고 발행자금의 역내유입 절차를 정비하는 한편 역내 자본시장에 대한 교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완전한 태환성(perfect convertibility)을 갖춘 국제통화로 통용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 개혁을 병행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국제화가 진전됨에 따라 역내 자본시장 개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자본자유화에 따른 부작용을 축소하기 위한 자본시장 개혁이 필수적인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자본자유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 유동성 관리강화, 규제와 감독체계 개선, 금융중개 시스템의 발전, 금리 자유화, 자본시장 개방 등의 조치를 장기적인 계획 하에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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