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 금리인상 공식 언급…미국 증시 붕괴되나

입력 2015-05-26 09:30  

미국 증시가 추세적으로 6년 째 상승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작년 7월 사상 처음으로 17000선을 가볍게 넘어선데 이어, 올해 3월에는 18000선마저 돌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 2011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 2000년 3월의 최고점을 15년 만에 경신했다.



하지만 경기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 증시의 강한 상승세를 받쳐주지 못함에 따라 2012년 이후 증시 거품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 1%에도 훨씬 못 미치는 0.2%에 그쳐 작년 4분기 이후(2.2%) 둔화세가 더 뚜렷해졌다.



무역수지도 달러 강세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3월에는 수출이 0.9%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7.7% 증가해 적자규모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도 나스닥 지수는 닷컴 버블 당시 기록했던 최고 수준에 돌파해 시장참여자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 거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파격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풍부한 유동성이 글로벌 증시에 유입돼 왔다. 2009년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제로 금리와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QE) 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증시는 미국 중심으로 ‘제1의 유동성 장세(The First-Stage Liquidity Market)`가 펼쳐졌다.



작년 4분기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뒤늦은 양적완화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정책금리 인하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는 ‘제2의 유동성 장세(The Secondt-Stage Liquidity Market)`를 맞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 이후 미국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도 이 요인 때문이다.



월가에서 가장 신뢰가 높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최근 미국 증시에 낀 거품을 경고해 한동안 잠잠했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2012년 8월 워런 버핏과 빌 그로스 간에 ‘주식숭배 논쟁(Cult of Equity)` 이후 그동안 미국 증시에서는 총 8차에 걸긴 거품 논쟁이 전개돼 왔다.



‘비이성적 과열’이란 1996년 들어 주가가 거침없이 오를 때 당시 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처음 사용해서 유명해진 용어다. 당시 그린스펀의 이 발언 직후 미국 주가는 20% 폭락했던 점을 감안해 최근 월가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비이성 과열’ 논쟁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러 교수가 미국 증시 거품 문제를 재차 경고한 것은 자신이 개발한 경기조정 PER인 CAPE 지수1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현재 CAPE 지수로 미국 주가는 25배 이상으로 20세기 평균치인 15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CAPE 지수가 25배를 웃도는 때는 1929년, 1999년, 2007년 세 차례로 그때마다 큰 폭의 조정을 거쳤다.



Fed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금리인상 등을 계기로 미국 증시에 낀 거품이 붕괴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로 투자자금이 몰렸고, 선택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 제한됨에 따라 미국 국채로의 쏠림현상도 심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 거품이 끼어있는가를 가장 많이 활용되는 상장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2, 주가순자산비율(PBR)로 평가해 보면 종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버블’ 수준에는 못미친다. 나스닥 전체의 주가수익비율은 닷컴 버블 사태가 있기 직전에 약 72배 정도였는데 현재는 20배 초반에 그치고 있다.




2001년 IT 버블 붕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 지난 15년 사이 두 차례 큰 위기를 겪게 되면서 ‘위기 여과 효과’(Crisis Filtering Effect)`로 미국 증시에 건실한 기업 비중이 높아져 과거 버블 붕괴 당시와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 2000년 초반에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4824개였는데 닷컴 버블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거치면서 현재는 엄선된 2569개의 기업들이 나스닥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당시 실적보다 기업 미래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만 부풀어져 1999년 나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은 371곳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 IPO를 실시한 기업은 50곳으로 상장기준도 매우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졌다. 이 과정을 통해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닷컴 버블 직전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 중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위를 기록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퀄컴 등 네 개 기업밖에 없다.



상장기업 업종이 다양하게 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닷컴 버블 당시에는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IT 벤처 기업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반면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이 나스닥을 비롯한 미국 증시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를 비롯한 바이오 기업의 비율은 버블 붕괴 당시 7%에서 16%로 증가했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관련 기업들도 다양한 수익구조를 마련해 지속 가능한 생존여건이 마련됐다.



현재 미국 증시는 과거 상승장과 비교할 때 펀더멘털이 비교적 건실하나 향후 Fed의 금리인상은 시장 밸류에이션의 시험대가 돼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기업의 이자부담이 증가돼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신흥국으로 투자됐던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올해 4월 Fed 회의 이후 현재의 주식시장은 고평가돼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워렌 버핏은 올해 50주년 버크셔 해셔웨이 주총에서 “금리가 정상화될 경우 주식시장은 비싸게 보일 것3”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이 중장기적4으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고했다.




하지만 Fed가 2013년 5월 버냉키 전 Fed 의장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 이후 2년 동안 시장에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고, 과거 금리인상기에 나타났던 경험을 감안하면 금리인상과 관련된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의장의 금리인상 코멘트와 관련해 투자은행(IB)은 Fed가 증시 변동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석하는 시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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