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13편. 낡은 등산화

입력 2015-06-17 09:30  

잘 관리한 등산화의 수명은 보통 5~7년이라고 한다. 등산화의 갑피가 멀쩡해도 중창이 오래되면 산행 중에 미끄러지기 쉽고, 자칫 산행 중에 바닥 창이 떨어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 등산화 바닥 창은 주기적으로 갈아 주어야 한다.


하지만 필자의 20년 된 등산화는 그동안 한 번도 창갈이를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몰라서 안했고, 나중에는 애프터서비스가 안 되서 못했다. 물론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면 못할 것도 없고 새등산화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안신은 듯 편한 느낌이 좋아 계속 신고 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을 제자리에 머물게 한다. 첨단기능과 깔끔한 새 등산화 보다 익숙함이 우선이다. 주변 환경과 심리적 영향이 큰 투자 상품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류에 맞는 상품과 투자방법을 택하기보다 익숙한 것에 머물기 쉽다.


박제된 과거의 경험칙에 의존한 투자는 시대를 관통하는 효율을 거두기 어렵다. 일시적 불편함이나 불안을 기꺼이 감당해야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 투자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미래의 성과를 기대하면서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후진기어를 넣고 앞으로 전진하기를 바라는 운전자와 같다. 특히, 예/적금을 재테크의 최적이라고 여기는 보수적 투자자들은 투자시대에 적응해야한다. 생각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단 하루를 맡겨도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종합자산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그리고 위험성이 적은 채권형펀드 마저 활용에 서툴러서는 곤란하다. 무조건 벽을 쌓고 외면하면 긍정적 발전의 기회는 점차 사라진다.


모르면 미워하는 행태도 버려야한다. 배우지 않는 것은 담벼락을 마주하는 것과 같다. 어떤 것이나 본질에 근접해서 친해지고 싶으면 관심을 갖고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겉만 보고 미리 예단해서도 안 된다.


6월 11일 한국은행은 지난 3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 인하했다. 역사적 저점인 기준금리 1.5%가 되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본격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됐다. 연간 물가상승률(2014년 기준 1.3%)을 고려한 국내 예금금리는 사실상 제로금리(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 1.64%)에 가깝다.


저금리의 본질(‘조충현의 펀드노트’ 101편 참조)에 대한 깊은 통찰과 대응이 절실한 시기다. 저금리 추세의 지속은 장기복리나 비과세 혜택의 의미마저 차차 퇴색될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쥐꼬리만 한 예금이자와 손실위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낡고 편협한 투자관은 유물로 묻고 선진 자본시장에 적합한 투자마인드로 재무장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고금리시대의 재테크 방법을 익숙하다는 이유로 고집하는 것은 부(富)의 증식과는 먼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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