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22편. 겸손한 투자

입력 2015-08-18 14:12  

[조충현의 ‘펀드노트’] 122편. 겸손한 투자

전쟁에서 승패의 이치는 간단하다. 넓은 곳에서 정면으로 부딪칠 때는 병력의 수가 많은 쪽, 병력이 같다면 무기의 성능이 우수한 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추고 전쟁에 임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필요에 의해 공격을 하는 측이나 상대 공격에 맞서 수비하는 측 모두 승리를 확신할만한 완벽한 준비를 끝내고 전쟁에 나서지는 않는 까닭이다.

늘 위험을 짊어지고 시장에서 싸워야 하는 투자자도 빈틈없이 준비를 마치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자신을 낮추고 시장을 무섭게 바라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한다. 누구에게나 기회나 운은 있다. 하지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투자의 귀재로 칭송되는 ‘워렌 버핏’도 “모르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지켜왔다. 그도 한때는 시장변동성에 민감한 주식, 기술적 지표에 충실한 주식들을 위주로 투자했다.

그러다 명쾌한 설명이 안 되는 상품, 수익구조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는 곳은 자신의 능력 밖임을 깨달았다. 50년간 1만 8200배의 수익을 올린 투자자의 숨은 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버핏의 스승인 ‘증권분석’의 저자 ‘벤저민 그레이엄’도 이렇게 얘기했다. “주식시장에서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비록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그렇다. 투자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종목의 가치를 쉽게 과대평가한다.”

최근 한국경제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수출주도경제 하에서 환율경쟁에서 밀린 경기민감 업종들의 실적이 특히 부진하다. 증시 역시 아직 폭락을 예견하긴 이르지만 점점 하방 경직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즈음 손실을 감당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투자자일수록 버핏과 그 스승인 그레이엄의 겸손한 투자 자세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에 생각했던 미래의 모습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 따라서 투자자 스스로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시장을 과소평가해서 예견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불투명한 미래를 담보로 무모한 투자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없는 투자는 결국 투자실패로 이어진다. 가치투자는 겸손함을 실천하는 것이다. 겸손한 마음과 자세는 인간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제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겸손하지 못한 투자자는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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