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간 '세기의 대결'…그 결말은?

입력 2017-07-24 09:20  



부자가 되려는 사람은 모두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를 꿈꾼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를 모두 고객에게 되돌려주고 난 이후 조지 소로스가 자주 들리지 않는다. 그 자리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가 꿰차고 있다. 새로운 부(富)의 양강, ‘워런과 폴 버핏과 싱어 간 세기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이 두 투자의 구루가 정확히 얼마를 갖고 있는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폴 싱어의 경우가 그렇다. 부자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기업경영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을 제외하고는 돈을 굴려 부자가 된 전형적인 재테크형 부자 가운데 재산규모 면에서는 쌍두마차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워런 버핏은 ‘오마현의 달인’이라는 칭송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나 거부반응이 없다. 반면 폴 싱어는 ‘냉혈 인간’이라는 표현이 말해 주듯 모든 사람들이 다가갈 수 없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특히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지켜봤던 우리 국민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이 더 강하다.

같은 부자라 하더라도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은 두 사람이 걸어온 길부터 다르다. 워런 버핏은 부모로부터 돈에 관한 모든 것을 어릴 적부터 배웠다. 소위 몸에 밴 ‘체화된 부자’다. 이에 반해 폴 싱어는 뒤늦게 엘리엇매니지먼트를 설립해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큰 돈을 버는 ‘벌처(vulture)’라는 악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부자가 추구하는 돈에 대한 관념도 다르다. 워런 버핏은 부모 세대로부터 돈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는데 하나의 도구로 생각해 왔다. 다시 말해 돈을 벌거나 쓰는데 있어서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반면 폴 싱어는 돈이 주는 다양한 이점보다 돈 그 자체만을 버는데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돈에 대한 개념은 일상생활이나 투자방법, 부자가 된 이후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영향을 미친다. 워런 버핏의 일상생활은 고루하게 느껴질 정도의 오래된 뿔테 안경과 20년 이상된 캠리 자동차, 오마현의 작은 집, 한마디로 검소하다는 그 말 자체다. 하지만 2006년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은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워런 버핏 만큼은 되지 못하지만 폴 싱어도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검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생활에서 검소한 것은 이들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슈퍼 리치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아끼는 과정에서 기부 등에 인색한 것은 워런 버핏과 다른 점이다.

돈에 대한 개념은 돈을 버는 방법에 있어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돈에 대해 여유가 있는 워런 버핏은 돈을 버는데 조급해 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비정상적이고 이기적인 방법을 가능한 피한다. ‘온정적 자본주의’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투기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가 가능해 진다.

같은 맥락에서 우량 종목은 언젠가는 시장에서 평가받는다는 소위 가치투자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낮게 평가되고 있지만 이를 사서 오랫동안 보유할 경우 나중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가치투자의 원칙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의 가장 큰 축이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원칙을 지킬 경우 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 시장을 예상할 수 있고 투명성이 확보되는 투자문화와 기업들에게는 정도경영(正道經營)을 촉진시키는 장점도 따른다.

반면 폴 싱어는 상당히 다르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명분 아래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피해국과 피해기업이 겪는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카지노 자본주의’다. 이 때문에 투자 상대국의 경제정책이 무력화된다. 외국자본이 금융수익을 최우선시함에 따라 해당국의 정책에 비협조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투자기업의 경영권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분할, 적대적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개선, 배당 증대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추세다. 이른바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 패턴’에서는 종전과 같은 수준의 외국인 비중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느끼는 경영권 위협정도는 더 심해진다.

이제 워런 버핏의 송유회사인 온코의 모회사 에너지퓨처홀딩스 인수 조건에 폴 싱어가 적극 반발하면서 ‘세기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체적인 여건은 폴 싱어가 유리하다. 이 싸움에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운명뿐만 아니라 투자패턴과 문화, 그리고 각국의 금융정책과 기업경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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