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자년 새해는 경제가 자유로워지는 해가 되면 좋겠다"

입력 2020-01-05 17:36   수정 2020-01-06 00:13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을 살펴보면 새해 희망을 말하는 것조차 버겁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2% 초반대로 떨어졌고 1%대 추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물가 하락과 경기 침체가 악순환을 일으키는 디플레이션 위협도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기업 투자 하락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경제 성장 엔진이 멈춰 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성장 주체인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에 미온적이다. 노조 등 지지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지나치게 엄격한 산업안전·환경 법규 시행, 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경영 간섭 강화 등 반(反)기업·친(親)노조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경제의 새 살을 돋아나게 할 원격의료와 공유경제 등 신(新)산업은 국내에선 제대로 시작도 못 하고 있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는 기업인들의 이런 절박감과 위기의식으로 가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가 자유로워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뼈 있는’ 인사말을 한 것은 반기업 규제혁파 등 기업인들의 염원을 토로한 것이라고 하겠다. 박 회장은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역동성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산업과 경제 활력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기업이 국가다”라는 건배사를 제안한 것도 비슷한 취지일 것이다.

총체적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박 회장이 얘기했듯이 민간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성장의 주력 엔진은 혁신이고, 혁신의 주역은 민간일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자발적 투자와 민간의 적극적 소비 등 민간의 역동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게 ‘경제적 자유’다. 정부 규제와 속박 없는 기업 활동·투자의 자유, 사유재산 보호, 사적 계약을 기반으로 한 노동시장 유연성 등을 대변하는 ‘경제적 자유’가 창의와 혁신을 낳고 가계, 기업, 국가의 성장을 이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듯 민간의 역동성을 회복시키려면 일하는 시간·장소·형태가 다양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노동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을 옭아매는 반기업 정책을 손질해 기업이 존중받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해 원격의료 등을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총리가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약속한 규제 체계의 네거티브(문제되는 것만 사후에 규제) 전환과 투자활성화 지원 등은 시급한 과제다. “기업이 정치에 발목 잡혀 있다”는 기업인들의 절규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려면 이 총리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추락하는 우리 경제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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