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확 갈라선 '러·브' 펀드…'유가 오르면 동반 상승' 공식 깨져

입력 2020-01-29 16:21   수정 2020-01-30 00:50

‘국제 유가가 오르면 러시아, 브라질 주식시장이 같이 상승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경제지표 부진으로 브라질이 조정받는 가운데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춘 러시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 증시가 각자의 길을 가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희비 엇갈린 러·브 펀드

29일 금융투자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1월 28일 기준)은 5.39%로 조사 대상 20개 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브라질은 -1.00%로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원자재 수출국, 신흥국이라는 공통점으로 두 나라 주식시장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엔 이 같은 흐름이 깨졌다.

미국과 중국 간 1차 무역합의안이 발표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브라질의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대두(콩)가 타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정부는 대두 수출이 100억달러(약 11조768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과 경제지표 부진, 경제개혁 지연 가능성, 환율 약세 등도 겹쳤다. 장위식 KB자산운용 매니저는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연금개혁에 따른 재정 건전성 회복과 경기 반등 기대로 한동안 빠르게 올랐다”며 “경제지표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4분기 내내 이어진 국제 유가 상승의 긍정적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배럴당 52달러대에서 오르기 시작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확대 등의 요인으로 지난 3일 배럴당 63.27달러로 치솟았다.

러시아 RTS지수도 지난해 8월 말 1200선에서 지난 20일 장중 1651.82까지 올랐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국제 유가는 2018년 말 바닥에 도달한 뒤 지난해 40% 가까이 상승했다”며 “러시아는 상장사 중 50% 이상이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국제 유가와 증시가 연관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연 6.25%로 높아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1분기를 포함해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들어가도 될까

브라질, 러시아 펀드 투자 모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물동량 감소와 경기 둔화에 따른 유가 하락 등으로 두 나라 모두 타격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WTI는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우려로 배럴당 53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장 매니저는 “사태가 장기화하고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신흥국이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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