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책 내놓긴 했는데…카드사, 부실 커질라 전전긍긍

입력 2020-03-08 17:04   수정 2020-03-09 01:19

카드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중소·영세 가맹점주를 지원하는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무이자 할부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하고, 카드대출 이자를 낮춰주거나 조건 없이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식이다. 한편으로는 카드사들의 걱정거리도 늘었다.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이자율을 낮춰주는 지원책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자산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영세 가맹점의 마케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구매 2일 뒤에 주던 결제대금 지급 기일을 하루로 앞당기기로 했다. 피해를 본 상공인에게 연체이자를 면제하고 연체자 등록을 미루거나(우리카드), 확진자에 대한 대출 추심을 중단(롯데카드)하겠다는 곳도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66만 명으로 업계 1위 신한카드 회원 수 2300만 명의 4분의 1가량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자 수는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카드사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단기 대출의 부실률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 대출은 4~7 신용등급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소 1개월 이상 최장 24개월짜리 대출이다. 금리는 최저 연 10%에서 최대 20%가량으로, 은행 대출 등에 비해 4~5배가량 높다. 매월 수입이 안정적인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월별 수입이 일정치 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 A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출자산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취약계층의 금융 수요를 흡수할 정부의 정책금융이 어느 정도로 효과를 발휘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하자 대출 영업을 늘려 실적을 메우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우리·롯데·하나카드의 대출 자산은 2017년 9월 기준 30조7414억원에서 지난해 9월 34조5597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실률도 그만큼 올라갔다. 대출자산의 연체율은 2018년 6월 2.33% 12월 2.44%, 2019년 6월 2.56%로 꾸준히 상승했다. 3개월 이상 원금 또는 이자를 돌려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카드사별로 1년 새 0.02%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책까지 겹치면서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사들은 대출 사용자 60~70%가량이 다른 은행과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라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다중 채무자의 대출 부실은 다른 2금융업권과 시중은행 등으로 전이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나타나는 경제적 부작용은 개별 금융회사가 회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지금은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대책에만 집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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