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높아지면 바이러스성 폐렴 약화된다고?

입력 2020-04-17 10:37   수정 2020-04-21 15: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환자 중 상당수는 폐렴으로 진행된다. 바이러스성 폐렴이다. 일각에서는 기온이 높아지면 바이러스 활동성이 떨어져 코로나19 환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근거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G-ABC센터장이 2007~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등록된 환자 200만 명을 분석한 것이다. 정 센터장은 각종 폐렴과 기상상황 간 관계를 분석했는데 기온이 높아져도 바이러스성 폐렴 같은 질환의 발병률이 낮아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성 폐렴을 비롯해 모든 폐렴 발병률은 평균 기온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감염성 호흡기 질환은 더위와 상관없이 여름에도 사람 사이에 전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 폐렴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점은 일교차가 5~10도 사이일 때다. 습도는 50~70%일 때 폐렴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폐렴 발생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폐렴 발생률이 낮아졌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바이러스나 세균 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외부 활동을 줄이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기온, 즉 적당한 일교차와 습도 그리고 너무 높지 않은 초미세먼지 농도 등이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폐렴과 같은 질환이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무력화될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루엔자 감염증인 독감은 추운 겨울에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홍콩 대만 등 온난한 지역뿐 아니라 브라질 등 열대기후 지역에서도 유행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성 폐렴 위험이 수직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기상변수는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질환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코로나19도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활동이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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