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원격근무 혁신 … "정책·인프라 모두 언택트 기반으로 바꿔야"

입력 2020-04-27 15:35   수정 2020-04-27 22:26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에서 영업을 맡고 있는 김상민 과장은 오전 9시 집 서재에서 노트북을 열며 업무를 시작한다. 로그인은 안면인식 기능을 이용해 노트북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는 것으로 대신한다. 가상사설망(VPN)에 접속하면 업무에 필요한 모든 앱과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다.

첫 일정은 ‘팀즈(Teams)’를 이용한 팀원들과의 회의다. 노트북 등 업무에 필요한 기기를 비롯해 원격근무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는 정기적으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된다. 외근이 있을 때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노트북과 동일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장기화하면서 일터가 변신하고 있다. 한국의 대면 중심 조직문화에 막혀 도입이 더뎠던 재택·원격근무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 같은 비대면 근무 방식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뉴 노멀(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도입으로 현장에서 진통도 적지 않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근무 집중도를 높여 효율성을 유지해야 하고 외부 근무에 따른 보안 위험도 해결해야 한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2009년부터 ‘커넥티드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근무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원격근무를 기본적인 근무형태로 설정한다. 델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비대면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IT를 비롯해 인사, 보안, 사업분야 등 조직 문화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IT 기술로 근무 자동화

델 테크놀로지스는 커넥티드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내부 직원을 ‘고객’으로,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IT기술을 ‘서비스’로 설정했다.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델 테크놀로지스가 세운 첫 번째 전략은 자동화 와 셀프 서비스였다. 우선 원격근무에 필요한 기기를 지급하고 직원들이 보안이 확보된 네트워크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회사 직원 90%가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위험이 확산되던 초기에 발 빠르게 VPN을 확장하고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를 도입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직원 개개인이 원격근무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지 않도록 회사가 생산성과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원격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업무용 메신저는 비대면 근무의 필수품이다. 협업 툴 슬랙, 팀즈, 잔디 등을 이용하는 기업고객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여기에 자회사 VM웨어의 ‘워크스페이스 원(Workspace One)’을 더했다. 가상의 업무공간을 구축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나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업무생산성과 보안, 모두 잡아야”

강력한 보안 시스템은 재택근무를 이어가는 데 필수 요소다. 외부에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해킹, 정보 유출 등의 위험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직원들이 보안 규정을 준수하도록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커피숍 등 외부에서 일할 때 보안 툴이 미치는 영향도 확인한다. 모든 임직원이 업무용 기기와 그 안에 설치된 앱을 제때 업데이트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격근무시에는 반드시 VPN을 사용해야 한다. 번거롭더라도 비밀번호 설정, 관리에 대한 규정도 엄격하게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업무생산성과 보안 중 어느 하나도 희생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회사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근무환경 변화로 인한 임직원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해소도 중요한 관리 요소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정신상담, 운동 지원 등 건강·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본인이나 가족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조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충분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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