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국산약 첫 코로나 해외 임상

입력 2020-05-28 15:48   수정 2020-05-29 02:10


일양약품이 다음달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국산 신약 ‘슈펙트’가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국산약 중에서 코로나19 치료용 임상시험을 해외에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약 첫 코로나 임상 3상

일양약품은 지난 27일 러시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슈펙트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28일 발표했다. 슈펙트는 일양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2년 1월 허가받은 백혈병 치료제다. 국산 18호 신약이다.

러시아 1위 제약사 알팜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있는 11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슈펙트를 투여할 계획이다. 경증·중증 환자 145명에게 투여한 뒤 효과를 확인하게 된다. 임상 비용은 알팜에서 내고 일양약품은 슈펙트를 제공한다. 효과가 확인되면 러시아와 벨라루스 내 판매는 알팜이 맡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양약품이 판매한다.

국산 신약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 임상이 해외에서 이뤄지는 첫 사례다. 국산약을 활용한 코로나19 임상 3상 시험이 이뤄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임상 3상은 의약품 개발 마지막 단계다.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을 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밖에 없었다. 국산약 중에서는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임상 진입 절차는 나라마다 다르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유럽 등은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기 때문에 곧바로 임상 3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러시아 당국은 슈펙트의 시판 현황, 바이러스 사멸 데이터 등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임상 3상 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 이미 시험관 효과 확인

일양약품이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다시 개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올해 초다. 이후 3월 13일 시험관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고려대 의대가 한 실험에서 시험관 속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슈펙트를 주입했을 때 48시간 안에 70% 정도 감소했다.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독감치료제 아비간보다도 더 좋은 효능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을 받기 위해 두 차례 식약처의 문을 두드렸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치료 대상 환자가 중증 환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정식 임상시험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이조차 여의치 않았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4년부터 슈펙트의 러시아 판권을 갖고 있던 알팜에서 큰 관심을 보이면서 첫 임상 국가는 러시아가 됐다. 치료 효과를 확인한 지 75일 만이다.

다음달부터 임상 진입

국내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명에 못 미치지만 러시아는 8000~1만 명 정도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 모집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일양약품은 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러시아 벨라루스 외에 다른 나라로 임상 범위를 확대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은 다음달 시작한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진행할 임상에 대비해 샘플용 의약품 제조는 끝났다”며 “다음달 초 알팜에 보내면 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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