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공연 기회 잃은 예술가에게 '온라인 무대' 계속 지원"

입력 2020-06-01 17:15   수정 2020-06-02 00:38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3월부터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인 ‘힘콘(힘내라 콘서트)’을 네이버TV를 통해 열고 있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16편 중 4편만이 서울시무용단 등 산하 예술단체의 작품이다. 12편은 외부 단체의 공연이다. ‘힘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연이 취소된 민간단체나 예술가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팀별로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면서 공연장 대관과 제작, 중계 지원을 도왔다. 반응은 뜨거웠다. 뮤지컬과 연극, 클래식, 대중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중계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달 31일까지 누적 조회 수는 30만 건을 넘었다. 1일 만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해외에서 공연 요청을 받을 만큼 뛰어나지만 갑작스런 위기로 올리지 못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신속히 선정해 지원했다”며 “관객 반응도 좋았지만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지원 이상의 의미를 남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 사장은 “공연산업 전체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관객들이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면 그 결핍으로 부작용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피해를 막기 위해선 코로나19로 멈춘 공연산업을 다시 순환시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세종문화회관이 사명감을 갖고 그 피가 완전히 멈추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도 코로나19로 인해 4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했다. 2020 시즌 개막작으로 올리려던 서울시무용단의 ‘놋-N.O.T’을 비롯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9개 산하단체가 함께하는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등이 줄지어 취소됐다. “이미 제작비를 써서 공연을 준비한 상태에서 취소돼 타격이 더 컸죠. 관객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공연들이 무산돼 더욱 아쉽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세종문화회관은 공연계 전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4일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토크 콘서트 ‘올림#콘서트’를 ‘힘콘’의 일환으로 온라인 중계한다. ‘힘콘’ 시리즈 2·3탄도 잇달아 열 계획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진과 소방수들을 위한 방문 공연도 추진한다. “예술단을 선발해서 의료진과 소방수들을 찾아가 공연할 생각입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던 ‘힘콘’을 또 다른 형식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세종문화회관 자체의 내실을 다지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공연장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그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면 다양한 온라인 공연 플랫폼이 생겨날 겁니다. 그런데 그건 정보기술(IT)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해나갈 겁니다. 공연장도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오프라인 공연장으로 관객이 다시 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관람 문화를 꾸준히 바꿔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인디학개론’ 공연에선 국내 공연장 중 처음으로 맥주 반입을 허용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게임 콘서트’에선 게임 캐릭터의 복장과 분장 등을 하는 코스프레,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한다. “공연장에서 금기시됐던 것을 하나씩 바꿔 나가며 관객들에게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려면 작은 변화가 계속 이뤄져야 합니다.”

기업 후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무용단을 시작으로 9개 산하단체별로 후원회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후원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요. 각 기업이 원하는 장르와 공연에 맞춰 맞춤형으로 후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차별화된 전략을 계속 고민하다 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고,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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