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내 밀어붙인 거대 여당…'브레이크 없는 독주' 서막인가

입력 2020-06-16 00:08   수정 2020-06-16 00:10

176석 거대 여당이 끝내 완력으로 밀어붙였다.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6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것이다. 여야 간 첨예하게 맞선 법제사법위원장에 4선 윤호중 의원을 비롯해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등 6개 상임위원장에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이들 6곳은 민주당이 원(院) 구성 협상에서 여야 간 상임위를 11 대 7로 배분할 경우 자당 몫으로 정한 곳이다.

이에 통합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21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이 불가피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헌정사에 오점을 남길 폭거”라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통합당 의총에서는 “차라리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줘버리자”는 강경 발언도 이어졌다. 국민이 기대하는 협치는커녕 갈등과 대립만 고조되게 생겼다.

관행적으로 야당에 배정됐던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가져간 것은 2004년 17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상·하원이 따로 없는 우리 국회는 법사위를 야당에 넘겨 여당을 견제하는 기능을 인정해왔다. 민주당도 83석 소수 야당 시절 법사위를 일종의 ‘게이트키퍼’로 활용했다. 그런 민주당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으로 법사위원장까지 차지했으니 ‘브레이크 없는 독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약 190석의 범여권은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국회를 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론에 반대한 소신 의견을 징계하며 일사불란함까지 갖췄다.

4·15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여당에 압도적 과반 의석을 준 것은 경제위기 극복에 책임감 있게 앞장서길 기대한 것이다. 코로나 충격이 장기화하는 마당에 지금 절실한 것은 그냥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제대로 일 잘하는 국회’다. 하지만 국회가 열리자마자 거대 여당은 시장과 기업을 옥죄는 온갖 규제법안부터 쏟아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4년을 끌어간다면 어떤 미래가 닥칠지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모든 책임은 여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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