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때 성장株 쏠림 더 커져…나스닥이 주가흐름 방향타"

입력 2020-07-14 17:25   수정 2020-07-15 01:09


희소성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됐다. 많이 올라 비싸진 종목이 더 오르는 이유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과거와 같은 기업들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와중에 빠르게 성장하는, 많지 않은 기업에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2020 한경 온라인 재테크 WEEK’ 행사에서 “경기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기업은 희소성을 띠게 된다”며 “최근 비대면, 바이오 등 비싼 주식이 더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희소성 높아진 성장주
최근 세계적인 주식시장 강세에 대해 김 센터장은 유동성이 실물경제와 주가의 괴리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미국 중앙은행이 푼 돈은 1조2372억달러, 올해 코로나19 발병 직후 푼 돈은 2조9274억달러였다”며 “돈만 푸는 게 아니라 회사채 매입을 통해 기업을 사실상 직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올려 미국 나스닥과 한국 코스닥, 중국, 대만 증시는 코로나19 발병 직전보다 주가가 높아졌다.

반면 실물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은 미국이 2022년에야 지난해 수준의 국내총생산(GDP)을 회복하고, 유럽연합(EU)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실물 부문의 부진을 감안했을때 저금리 저성장 기조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김 센터장은 분석했다. 이는 성장주로의 쏠림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소다. 그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개별 산업과 기업도 성장하기 힘들다”며 “저성장 시대에 높은 성장성을 지닌 기업은 희소성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과거도 이런 분석의 타당성에 힘을 실어준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진 1999년, IT(정보기술)버블이 터진 2000년대 초반, 장기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201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성장주가 가치주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김 센터장은 “지금 성장주는 상승 여력과 20~30% 조정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주의 방향타 된 나스닥
성장주는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까. 김 센터장은 “나스닥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가 세계 성장주의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의 주가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불신 때문에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들이 새로운 고객군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통산업의 고객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가 유통업과 금융업 영역을 잠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는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영국이 구글세를 도입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등 규제가 이들의 성장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 주가 전망은 하지 않았다.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지수는 인터넷과 바이오만 보면 지수가 3000~4000은 돼야 하고, 경기민감주만 보면 1500 밑으로 봐야 할 정도로 신경제와 구경제가 강하게 상충되는 구조”라며 “박스권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숲(지수)보다 나무(종목)를 잘 고르는 게 투자자에게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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