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이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20-07-16 17:55   수정 2020-07-17 02:50

한국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듯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다. 2003년에는 ‘서울공원’도 생겼다. 2017년까지 한국은 이란의 4대 교역국이었고, 이란은 한국의 4대 원유 공급국이었다. 두바이를 거치는 한국의 수출 물량 중 40% 이상이 이란을 향하고, 해외 건설 수주 중 4분의 1 이상이 이란에서 이뤄졌다.

중동연구가인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교수는 《이란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에서 이처럼 한국과 밀접한 이란의 문화와 역사, 사회상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먼저 이란이 수구적이고 배타적일 것이라는 선입견부터 지적한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의 갈등 탓에 폐쇄적인 국가란 낙인이 찍혔다”며 “정작 현지에서는 아이폰을 쓰는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란에 대해 이 같은 편견이 생기게 된 계기는 1979년 일어난 이슬람 혁명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 친미(親美) 국가였던 이란은 이슬람 혁명과 함께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인질극이 발생하며 미국과의 사이가 멀어졌다. 저자는 “1980년을 기점으로 이란은 서구사회와 단절됐다”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구 언론은 지금까지 이란을 호전적이고 위험한 나라로 비췄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미국이 줄곧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으로 비난하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말한다. 이슬람국가(IS), 탈레반 등 원리주의자 집단은 이슬람 수니파로 구성됐고,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이들의 경쟁자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란은 오히려 미국과 협력해 IS를 중동지역에서 몰아냈다”며 “2001년 9·11테러 이후 근거 없이 중동국가를 혐오하는 이란 포비아(공포증)가 퍼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국도 줄곧 서방 국가의 시각으로 이란을 바라봐왔다고 지적한다. 이란 정권이 붕괴하거나 전쟁 위험이 일어난다는 것을 부각시켜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슬람 문화는 분명 한국과 다르지만 다르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며 “공생을 위해선 폭넓은 시각으로 이란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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