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감염고리' 사흘간 확진자 548명 폭증…2차 대유행 우려 커져

입력 2020-08-16 11:50   수정 2020-08-16 11:52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사흘간 500명대로 폭증하면서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14∼15일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16일에는 200명 후반대로 치솟았다.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 등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복절 집회까지 개최되면서 이번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코로나19 유행의 기폭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경기 중심…신규확진자 103명→166명→279명 '폭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79명이다.
14일(103명), 15일(166명)에 이어 또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흘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만 548명에 달한다.

신규 확진자 200명대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2월 29일 909명)을 찍은 직후 여전히 확산세가 거세던 3월 초 수준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279명 가운데 해외유입 12명을 제외한 267명이 지역발생이라는 점이다.
이중 서울에서 141명, 경기에서 96명이 나와 두 지역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2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서울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2주간 타 시·도 이동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상황의 심각성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넓게 번지는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의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부터 일별로 32명→41명→69명→139명→237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염 시설이나 장소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교회를 포함해 대형 상가, 식당, 사무실, 학교, 마을행사 등 곳곳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 5∼6월 이태원 클럽이나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을 당시엔 감염 시설이나 활동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 접촉자 추적 등 역학조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전파력 높아져 '비상'…상황 악화 우려 커져
수도권 코로나19 전파력도 계속 높아져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1.5 내외, 비수도권은 1 미만인 것으로 각각 추산된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숫자가 1 미만이면 방역의 효과로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게 되지만, 1 이상이면 방역에 구멍이 뚫린 상태여서 계속 늘어나게 된다.

재생산지수 1.5는 환자 1명이 1.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지수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수도권은 자칫 대규모 집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환자 1명을 조사해 보면 이미 10명, 20명에게 이미 노출돼 감염까지 된 사례가 많았다"면서 "지금의 유행 확산세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대본은 무증상 혹은 경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감염경로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는 최근 14%까지 치솟은 상태다.

여름 방학과 휴가, 광복절 연휴가 맞물린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앞서 '재유행'을 겪은 몇몇 국가들처럼 우리나라도 또다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지역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를 언급하면서 "지금, 이 순간 수도권의 누구라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휴 3일은 향후 국내 코로나19 발생의 운명을 가를 시금석"이라며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줄이고 외출·모임을 자제하는 한편,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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