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19 합의' 2년…北 비핵화 길 잃고, 군 기강은 흔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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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8 17:25   수정 2020-09-19 00:03

[사설] '9·19 합의' 2년…北 비핵화 길 잃고, 군 기강은 흔들리고

오늘은 남북한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남북공동선언을 하고, 부속 문서인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한 9·19 군사합의 2주년이 되는 날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적대적 행위를 하지 말자는 취지의 군사합의는 돌이켜 보면 그 의미와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2년이 흘렀지만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남북 간 긴장 완화에 어떤 진전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북 북핵 협상은 중단됐고, 남북 관계도 경색이 지속되고 있다. 9·19 군사합의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이 군사합의를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지 점검해보자. 우리 측은 합의를 지나칠 정도로 충실히 실천했다. 남북 간 완충지대 확장에 따라 우리 군은 전방지역의 감시·정찰과 해·공군의 작전 활동을 줄였다. 해병은 서해 5도에서 K-9 자주포 사격 훈련을 중단했고, 국방부는 심리전 확성기 방송 시설도 철거했다. 반면 북한은 기만과 무성의로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우리 측의 공동경비구역(JSA) 초소 교차 운용, 감시초소(GP) 본격 철수 등의 요구에 북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신형 전술유도탄 등을 발사했다. 명백한 적대행위이고 군사합의 위반이다.

이런 비대칭적 합의 이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기강만 흔들렸다는 지적도 많다. 한·미 연합훈련 등의 축소로 대북 전력은 점차 약화되고, 전방부대에선 무인정찰기를 띄우지 못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장병들은 북한 군을 적이 아닌 위협 정도로 여기며 군부대 내에서 각종 기강 해이 사건도 빈발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김정은이 “한국군은 상대가 안 된다”고 조롱하겠는가. 이런 와중에 국방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의혹을 방어하기 위해 “카톡으로도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는 식의 군기문란 행위를 조장해 국민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합의라는 것은 쌍방이 모두 잘 지켜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껍데기만 남은 합의서를 혼자 지키겠다고 군의 훈련 축소, 기강 해이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가 강조하는 평화는 강한 군대와 철통 방어태세를 갖췄을 때라야 비로소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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